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대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아이오닉 9’이 최근 강원 대관령 일대에서 차량 제어 성능 등 시험 주행에 나섰다. 올해 하반기 출시를 앞두고 막바지 준비 작업에 집중하는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기아 남양기술연구소 소속 차량제어검증팀은 3월 26일부터 29일까지 강원 대관령 일대에서 아이오닉 9을 시험 주행하며 차량 제어 관련 성능을 점검했다. 특히 이번 시험 주행에서는 주행 관련 소프트웨어(SW) 튜닝 작업에 집중했다.
올 하반기 출시를 앞둔 아이오닉 9은 기아 EV9과 함께 경쟁 구도를 형성할 국산 대형 전기 SUV로 2021년 11월 미국 LA오토쇼에서 공개된 콘셉트카 ‘세븐’을 바탕으로 제작됐다.
당초 차명은 ‘아이오닉 7’으로 나올 예정이었지만 아이오닉 9으로 바꾸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는 대형 SUV 차급인 EV9 보다 낮은 차급으로 인식될 우려를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현대차는 차명에 대해 “아직 확정된 바 없다”는 입장이다.
강원 평창군 대관령면에 위치한 한 호텔 주차장에서 포착된 아이오닉 9은 대형 SUV에 걸맞은 풍채를 드러냈다. 위장막이 덮였지만 세로형 헤드램프, 공기저항을 고려한 디지털 사이드 미러 디자인 등 외관의 일부 디자인 요소를 확인할 수 있었다.
실내의 경우 실내 은은한 빛을 내는 앰비언트 라이트가 파노라믹 커브드 디스플레이 하단, 도어 트림에 적용돼 고급감을 높였다. 실내 버튼은 비상 경고등 등 주요 버튼을 물리 버튼으로, 공조기 조절을 다이얼 조작 방식으로 채택해 조작 직관성을 높였다.
전면부는 일직선의 주간주행등과 10개 픽셀의 세로형 헤드램프가 팰리세이드와 비슷하면서도 웅장한 이미지를 자아낸다.
측면부는 부드러운 곡선의 A필러에 웅장한 차체에 걸맞은 21인치 휠이 눈에 띈다. 디지털 사이드 미러는 다각형으로 더욱 날렵한 모양으로 디자인 된 ‘더 뉴 아이오닉 5’의 디지털 사이드 미러와 닮았다. 디지털 사이드 미러에는 차명이 아이오닉 7으로 표기됐다.
문 손잡이는 위장막이 튀어나와 있지만 평소 숨겨져 있다가 탑승시 튀어나오는 히든 도어 방식으로 만들어졌다.
후면부 역시 전면부와 동일한 세로형 픽셀 리어램프로 디자인 통일성을 이어갔다. 다만 콘셉트카 세븐을 통해 보여준 후면 유리가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통유리 디자인은 아니었다.
실내는 주차장 내부가 어두운 탓에 드러난 엠비언트 라이트가 인상적이었다. 도어 트림 문 손잡이 부근에는 앰비언트 라이트와 함께 디지털 사이드 미러 모니터가 앞유리 쪽은 직각으로, 뒷쪽이 둥근 모양으로 반전된 디자인이었다.
실내 앞좌석에는 파노라믹 커브드 디스플레이 아래 날렵한 디자인의 송풍구와 스피커 음량 조절, 공조장치 온도조절, 비상등 버튼 등 직관적 조작에 대한 소비자들의 요구가 많은 버튼, 다이얼들이 배치됐다. 스티어링 휠(운전대) 뒤에는 컬럼식 변속 레버가 탑재됐다.
보닛 내부를 트렁크로 활용하는 프렁크(프론트 트렁크)용 부자재는 탑재되지 않았다. 아직 시험용 차량으로 제작돼 프렁크를 설치하지 않은 것으로 보였다.
아이오닉 9 시험 주행에 참여한 한 연구원은 EV9과 주행감 차이에 대해 “EV9 보다 더 부드럽다”고 평가했다.
이 연구원은 “차량이 고지대, 저지대 주행 패턴에 따라 특이점이 나올 수 있어서 주행 시험을 하면서 적절한 소프트웨어 튜닝을 하고 있다”며 “차량에서 소프트웨어가 굉장히 중요한데, 동일한 소프트웨어라도 어떤 식으로 프로그래밍 하느냐에 따라 주행 성격까지 달라진다”고 강조했다.
이어 “까다로운 국내 소비자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주행감을 갖추기 위해 많이 신경 쓰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성은 기자 sele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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