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경제적 불확실성 속 안전자산 수요 급증
국제 금값이 사상 첫 온스당 2300달러를 돌파했다.
3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거래의 중심인 6월물 금은 전장보다 33.2달러(1.5%) 상승한 온스당 2315.0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장중 한때는 2316.3달러까지 오르며 고점을 높이기도 했다. 금값은 최근 고공행진 하면서 지난달 4일 역대 처음으로 2100달러 선을 넘어선 데 이어 한 달 만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이날은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발언이 미국 국채 수익률 하락을 야기하면서 금값 상승을 부추겼다고 CNBC방송은 짚었다.
파월 의장은 최근 물가상승 지표와 관련해 “단순한 요철(bump) 이상을 뜻하는지 판단하기엔 시기상조”라며 “경제가 우리가 예상하는 대로 광범위하게 발전한다면 올해 어느 시점에는 금리를 낮추는 것이 적절할 것이라는 점에 대체로 동의한다”고 말했다.
최근 강한 고용 지표와 높은 인플레이션 수치에도 금융 정책에 실질적 변화가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하면서 시장이 안도했다. 미국 국채 수익률이 하락하고 달러가 약세를 보이면서 금의 매력도가 커졌다.
뉴욕에 기반을 둔 독립 금속 트레이더인 타이 웡은 “파월 의장이 ‘충격’에도 전반적인 그림이 바뀌지 않는다고 강조한 뒤 금값이 급등했다”며 “파월 의장의 관례적인 신중한 접근 방식은 강세론자들을 걱정하게 하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이어 “그들은 2300달러를 보고 싶어 했던 것 같고, 더 많은 일시적 투자자들이 거래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바트 멜렉 TD 시큐리티즈 상품 전략 헤드는 “인플레이션이 목표치보다 낮아지기 전에 금리를 대폭 인하할 것임을 시사하고 있으며, 이는 금에게 매우 긍정적이다”고 분석했다.
다니엘 파빌로니스 RJO퓨처스 수석 시장전략가는 “금리 인하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하지만 데이터가 여전히 매우 강하다”며 “올해는 선거가 있는 해이므로 연준이 시장 폭락에 대한 책임을 지고 싶지 않을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인플레이션에 대한 헤지(회피) 수단이자 정치적, 경제적 불확실성이 있는 시기에 안전한 피난처로 여겨지는 금은 강력한 중앙은행 매수세와 안전 자산 수요에 힘입어 올해 11% 이상 상승했다.
데이비드 아인혼 그린라이트 캐피털 창업자는 “인플레이션이 다시 가속화하고 있으며, 금에 많은 투자 비중을 할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통화 및 재정정책 전반에 문제가 있으며, 궁극적으로는 재정 적자가 진짜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뭔가 좋지 않은 일이 일어나고 있을 때 금은 위험을 회피하는 방법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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