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일 “고속철도망을 전국으로 확대해 ‘전국 2시간 생활권’을 실현하겠다”며 임기 내 인천·수원발 KTX 직결 사업 완공과 함께 올해 안에 중앙선 고속화 사업 마지막 구간(안동~영천), 동해선(포항~삼척), 서해선(홍성~송산) 개통을 약속했다. 2027년까지 호남고속철도 2단계(광주~목포), 동서고속화철도(춘천~속초)도 차질없이 개통해 “고속철도 기반으로 어디서나 살기 좋은 지방시대를 열어가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대전 한국철도공사 본사에서 열린 ‘고속철도(KTX) 개통 20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지금은 속도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시대다. 이제 정부는 ‘속도 혁명’에 박차를 가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기념식에서 윤 대통령은 2004년 4월 1일, 세계에서 다섯 번째 고속철도 개통에 대해 “우리의 삶이 완전히 바뀌었다. 국토의 이동시간이 파격적으로 줄면서 수도권과 지방이 반나절 생활권으로 연결됐다”고 먼저 평가했다.
이어 “고속철도 축을 따라 교통과 산업이 결합하고, 지역 철도역은 상업, 관광, 문화의 중심지로 발전했다. 누구나 빠르게 대한민국 곳곳에 접근할 수 있는 고속철도는 지금까지 11억 명 이상이 이용한 국민 철도가 됐다”며 “이제 고속철도 20년의 위업을 토대로 더 새롭고 더 빠르며 더 편리한 ‘철도 혁명’을 시작하겠다”고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기념식에 앞서 대전역 플랫폼에서 차세대 고속열차 ‘KTX-청룡(EMU-320)’ 명명식을 한 데 대해 언급한 뒤 “올해 5월부터 경부선과 호남선에 KTX-청룡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청룡이라는 이름에 대해 대통령실은 “청룡의 해를 맞아 힘차게 비상해 국민에게 희망을 가져다주길 기원하는 의미로 국민 공모를 거쳐 선정된 명칭”이라고 했다.
운행 최고속도가 320km/h인 KTX-청룡은 국내 기술로 설계·제작한 최초의 300km/h급 동력 분산식 고속열차다. 현재 국내에서 가장 빠른 고속열차이기도 하다. 기존 KTX-산천 및 산천Ⅱ와 비교하면, 객실과 좌석 공간이 넓고, 가·감속 성능 또한 우수한 편에 속한다. 이에 역 사이 간격이 짧은 한국 지형에 최적화된 것이라는 강점도 있다.
윤 대통령은 KTX-청룡 개발과 관련 “무엇보다 설계, 엔지니어링, 디자인을 비롯한 열차 제작 전 과정에서 국산화율 100%를 달성했고, 부품 국산화율도 87%까지 끌어올렸다”며 한국 고속열차 국산화 과정을 추켜세우기도 했다.
1994년 프랑스 기술을 도입해 고속열차 생산에 나선 점부터 언급한 윤 대통령은 “당시 프랑스 연구진은 ‘한국의 고속열차 국산화는 불가능할 것’이라고 예측했지만 우리는 기적을 만들어 냈다”며 “2008년 KTX-산천을 생산해 세계 네 번째로 고속열차를 개발하고, 상용화한 나라가 됐다. 이제 시속 320km급 KTX를 독자 기술로 생산해 운영하고, 아직 노반 인프라가 부족해 상용화는 못했지만, 시속 430km급 고속열차를 개발한 진정한 철도 강국이 됐다”고 밝혔다.
이 밖에 윤 대통령은 기념식에서 “이동시간을 최대 30분 단축하는 급행 고속열차를 확대하겠다”고도 했다. 급행 고속열차 운행과 관련 윤 대통령은 “정차역을 1~2회로 최소화해 서울-부산을 2시간 10분, 용산-광주를 1시간 30분 만에 오가게 될 것”이라며 “경부선 하루 4회, 호남선 하루 2회 시범운행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철도 이용객인 국민대표를 포함해 정부·유관 기관에서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 한문희 한국철도공사 사장 등이 참석했다.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이장우 대전광역시장 등이, 대통령실에서는 성태윤 정책실장, 박춘섭 경제수석, 박상욱 과학기술수석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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