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 그리 억울하거나 속이 상할 일만은 아닐 수 있다. 도의적으로 뭔가 물의를 일으킨 게 아니라 보통의 애정사에서 누구나 겪곤 하는 그러한 난관에 불과하니까. 오히려 대중으로 하여금, 카메라 너머에 존재하는 저 스타가 나와 별다를 게 없다는 감상을 갖게 하여 당사자로서는 예기치 못한 노이즈 마케팅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으니, 순간의 불쾌함에 너무 집중하지 않을 것이다.
‘환승연애’, 이 단어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건 스타나 일반인이나 마찬가지다. 당연한 이야기다. 사랑, 즉 인간이 지닌 감정 중 가장 힘이 센 이것 앞에서 제 위력을 당당히 휘두를 이는 없으며(있다 해도 극소수일 테다), 오히려 맥없이 제 밑바닥을 보여줄 수밖에 없지 않을까. 이는 그 혹은 그녀가 현 사회구조 내에서 어느 자리에 위치해 있건 상관없이 해당하는 바다. 그러니 ‘환승연애’라니, 사랑의 움직임에서 이것만큼 하는 사람도 당하는 사람도 서로의 밑바닥을 제대로 직면하게 만드는 게 없다. 기존의 사랑이 저물어가고 있다면 어느 시점에서 마무리하는 게 옳을지, 새로운 상대가 나타났다면 또 어느 시점에서 시작해도 괜찮은 건지 명확한 룰이 없고 그저 인간 대 인간의 예의 혹은 개념의 장착 여부에 관한 문제로 귀결될 수밖에 없으니, 조금이라도 삐끗하면 진흙탕 싸움이 되기 십상이다. 특히 새롭게 시작한 쪽이 비난 어린 시선을 받기 마련인데 환승이란 것 자체가 시기상 정상과 비정상, 다시 말해 바람과 바람이 아닌 사이의 애매한 틈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이는 누구도, 솔직히 말하면 당사자도 정확히 맞다, 틀리다 할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하여, 혜리의 ‘재밌네’가 쏘아올린 ‘환승연애’ 논란이 대중에게 이토록 큰 자극점으로 작용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결과적으로 한소희는 이러한 맥락을 견디지 못한 듯하다. 그도 그럴 것이 그간 그녀가 팬들과 자신만의 특별한 커뮤니케이션을 하며 쌓아 올린 이미지는, 솔직하고 당당한, 어떤 상황에서도 거리낄 것 없어 더욱 아름다운 형태의 ‘한소희’였는데 순식간에 불명예스러운 환승녀로 낙인찍혀 두세 사람이 모인 곳에서 쉼 없이 오르내리고 있으니 이 얼마나 자존심 상할 일이던가. 하지만 상황이 그러할 뿐 한소희는 한소희답게 굴었고. 무엇보다 이 점이 중요하다. 이전에 보여주었던 모습 그대로, 대담하게 자기 생각과 마음을 드러내며 따질 것은 따지고 사과할 것은 사과했으며 정리해야 할 순간이 오자 바로 정리했다. 혜리 또한 동일하다. 비록 누군가 보기에는 제 감정 하나 추스르지 못해 오르지 않아도 될 도마 위에 올라 스스로 곤란함에 처하나 싶을 수 있다. 실제로도 그러했고. 그러나 흥미롭게도 다름 아닌 바로 여기서 사람들의 공감대가 가장 크게 형성되었고 되고 있다. 실은 우리 모두 그러한, 스스로도 어쩔 수 없는 순간에 일어나는 감정의 동요와 그로부터 비롯되는 이불킥이 필요한 에피소드를 하나 이상은 소지하고 있는 까닭이다. 그리하여 왜 그랬대, 하는 반응을 내뱉으면서도 자신의 경험에 기반하여 선택한 한쪽에게 내적 친밀감을 가지며, 내심 지지하고 응원하는데 이르고 만다. ‘새옹지마’, 멀리 내다보았을 때 한소희와 혜리에게 도리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소동으로 남을 수도 있다는 것. 물론 겪는 와중에는 괴롭기 그지없고 심지어 작품 하나가 불발되기도 한 상황이나, 어떻게든 도움이 될 게 분명하니 너무 노여워하거나 힘들어하지 않기를. 사실 이 둘 사이에 놓인 ‘그 남자‘야말로 걱정할 만한 상황일 수 있다. 비겁하게 보일 수 있으니까. 그러나 두 매력적인 여자에게 사랑을 받았다는 건, 비겁해도 어쩔 수 없는 그의 매력을 한층 부각시킨 사건이 되니 이 또한 그리 나쁘진 않겠다. [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니스트 news@tvdaily.co.kr, 사진 = DB, 혜리, 한소희 개인SN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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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개똥같은 소리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