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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르노코리아 리셋, 프랑스 감성으로 젊은 층을 노린다

글로벌오토뉴스 조회수  


르노코리아가 새로운 출발을 알렸다. 사명을 2022년 르노코리아에서 르노코리아자동차로 바꾸었다가 다시 르노코리아로 바꾸었다. 당시에는 완성차기업으로써의 정체성을 강조했다면 이번에는 모빌리티 브랜드로의 변화를 꾀하기 위함이다. 엠블럼도 르노의 로장주로 바꾸었다. 본격적으로 125년 역사의 르노 브랜드의 독창성을 중심으로 한 마케팅을 시작한다. E-Tech, 커넥티비티, 휴먼 퍼스트 등 세가지 기술 중심의 일렉트로 팝 브랜드 전략을 시행한다. 이를 수행하기 위한 복합문화공간 플래그십 스토어 ‘르노 성수’의 오픈을 계기로 새로운 제품과 마케팅 전략을 공개했다. 르노그룹과 르노코리아의 현 상황을 짚어 본다.
 
글 / 채영 석(글로벌오토뉴스 국장)
 
지금 르노코리아의 변화는 2022년 취임한 CEO 스테판 드블레즈가 주도한 것이다. 취임 첫 해 그는 인적자원에 대한 새로운 투자를 진행할 뿐만 아니라 XM3 하이브리드를 시작으로 라인업 확대를 위한 준비를 선언했다. 특징적인 것은 조급하게 서두르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변화하는 시대에 지속가능성 있는 비즈니스 모델 구축이 우선이라는 생각을 바탕으로 전기차 등 미래 전략을 확실하게 구상해 단계적으로 시행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었다. AS 서비스 강화와 디지털 경험 및 커넥티드 서비스 확충 등 한국 소비자들을 위한 서비스를 개선해 나가겠다는 뜻도 밝혔다. 

그를 바탕으로 한 전략은 르노그룹 회장 루카 데 메오가 그 해 10월 서울을 방문하며 구체화하기 시작했다. 배터리 전기차 시대를 위한 배터리 셀 확보를 위해 국내 배터리 업체들과의 협력을 모색하기 위한 방문을 통해 르노코리아를 중·대형차의 핵심 수출기지로 구축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이는 스테판 드블레즈가 부임 이후 회사의 전체적인 상황을 파악하고 그에 따른 새로운 전략을 마련해 본사와의 논의를 통해 협력을 끌어낼 것이라고 했던 약속을 이행하고 있다.
 
르노그룹이 르노코리아에 공을 들이는 것은 이유가 있다. 르노코리아가 제품 라인업의 부족으로 판매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그룹 내 역할 분담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20세기 르노는 폭스바겐, 푸조 등과 함께 유럽 패밀리카시장을 주도했었다. 그러나 2001년 중국의 WTO 가입을 계기로 폭발한 세계 시장을 따라잡지 못해 어려움을 겪었다.
 
그래서 닛산에 자본을 투입하며 새로운 길을 모색했다. 일부 플랫폼 공유 등 규모의 경제를 확보하기 위한 노력이 있었다. 그러나 그 길은 쉽지 않았고 2023년 사실상 각자의 길을 가기로 했다. 20세기 말 다임러크라이슬러처럼 전혀 다른 문화가 화학적 결합을 못한 것이다.
 

르노그룹내에서도 분명한 르노코리아의 역할

그러면서 르노그룹은 중국 지리자동차와 협업을 선언했고 폭스바겐과는 저가 전기차를 공동 개발하기로 하는 등 새로운 길을 모색하고 있다. 앙페르라는 전기차 자회사도 설립했다. 앙페르는 2031년까지 전기 메간 E-Tech, 세닉, R5 및 R4, 그리고 가격이 2만 유로 미만인 새로운 저가형 트윙고 등 총 7가지 모델을 출시할 예정이다. 2027년까지는 전기차 생산비용을 50% 절감한다는 계획이다.
 
그런 르노에게 부족한 것은 소형차 위주의 남유럽 메이커답게 중·대형차에 대한 인식이 약하다. 그것을 해결해 줄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이 르노코리아다. 르노코리아 부산공장의 생산성과 품질 수준이 그룹 내에서 가장 높다는 것도 작용했다. 특히 전기차 시대에 배터리 수급이 절대적인 상황에서 한국에 생산 시설을 갖고 있어야 한다는 생각도 했을 것이다.
 
당장에는 부산공장 활용을 구상했고 그 결과 아르카나의 수출과 더불어 폴스타의 위탁생산 등이 성사됐다. 이는 GM이 한국산차 수출을 두 배로 늘려 공장가동률을 높인 것과 같은 맥락이다. 물론 한국시장의 가치를 인정한다는 의미도 있겠지만 현대기아의 위상을 감안하면 다른 대안을 병행해야 했기 때문이다. 

르노코리아는 서울 성수동에 있는 1995년 설립한 기존 건물을 개조해 국내 첫 플래그십 스토어 르노 성수를 오픈했다. 전시장과 서비스센터를 기본으로 카페, 팝업스토어, 르노 아이템 판매 등 다양한 고객 경험을 즐길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 콘셉트로 구성했다. 성수동이라는 입지 조건을 감안해 젊은 감각을 최대한 살리려 하고 있다. 그러면서 프랑스 감성을 전면에 내 세우고 있다.
 
행사에 참여한 르노그룹의 마케팅 책임자와 디자인 수장은 프랑스를 강조했다. 프랑스를 한국에서 만날 수 있게 하겠다고 했다. 브랜드를 기반으로 한 마케팅 전략을 본격적으로 수행하겠다는 것이다.
 
부산공장에도 향후 3년간 하이브리드, 전기차 등 미래차 생산을 위한 설비교체 비용으로 1,180억 원을 투자하고 신규 인력 200명을 고용할 계획이다.
 

올해 오로라를 시작으로 내년 세닉 출시 등 새로운 라인업 구축

그동안 르노코리아는 인고의 세월을 지냈다. 제품라인업이 충분치 않았다는 것이다. QM6라는 걸출한 모델이 있었으나 XM3와 SM6 등으로는 한계가 있었다. 니치 브랜드로써의 강한 독창성도 확고하게 구축하지 못했다.
 
독창성을 표현하는 것은 제품이다. 제품이 곧 마케팅이라는 것이다.
 
그것을 사명과 엠블럼, 차명 변경으로 표현했다. 그러면서 모빌리티 시대에 르노의 글로벌 아이덴티티를 바탕으로 한 마케팅 전략을 펴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일부 차이는 있다. 아르카나와 블록버스터급 모델 QM6는 엠블럼을 바꾸지만 SM6는 시장 상황이 달라 기존 로고를 사용한다.
 
이로써 쉐보레에 이어 두 번째로 한국에서 생산되는 해외 브랜드가 됐다. 이 시대 복잡한 역학관계에 익숙한 한국의 소비자들에게는 오히려 어필할 수 있는 포인트일 수 있다. 

르노의 새로운 브랜드 전략 일렉트로 팝(Electro Pop)’을 국내 시장에 적용한다는 것도 시선을 끈다. 모터스포츠 F1 노하우에 기반한 하이브리드 및 배터리 전기차 기술을 아우르는 르노의 E-Tech 전동화 기술, 르노의 첨단 인포테인먼트 오픈R 링크(openR link)를 중심으로 운전 경험의 혁신적인 향상을 돕는 커넥티비티 기술, 이용자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휴먼 퍼스트(Human-First) 프로그램 등 3가지 기술을 핵심 기반으로 한다.
 
르노는 일렉트로 팝 전략을 통해 디자인과 실용성으로 대변되는 프랑스적 감성의 헤리티지에 최신 혁신 기술 및 트렌드를 조합한 르노만의 독창적인 소비자 경험을 제공할 예정이다.
 
국내 시장에서는 CMA 플랫폼을 베이스로 한 프랑스 디자인 감성과 기술을 적용한 새로운 하이브리드 중형 SUV(프로젝트명 오로라1)를 올 하반기 출시한다. 스테판 드블레즈의 사실상 첫 작품이다. 르노코리아는 신차를 기점으로 국내 고객들에게 업계 최고 수준의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으로서의 명성을 더 높여갈 계획이다. 

르노 세닉과 르노5도 내년부터 한국 시장에 순차적으로 출시된다는 것도 시선을 끈다. 1996년 미니밴으로 출시된 메간 세닉은 후에 세닉으로 차명이 바뀌며 크로스오버 SUV로 장르가 바뀌었다. 5세대 세닉 E-Tech 일렉트릭이 2024 제네바오토쇼에서 올해의 차로 선정될 정도로 유럽에서는 인지도가 높은 모델이다.
 
르노5는 한국시장에도 수입됐던 배터리 전기차 조에의 후속 모델에 해당한다. 2만 5,000달러라는 가격이 말해주듯이 전기차의 대중화를 노린 모델이다. 제네바오토쇼 발표 직후 주문 대기자가 5만 명이 넘을 정도로 주목을 끌고 있다. 르노는 유럽 자동차회사 중 가장 먼저 전기차를 출시한 회사다. 이에 더해 유럽에서 인기가 높은 LCV도 수입할 예정이다.
 
이제는 제품으로 전략을 표현해야 할 때다. 아르카나와 QM6도 중요하고 올해 출시될 오로라1 프로젝트의 출시에도 온 힘을 쏟아야 한다. 오늘날의 소비자는 좋은 것보다는 다른 것을 원한다.

글로벌오토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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