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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자신은 5년 동안 뭘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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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야말로 뒤죽박죽의 실험 정부

김정은 심부름꾼 노릇이나 해놓고

사법적 책임추궁 대비한 보험 들기

문재인 전 대통령이 2일 오후 울산 남구 삼호동 궁거랑길을 찾아 더불어민주당 남구 출마자 전은수 후보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전 대통령이 2일 오후 울산 남구 삼호동 궁거랑길을 찾아 더불어민주당 남구 출마자 전은수 후보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칠십 평생 살면서 여러 정부를 경험해 봤지만, 지금처럼 이렇게 못하는 정부는 처음 본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어제, 그제 더불어민주당 선거운동을 지원하면서 한 말이라고 한다. ‘칠십 평생’을 굳이 강조하는 것은 ‘오래 살면서 많이 보았지만’이라는 뜻이다. 옛날에는 자랑할 만했다. 그러나 지금은 어림없다. ‘칠십 평생’ 정도라면 동네 경로당 가기도 꺼려지는 나이다.

“형들이 청소나 심부름을 시키기 때문”이란다(황창현 가톨릭 신부 유튜브 강론).

그때야말로 뒤죽박죽의 실험 정부

그러니 오래 살았다거나, 견문이 넓다고 자랑할 나이는 못 된다고 하겠다. 뭔가 잊어버리고 핑계 삼을 나이도 물론 아니다. 인터넷 자료상에는 1953년 1월생으로 71세이던데 굳이 늙은 양하지 않으면 여전히 팔팔함을 과시할 나이다. 그런데 이분이 말하는 걸 보면 자신이 대통령으로 어떤 일을 어떻게 했는지 전혀 기억하지 못하는 것 같다.

몇 년 앞서 살았던 사람으로서 하는 말이지만, 그때야말로 ‘칠십 평생 살면서’ 그처럼 안하무인 막무가내 우왕좌왕 뒤죽박죽인 ‘실험 정부’는 겪느니 처음이었다. 소득주도성장인가 뭔가 한다면서 경제 메커니즘을 엉망으로 뒤틀어 놨다. 저소득층, 빈곤층을 위한다며 최저임금을 일률적으로 대폭 인상한 바람에 영세 자영업자, 영세 상공인들 많은 수가 임금 부담을 못 이겨 주저앉았다.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유지하거나 학비를 충당하던 젊은이들은 일자리를 잃고 거리로 내몰렸다.

포퓰리스트 정치꾼들답게 빈곤층의 분노를 대기업과 부자들에게로 돌리는 선동의 재주가 비상했다. 문 정부 첫 청와대정책실장으로 발탁됐던 장하성 전 실장은 재임 1년 6개월 동안 재산 11억원을 늘렸다. 2018년 11월 청와대를 떠날 때 그의 재산은 104억원에 달했다. 자신의 저서 『왜 분노해야 하는가』에서 청년들에게 ‘소득 불평등’에 대해 분노할 것을 촉구했던 그의 민얼굴이었다.

집값, 가계소득, 고용 등 주요 국가 통계에 조작이 저질러졌다. 악화하는 경제, 민생의 상황을 통계 조작으로 분칠한 것이다. 노무현 정부에 이어 문재인 정부도 집값 급등을 통한 서민의 상실감 박탈감 증폭에 크게 기여했다. 27번이나 부동산 대책을 쏟아냈지만, 그때마다 오히려 집값 상승을 자극하는 효과만 냈다.

세계 일류 수준을 자랑하던 원자력 발전 기술을 사장하는데도 문 전 대통령은 발군의 역량을 과시했다. 2012년 동일본 대지진으로 인한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좋은 핑곗거리로 삼았다. 체르노빌 원전(우크라이나, 1986년), 스리마일섬 원전(미국, 1979년)의 사고도 동원됐다. 그의 과격한 탈원전 정책은 우리의 원전 기술을 퇴장시켰고, 에너지 정책의 심각한 혼선을 초래했다.

김정은 심부름꾼 노릇이나 해놓고

북한 김정은에 대한 문 전 대통령의 과공과 과신은 남북관계를 더 엉망으로 만들어 놨다. 그는 국제사회에 대해 ‘종전선언’의 필요성을 집요하게 선전하는가 하면 김정은과 미국 대통령의 회담을 주선하기에 안간힘을 썼다. 그러나 김정은의 핵 장난은 계속됐고, 문 전 대통령에 대한 무시와 조롱도 이어졌다. 북한 핵 개발을 저지하는데 직접적인 이해 당사국인 한국은 되레 북한 역성들기에만 골몰했다.

정부가 북한의 눈치를 본 탓에 한미 연합훈련은 축소되거나 중단됐다. 9·19 남북군사합의는 우리 측의 북한군에 대한 정찰 역량의 발목을 잡았다. 중국에 대해서는 굴종적 태도를 보였다. 국빈 방문에서 홀대받으면서도 중국을 ‘큰 봉우리’, 우리를 ‘작은 나라’라고 하는 헌사(獻辭)를 바쳤다. 소위 ‘3불(不) 1한(限)’이란 원칙을 중국에 설명함으로써 굴종 외교의 전형을 보여주기도 했다.


종군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한일 정부 간의 협정을 의도적으로 무력화시키고 반일 감정을 부추긴 것 또한 한국 좌파 포퓰리즘의 한 단면이었다. 일본이 무역분쟁을 일으키자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 노력보다는 국민의 반일 감정을 자극하는 것으로 대응했다. 문 전 대통령의 ‘이순신 장군 배 열 두 척’ 소환과 조국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의 ‘죽창가’ 추임새가 상징적 장면이 되었다.

내정에서 문재인 정권은 다수의석을 배경으로 온갖 해괴한 입법행태를 드러내 보였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자살과 관련, 검찰에 대한 복수심을 키워온 좌파 정치세력은 검찰의 수사권을 박탈하는 입법을 막무가내로 밀어붙였다. 해괴한 수법의 입법 횡포가 자행됐다. 이 과정에서 민주당은 군소정당의 협조를 얻기 위해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라는 기형적 선거법을 대가로 내놨다. 그 기형적 선거법이 이번에도 적용된다.

개인적으로도 문 전 대통령은 국민을 위하는 양하면서 현 정부를 흉볼 처지는 못 된다. 정치를 얼마나 못했으면 20년 집권론이니 50년 집권론이니 해가며(이해찬 민주당 공동선거대책위원장) 기고만장하다가 5년 만에 정권을 내놔야 했겠는가. 그런데도 근신하는 마음 없이 현 정부를 비난하고 나서는 모습은 정말로 보기에 민망하다. ‘사돈 남 말’도 유분수지.

사법적 책임추궁 대비한 보험 들기

퇴임에 즈음해 “잊히고 싶다”라고 해놓고는 기회 있을 때마다 정치적 발언을 거듭하는가 하면 선거 지원에까지 나서는 것은 일종의 ‘보험 들기’일 것 같기도 하다. 총선 후 자신에게도 닥칠 수 있는 사법적 책임추궁에 대해 민주당의 비호를 받고 싶다는 계산이 아닌가?

그에게도 사법적으로 책잡힐 일이 없다고 하기는 어렵다. 울산시장 선거에 개입했을 개연성이 있다. 탈원전 시책과 관련, 무리한 지시를 했을지도 모른다. 법적으로는 정부를 참칭하는 반국가단체의 수괴인 김정은에게 은밀히 유에스비(USB)를 건네준 것은 확실히 문제다. 그의 부인이 대통령 전용기를 이용, 인도에 가서 타지마할을 관광한 게 정상적 외교활동의 범주에 드는 걸까? 대통령 휘장까지 부착된 비행기였다. 타지마할 관광객을 비켜나게 하고 단독으로 찍은 기념사진이 인도 방문의 목적을 설명해 주던데 오해인가?

대통령까지 지낸 사람으로, 더욱이 별로 직무를 잘 수행하지도 못한 처지에 후임 대통령과 정부를 ‘칠십 평생’ 운운해가며 비판한 건 아무래도 지나쳤다. 민주당의 형편이 어떤지 잘 보고 있을 것 아닌가. 이른바 ‘친문’들이 공천에서 대거 ‘학살’ 당한 상황에서 ‘민주당 지지’를 호소하는 옛 주군의 모습은 처연하게 비칠 수도 있다.

이낙연 새로운미래 공동대표가 지적한 것과 같이 민주당을 비롯한 좌파 정당 대표들의 면면은 한심하다고 할 정도다. 민주당의 이재명, 조국혁신당의 조국, 소나무당의 송영길 대표 모두 형사피고인들이다. 그들이 공천을 해준 후보들 가운데도 기기묘묘한 방법과 형태로 비리·부조리를 저지른 사람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이낙연 대표가 말한 ‘피의자 대표들’과 그들의 비리·부패 후보들이 대한민국의 22대 국회를 장악하고 이끌어가겠다고 기세를 올린다. 우리의 의원 선거 내용과 양상이 이 지경이어도 좋은지 허탈하기까지 하다.

이들은 한목소리로 ‘윤석열 정권 조기 종식’을 외친다. ‘탄핵’을 떠드는 사람도 있다.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대통령 임기를 자기들이 마음대로 줄일 수 있을 듯이 소리 지르며 유권자들을 선동하기에 바쁘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의 추억을 못 잊는 듯하다. 정치를 하자는 것인지, 혼란을 초래하겠다는 것인지 도무지 알 수가 없는 이들의 협박 정치에서 우리 대의민주정치의 일그러진 모습을 보게 된다.

문 전 대통령은 현 정부를 너무 못한다고 비난하면서 반정부 심리의 확산을 유도할 게 아니라 야당들의 정치적 순기능을 주문해야 하는 것 아닌가? 형사피고인들의 정부와 검찰에 대한 원한과 저주가 판치는 선거가 되어선 안 된다는 것은 상식적 국민의 판단일 터이다. 대통령을 지낸 사람이라면 이 같은 국민의 상식에 부응해가야 마땅하다.

ⓒ

글/ 이진곤 언론인·전 국민일보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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