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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낮 기온이 최고 24도까지 오른 7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공원엔 전날까지 사전투표를 마치고 나온 시민들이 휴일을 즐겼다. 어머니와 아버지를 모시고 나들이 나온 김모씨(36)는 벚꽃 풍경 속 부모님 모습을 휴대전화로 열심히 담았다. 김씨는 “주말에 부모님 모시고 벚꽃 나들이하려고 사전투표를 일찍 했다”며 “지역을 위해 진심으로 일할 것 같은 사람에게 투표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이어 “마음에 꼭 드는 후보가 있는 건 아니었지만, 더 진심이 느껴지는 후보에게 투표했다”고 말하며 미소지었다.
이날 여의도 한강공원에도 도시락을 가져온 시민들이 그늘에 자리잡고 간식을 나눠 먹으며 풍경을 즐겼다. 아이들은 비누방울 놀이에 여념이 없었고, 부모님들은 아이들이 행여 넘어질세라 엉거주춤한 자세로 아이 뒤편에서 버팀목이 되어 주었다. 시민들은 벚꽃잎 흩날리는 나무 아래서 휴대전화를 보며 누워 쉬기도 했다.
역대 최다 사전투표율을 기록할 만큼 시민들은 이번 선거에 대해 관심이 높았다. 나들이에 나선 시민들은 이번 선거와 관련해 ‘정부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의견과 ‘정부 견제론’이 팽팽하게 맞서는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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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남성 이모씨는 “지금 (국민의힘이) 의료 개혁을 한다고 하는 바람에 나라가 우스운 꼴만 됐고, 국민들만 더 힘들어 지는고 있는 것 같다”며 “현 정부가 너무 못해 민주당을 찍었다”고 말했다.
반대로 50대 남성 조모씨는 “나라가 어려우니 현 정권에 힘을 모아줘야 된다고 생각한다”며 “여당에 힘을 실어줘야 지역에 이로울게 많을 것 같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인근 여의도 한 백화점에도 커플이나 가족 단위의 시민들로 북적였다. 유모차에 아이를 태우고 아내와 함께 온 40대 한모씨는 “집에 우편으로 온 선거 홍보물의 공약을 꼼꼼히 다 읽어보고 후보를 선택했다”며 “국회의원들이 책임 의식을 가지기 바라며 투표했다. 이번 투표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가족과 지인들한테 투표하라고 독려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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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이 만발한 여의도 윤중로 일대도 봄의 정취를 만끽하려는 나들이객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봄 색깔과 어울리는 옷차림으로 유모차에 아이를 태우고 온 젊은 부부, 반려견을 데리고 온 가족, 벚꽃 데이트를 즐기기 위해 손잡고 온 연인들이 눈에 띄었다.
영등포구에 거주하는 김모씨(92) “범죄자가 공직에 들어서는 것만은 안 된다”며 “이재명만 아니면 (이번 총선에서) 어떤 당이 이겨도 상관없다”고 말했다.
경기도 부천에 거주하는 장모씨(23)는 “청년을 위한 정책을 펴는 후보를 뽑고 싶었는데, 각 당의 청년 관련 공약 중 어느 것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10일 청년들을 위한 당에 한 표를 행사하고 싶은데 청년들은 (정치권 관심의) 사각지대인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한편 4·10 총선의 사전투표율은 지난 6일 오후 6시 기준 31.28%로 잠정 집계됐다. 지난 5~6일 이틀간 전국 3565개 투표소에서 진행된 사전투표에는 전체 유권자 4428만11명 가운데 1384만9043명이 참여했다. 이는 사전투표가 적용된 역대 총선 중 최다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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