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6 세월호 참사 10주기 당일 전라남도 영광군에서 녹화 예정이었던 KBS ‘전국노래자랑’이 군민 등 반대에 연기됐다.
영광군은 4일 “이번 ‘KBS 전국노래자랑’ 전남 영광군편은 ‘2024년 영광방문의 해’를 전국에 알리고 ‘제63회 전남체전 및 제32회 전남장애인체전’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마련되었으나 녹화 방송 예정일(4월16일) ‘세월호 참사 10주기’를 맞아 희생자와 유가족들을 위로하고 추모하기 위해 부득이하게 일정을 변경하게 되었다”고 공지했다. 해당 일정은 오는 6월로 연기됐다.
영광군 관계자는 보도자료를 통해 “기존 일정에 따라 관심 가져주시고 노래자랑 예비심사에 참가 신청하여 주신 군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라며 “잠시 미뤄진 만큼 더욱 내실 있게 준비하여 많은 군민이 끼와 재능을 펼칠 수 있는 행사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밝혔다.
최근 영광군청은 세월호 10주기 당일 ‘전국노래자랑’ 녹화는 부적절하다는 항의를 받아왔다. 영광군청 홈페이지엔 지난 1일부터 사흘간 10건가량 항의성 게시글이 이어졌다.
지난 1일 김아무개씨는 “매년 4월16일은 세월호 참사 및 국가가 정한 국민안전의 날이다. 꼭 4월16일 전국노래자랑 녹화를 해야만 하느냐”며 “최소한 4월16일이라도 국민(군민)들이 애도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시 한 번 고려해주실 것을 요청드린다”고 했다.
연아무개씨도 같은날 “세월호참사는 피해자와 가족들만의 아픔이 아니라 세월호참사를 목격한 국민들의 아픔이다. 개인이라면 몰라도 국가는 사회적참사와 피해자들에 대한 애도와 존중의 감성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일정 변경을 요청했다.
2일엔 김아무개씨가 “하필 그날 KBS 전국노래자랑을 영광군에서 녹화를 허락한 게 맞느냐”며 “KBS는 그날 세월호 다큐 방영은 거부하고 전국노래자랑 녹화방송이라니 도대체 공영방송이라고 할 수 있나”라고 지적했다.
자신이 대구광역시에 거주하는 29살 청년이라고 밝힌 양아무개씨도 3일 “제 나이가 29살이지만 다리가 불편해서 계단을 오르내리기 불편해서 초등학교를 1년 늦게 입학해 피해학생들과 같은 학년이었다”며 “KBS 공영방송이고 재난방송 주관하는 곳 아닌가. KBS도 그렇고 그걸 허락해주신 영광군청 관계자 공무원분도 참 그렇다”면서 KBS와 영광군 양측을 비판했다.
KBS는 세월호 10주기를 앞두고 제작해온 ‘다큐인사이트’ <바람이 되어 살아낼게(가제)>의 4월18일 방영을 ‘4·10 총선에 미칠 영향’ 등을 이유로 무산시켜 세월호 유가족과 언론계, 시민단체 등 비판을 받아왔다. 이를 안건으로 다루기로 했던 TV편성위원회, 노사 공정방송위원회 등은 사측 불참에 열리지 못했다. 지난해부터 해당 다큐를 제작해온 PD가 다른 프로그램을 맡게 되면서 불방이 사실상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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