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 PD가 자막을 썼다고 ‘작가’ 명단에 이름을 올릴 수 있는 걸까?
방송만 했다 하면 사람들 사이에서 화젯거리가 되는 연애 프로그램 ‘나는 솔로’ 연출을 맡은 남규홍 PD가 갑자기 프로그램 작가 명단에 자신과 자신의 딸 이름을 올렸다.
남규홍 PD는 지난 2월 21일 방송분부터 자신과 자신의 딸인 남인후 씨, 또 다른 연출진인 나상원, 백정훈PD 등을 작가로 표기하기 시작했다. 이에 작가들 사이에서는 남PD가 작가들에게 지급되는 재방송료를 노린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특히나 이 재방송료는 한국방송작가협회 정회원일 경우에만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정회원이 아닌 그가 추후 정식 협회 회원이 되려고 미리 손을 쓴 것이 아니냐”는 말이 나오고 있는데.
이에 한국방송작가협회 관계자는 스포츠서울에 “PD가 직접 대본을 쓰는 등 작가 역할을 수행하고 이를 작가들과 합의 했다면 작가 명단에 이름을 올리는 게 불가능한 건 아니다. 다만 유례는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합의도 없고, 작가 역할을 하다면 이는 작가들의 인격권 침해에 해당한다”라고 덧붙였다.
이러한 논란에 남규홍 PD가 직접 입을 뗐다.
스포츠서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남PD는 불편한 기색을 표하며 “메인 PD들이 ‘나는 솔로’를 다 기획하고 구상한다. 이게 뭐 잘못됐나”며 따졌다. 이어 그는 “작가영역과 PD 영역을 정확하게 구분해서 (명단에) 넣어기로 한 것이다. 스튜디오 대본은 작가들이 쓰지만, ‘작가 파트와 자막까지 쓰는 사람을 정확하게 표시하자’고 해서 명단에 이름을 올리기 시작했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남PD는 작가 명단에 올라간 딸 남인후 씨에 대해서도 그가 PD로 재직 중인지, 작가로 재직 중인지 명확하게 밝히지 않고 “여기서 쟤가 자막을 다 쓴다. 뭐가 잘못됐나”라고 답했다.
이러한 남PD의 아리송한 행동에 한 30년 경력의 예능 작가는 “드라마처럼 극대본이 아닌 이상 예능 프로그램과 시사교양 프로그램은 연출과 작가의 업무가 혼재되기 마련이다. 메인 작가들은 기획 회의, 현장 촬영, 후반 편집까지 모두 참여한다”고 매체에 전했다. 또한 “김태호 PD가 ‘무한도전’ 자막 썼다고 작가라고 하지 않는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한편, ‘나는 솔로’는 결혼을 간절히 원하는 솔로 남녀들이 모여 사랑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내용을 담은 데이팅 프로그램이다.
배민지 에디터 / minji.bae@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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