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과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의 첫 대화가 5일 신문 1면에 올랐다. 전공의들이 의대 정원 증원에 반발해 병원을 이탈한 뒤 45일 만에 만남이 이뤄졌지만 성과는 없었다.
신문들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은 4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박단 대전협 비대위원장을 2시간20분 면담했다. 대통령실은 면담 뒤 “향후 의사 증원을 포함한 의료개혁에 관해 의료계와 논의 시 전공의들의 입장을 존중하기로 했다”고 밝혔지만 박단 위원장은 “대한민국 의료의 미래는 없다”고 페이스북에 적었다.
동아일보는 “첫 만남의 후폭풍이 거센 만큼 향후 대화가 진전될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고 했다. 한겨레는 “만남 뒤 상반된 반응도 서로 간 입장 차이가 매우 컸음을 시사한다”고 했다. 경향신문은 “의료계가 ‘통일된 안’을 도출하기 어려운 데다, 내년도 의대 입학정원 대학별 배분이 마무리된 점 등을 고려하면 실제 ‘유연한 결과치’가 나오기는 어려울 거란 분석도 있다”고 풀이했다.
조선일보는 의대 교수들이 ‘만남 자체가 의미 있다’고 반겼다고 했다. 세계일보는 “그간 윤석열 대통령은 ‘2000명’ 증원을 고수했고 전공의 측은 ‘백지화’를 요구해왔는데, 이번 만남에서도 긴 평행선을 확인하는 데 그친 것으로 관측된다”고 했다. 신문들은 대통령실이 “의대 정원 증원 규모 600명 조율 가능성 시사했다는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공지했다는 내용도 전했다.
신문들이 보도한 내용은 크게 다르지 않았지만 제목에서 강조점이 갈렸다. 국민일보와 서울신문, 조선일보, 한국일보는 “전공의 입장 존중”이라는 대통령실 입장을 1면에 올렸다. 경향신문과 한겨레, 중앙일보는 평행선과 간극이 좁혀지지 않았다고 제목에 밝혔다. 동아일보는 윤 대통령과 전공의 대표의 입장을 각각 따옴표로 전했다.
MBC 날씨방송 중징계에 “칼춤” “코미디”
일부 신문은 선거방송심의위원회(선방위)가 4일 MBC가 날씨예보 방송에 관계자 징계를 내린 데에 주목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 보도에 대해 지난달 공직선거법 위반이 아니라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지만 선방위는 중징계를 결정했다.
한국일보는
경향신문과 한겨레, 한국일보는 4일 이전까지 선방위가 내린 법정제재 건수가 직전 21대 총선 선방위 법정제재보다 7배 많다고 밝힌 이날 민언련 선거방송심의 분석결과를 밝혔다. 한국일보는 심의에 출석한 박범수 MBC뉴스룸 취재센터장이 “날씨 보도 대본을 프리랜서인 기상캐스터가 쓰는데, 취약한 고용 상황을 무릅쓰고 고의로 그랬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며 “언론 탄압”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류희림 방심위원장이 박사학위 논문 지도교수인 백선기 성균관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명예교수를 선방위원장에 임명했고, 여권 추천 방심위원들이 선방위원 추천 단체를 일방적으로 보수단체로 바꾸면서 구성 초기부터 편향성 논란이 일었다고도 했다. 이 건은 국민의힘이 민원을 제기해 선방위가 신속심의 안건으로 채택했고, 위원 9명 중 5명이 ‘관계자 징계’ 의견을 냈다.
한겨레는 사설에서 “참으로 코미디 같은 일이 아닐 수 없다”며 “선방위의 이번 결정은 한국 방송심의 역사에 길이 남을 과잉·표적 심의, 정치 심의의 전형이라 할 만하다”고 했다. 한겨레는 “선방위는 언론 자유를 질식시키는 검열기구로 전락했다. 김건희 여사의 주가 조작 의혹 등 선거와 무관한 사안에 대해서도 법정제재를 쏟아내는 등 폭주를 이어가고 있다”며 “선거가 끝난 뒤에라도 선방위의 무도한 행태에 대해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했다.
홍원식 동덕여대 교수는 한겨레 ‘세상읽기’ 칼럼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취임연설에서 자유를 35번이나 언급했다”며 “특정 방송사의 전용기 탑승 배제, ‘바이든-날리면’ 소송, 예고 없이 하루아침에 쫓겨난 방송진행자, 언론사 압수수색 그리고 17건의 선거방송 법정제재에서 그가 외쳤던 자유는 눈을 씻고 봐도 찾을 수 없다”고 했다.
뉴스데스크는 지난 2월 일기예보에서 미세먼지 농도 소식을 전하며 파란색 숫자 1을 화면에 띄웠다. 서울지역 초미세먼지 농도가 1㎍/㎥까지 떨어졌다고 밝혔다. MBC는 환경부에서 미세먼지 농도가 낮을 땐 파란색을, 높을 땐 빨간색을 사용하는 것을 반영했다고 밝혔으나, 선방위는 선거기호가 ‘파란색 1’인 더불어민주당에 유리한 보도를 하려는 의도라고 했다.
‘변희수 하사 사망 3년 만에 순직 인정’ 보도한 신문은
국방부가 4일 변희수 하사의 순직을 인정했다. 육군 전차 조종수로 복무 중 성전환 수술을 한 뒤 신체 훼손을 이유로 강제 전역당한 변 하사가 숨진 2021년 3월 이후 3년1개월 만이다.
신문들에 따르면 중앙전공사상심사위원회는 지난달 29일 변 하사가 사망에 이른 주된 원인이 강제전역 처분으로 인한 우울증 발병이라고 판단했고 국방부는 이를 수용했다. 이에 따라 변 하사는 국립묘지에 안장될 수 있고 유가족이 보상을 받을 수 있다. 경향신문과 서울신문, 한겨레, 한국일보가 이 소식을 신문에 다뤘다. 한겨레는 1면에 기사를 배치했다.
앞서 육군이 2022년 12월 그의 죽음이 공무와 인과관계가 없다며 ‘일반사망’ 결정했으나 국가인권위원회가 재심사를 권고했다. 변 전 하사는 생전 육군을 상대로 강제전역을 취소해달라는 행정소송을 냈지만 첫 변론을 앞둔 2021년 3월3일 숨진 채 발견됐다. 대전지법은 같은 해 10월 ‘여성 기준으로 심신장애 여부를 판단해야 했다’며 원고 승소 판결했고, 육군이 항소하지 않아 확정됐다.
한국일보 “생성형 AI 활동준칙 제정 알립니다”
한국일보는 2면에서 생성형 인공지능(AI)을 책임있게 사용하기 위한 준칙을 국내 언론사 중 처음으로 제정했다고 공지했다.
한국일보는 “준칙은 취재(사실 확인)를 제외한 뉴스 제작 전반에 생성형 AI를 활용할 수 있도록 열어두었지만 인간의 관여와 감독 없이는 AI로 생성한 뉴스를 보도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삼았다”고 했다. 사실 확인은 반드시 기자가 하도록 하고, 창의적 글쓰기나 현장 기록은 생성형 AI로 대체하지 않도록 했다.
한국일보는 언론이 생성형 AI를 활용할 경우 “편향과 차별, 저작권과 개인정보 침해의 가능성이 크다”며 “다양성과 포용성, 개인정보 보호와 기밀 유지, 신뢰성 제고 책임 원칙”을 강조했다. 한국일보 ‘뉴스스탠다드실’은 지난해 말부터 뉴스룸과 노조 등이 구성한 TF팀 의견을 수렴하고 자문을 거쳐 준칙을 완성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오픈AI사의 챗GPT를 기반으로 개발한 한국일보 인공지능 ‘하이(H.AI)’ 서비스를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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