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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실적 시즌이 본격적으로 개막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실적 개선주로 급격하게 옮겨가고 있다. 호실적이 예상되는 반도체·자동차 대장주는 최근 외국인투자가들의 자금을 빨아들이며 상승세를 탔고 매출 악화가 입증되고 있는 2차전지 관련주는 하향 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삼성전자(005930)는 장중 한때 8만 6000원까지 치솟으며 2거래일 만에 52주 신고가를 새로 썼다. 삼성전자는 이날 장 막판 차익 실현 매물 출회로 전날과 같은 8만 4500원에 장을 마쳤지만 지난달 말과 비교하면 여전히 2.54% 높은 수준의 주가를 유지했다. 같은 반도체 상장사인 SK하이닉스(000660)도 이날 장중 18만 3900원까지 올랐다. 현대차(005380)는 전일 대비 3.10% 오른 23만 2500원에 거래를 마쳤고 기아(000270)도 3.33% 상승한 10만 8500원을 기록했다.
반면 상당수 2차전지 관련주는 약세를 보였다. 이날 LG에너지솔루션(373220)이 0.80% 하락한 것을 비롯해 삼성SDI(006400)와 LG화학(051910)도 0.12%, 1.50% 내렸다.
삼성전자와 현대차의 주가를 끌어올린 것은 외국인투자가였다. 외국인은 이날 하루에만 삼성전자와 현대차를 각각 1995억 원, 760억 원어치 사들이며 주가를 끌어올렸다. 삼성전자와 현대차는 외국인이 이날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 1·2위에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외국인이 실적 개선주를 집중적으로 사들인 것은 이날이 처음이 아니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 이날까지 삼성전자를 1조 9527억 원어치나 사들였고 현대차와 기아도 각각 1077억 원, 247억 원 순매수했다. 이에 반해 외국인과 기관은 이달 들어 LG에너지솔루션을 각각 797억 원, 977억 원어치 내다 팔았다.
이처럼 업종별로 주가가 엇갈린 흐름을 보이는 것은 최근 시장에 1분기 실적을 바탕으로 투자 판단을 내리는 투자자들이 확산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의 경우 이미 이달 5일 반도체 업황 개선에 힘입어 시장 전망치를 20% 이상 웃도는 잠정 영업이익을 발표한 바 있다. SK하이닉스도 2022년 3분기 이후 6개 분기 만에 조 단위 영업이익을 회복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상장사다. 금융 정보 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들이 평균적으로 추산한 SK하이닉스의 연결 기준 1분기 영업이익은 1조 7076억 원이다.
증권사들은 현대차와 기아도 1분기에 각각 3조 5859억 원, 2조 7524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뒀을 것으로 추정했다. 분기 최대 실적을 쓴 지난해 1분기보다는 감소한 수치지만 선방한 성적표라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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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업종과 달리 2차전지는 실적 악화 우려를 크게 받는 산업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5일 LG에너지솔루션이 1년 전보다 75.2% 급감한 잠정 영업이익을 공시하며 관련주 전체가 더욱 침체에 빠진 분위기다. 올 들어 전기차 수요가 둔화하며 직격탄을 맞은 탓이다. LG에너지솔루션의 1분기 영업이익은 1573억 원이지만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의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에 따른 공제액(1889억 원)을 제외하면 실제로는 316억 원에 달하는 영업손실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증권사들은 포스코홀딩스와 삼성SDI의 영업이익도 전년 대비 각각 5%, 34% 이상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투자 전문가들은 앞으로 주요 상장사의 실적 발표가 이어지는 만큼 당분간 실적 개선주에 주요 투자자의 매수세가 쏠릴 것으로 내다봤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식시장의 관심사가 물가와 밸류업 프로그램에서 실적으로 옮겨가고 있다”며 “반도체 업황의 반등을 시작으로 1분기 실적 시즌에 관한 긍정적 기대감이 커지고 있어 주식시장의 상승 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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