[마이데일리 = 양재동 심혜진 기자] ‘배구여제’ 김연경(36)이 현역 연장 결단을 내렸다. 가장 관심을 모았던 그의 거취가 정해진 만큼 FA 시장도 활발히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 김연경이 원하는 이적생의 조건을 밝혔다.
김연경은 8일 더케이 호텔 서울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시상식에서 정규리그 MVP와 베스트 7을 수상했다.
김연경은 이번 시즌 36경기 140세트, 단 한 세트도 쉬지 않으면서 775점을 기록했다. 공격 2위(44.98%), 득점 6위, 서브 6위, 오픈공격 5위 등 좋은 성적을 썼다. 공격뿐만이 아니다. 리시브 5위(42.46%), 디그 7위(세트당 3.829개), 수비 8위(세트당 5.557개) 등 수비에서도 좋은 기록을 남겼다.
김연경 덕분에 흥국생명은 시즌 끝까지 선두 싸움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챔피언의 꿈을 이루지는 못했다. 2년 연속 챔피언결정전에서 준우승에 머물렀다.
김연경은 총 31표 중 20표를 받아 5표를 득표한 양효진을 꺾고 개인 통산 6번째 MVP를 수상했다. 남녀부 최다 수상 기록은 당연했다.
더불어 아웃사이드히터 부문에서도 이름을 올리며 2년 연속 베스트7에 올랐다.
시상식에서 김연경은 현역 연장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그는 “사실 시즌 중반부터 어느 정도 결정을 하고 시즌을 치렀다. 시즌 결과가 좋지 않았지만 그것과 관계 없이 구단 관계자들, 감독님, 가족, 지인들과 이야기를 하면서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지 이야기를 나눴다”면서 “많은 팬들의 응원도 있고 작년에 비해 개인 성적도 좋아서 조금 더 현역 연장을 결정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김연경의 거취는 배구계에서 가장 관심을 모은 부분이었다. 김연경과 1년 더 하고 싶은 흥국생명도 있을 것이고, 김연경을 더 보고 싶은 팬들도 있을 것이며, 다른 구단들의 전략 수정도 필요할 것이기 때문이다.
김연경이 거취를 정해야 FA 선수들의 이동도 시작될 전망이다. 만약 김연경이 은퇴를 택한다면 흥국생명은 그의 공격을 메울 아웃사이드 히터 영입에 총력을 다해야 한다. 그렇게 되면 다른 구단들도 FA 영입 방향성이 달라질 수 있다.
고심 긑에 김연경은 은퇴를 미뤘다. 일단은 1년 더 하기로 했다.
흥국생명으로서는 김연경의 뒤를 받쳐줄 공격수 또는 약점으로 지적됐던 세터 보강이 필요하다.
김연경은 “FA 계약을 조율할 당시 (아본단자) 감독님께서 조금 편한 상황에서 하게 해주겠다고 하셨지만 올해가 가장 힘들었다”고 토로한 뒤 “그 말을 믿은 내가 순진했던 것 같다”고 솔직하게 이야기했다.
36세, 결코 적지 않은 나이임에도 김연경은 모든 세트를 소화했다. 이제는 체력적으로 힘에 부칠 나이다. 그래서 다음 시즌에는 조금 더 편하게 배구를 하고 싶을 터.
하지만 김연경은 “이제 배구를 편하게 할 수 있다는 말은 믿지 않는다. 내가 솔선수범해서 우승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래도 전력 보강에 대한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김연경은 “나름 구단에서 열심히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분명 선수 보강을 할 거라 생각한다”면서 “우리 팀에 오려고 한다면, 배구에 열정이 있고 팀에 에너지를 줄 수 있는 선수가 온다면 큰 힘이 될 것 같다”고 조건을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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