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이후 규모 7 이상 지진 첫 발생
TSMC, 공장 직원 대피령
아시아증시 일제히 하락
“단 한 번의 진동으로도 반도체 파괴 가능”
대만에서 25년 만에 최대 규모의 강진이 발생했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TSMC가 있는 대만에서 지진이 일어나면서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이 흔들리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3일 AP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58분께 대만 동부의 인구 35만 명 도시 화롄 인근에서 규모 7 이상의 지진이 발생했다. 대만 당국과 미국 지질조사국(USGS), 유럽지중해지진센터(EMSC) 등이 측정한 지진 규모는 7.2에서 7.5까지 저마다 달랐지만, 7 이상의 지진이 일어난 것은 1999년 9월 21일 2000명 넘는 사망자가 발생했던 규모 7.6 지진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강진으로 최소 4명이 죽고 100명 가까이 다친 것으로 보고됐다. 도시 곳곳에는 건물이 파손되거나 기울기도 했다.
강진 발생 후 일본 오키나와와 필리핀 등지에선 쓰나미 경보가 발령됐다. 오키나와에 해당 경보가 발령된 것은 2011년 3월 11일 동일본 대지진 이후 처음이었다고 NHK방송은 설명했다. 이후 일본과 필리핀에서의 경보는 해제됐다.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의 중심에 있는 대만 TSMC는 강진이 발생하자 일부 생산라인 직원들에게 즉각 대피령을 내렸다. TSMC는 대변인 명의의 성명에서 “우리의 안전 시스템은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다”며 “직원 안전을 보장하고자 일부 인력을 대피시켰다”고 밝혔다. 이어 “회사에 영향을 미친 세부사항을 확인하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경쟁사 유나이티드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UMC) 역시 일부 시설에서 직원들을 대피시켰다고 발표했다.
아직 반도체 기업들로부터 피해 소식이 보고되지는 않고 있지만,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3~4일 내로 규모 6.5~7.0의 여진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날도 규모 6.5의 여진이 감지됐다.
지진 여파에 아시아증시는 전반적으로 출렁거렸다. 일본증시 닛케이225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97%, 대만증시 가권지수는 0.63% 각각 하락으로 장을 마쳤다. 대만증시에서 TSMC 주가는 1.27% 떨어졌다.
블룸버그통신은 “TSMC부터 ASE테크놀로지에 이르기까지 대만 기업들은 아주 작은 흔들림에도 취약한 공장에서 아이폰, 자동차 등에 들어가는 반도체 대부분을 만들고 조립한다”며 “단 한 번의 진동으로도 정밀하게 만들어진 반도체 전체가 파괴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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