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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총 표대결 ‘반란’, 한미 형제 완승…KT&G·JB금융·태광 이사회 진입

이투데이 조회수  

한미사이언스, 임종윤·종훈 형제 완승
JB금융·태광·KT&G, 행동주의펀드 이사회 진입
고려아연, 영풍과 무승부…갈등 지속
DB하이텍·현대엘리·금호석화는 회사가 압승

한미약품 임종윤·임종훈 사내이사가 28일 경기 화성시 신텍스(SINTEX)에서 열린 제51기 한미사이언스 정기주주총회를 마친 후 악수를 하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올해 정기 주주총회에서 표대결을 펼친 기업들 상당수가 회사 측의 승리로 끝났다. DB하이텍, 현대엘리베이터, 금호석유화학은 회사 측의 압승으로 주총이 마무리됐다. 그러나 곳곳에서 반전의 드라마가 나타나며 주총 변화의 흐름도 엿보였다. 한미사이언스 경영권분쟁은 형제의 완승으로 끝났고, JB금융지주와 태광산업, KT&G는 행동주의펀드의 이사회 진입이 성공했다. 무승부를 기록한 고려아연은 주총은 끝났지만 영풍과의 갈등이 격화되는 모양새다.

DB하이텍·현대엘리·금호석화 압승

지난달 28일 열린 DB하이텍 주총에서는 소액주주연대의 제안 안건이 부결됐다. 소액주주연대는 자기주식 소각 권한 추가를 위한 정관 변경과 사외이사 선임안을 안건으로 올린 바 있다. DB하이텍 소액주주연대는 이사회 결의 없이 주총 결의만으로 자사주를 소각할 수 있다는 내용을 정관에 명시하자고 주주제안했다. 이사회가 자발적으로 자사주 소각을 결단하지 않으면 주주들이 직접 추진하겠다는 의도였다.

금호석화는 박철완 전 상무가 행동주의펀드 차파트너스자산운용과 손잡고 표대결을 펼쳤지만, 완패했다. 지난달 22일 열린 주총에서 박 전 상무와 차파트너스는 자사주 전량 소각 등을 요구했지만 모두 부결됐다. 다만, 금호석화는 자사주의 50%를 3년간 분할 소각하고, 500억 원 규모의 자사주를 소각 목적으로 추가 취득한다는 방안을 결정했다. 이에 박 전 상무는 “과거보다 진일보한 결정을 내린 것을 환영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현대엘리베이터 주총도 회사 측 안건이 원안대로 통과됐다. KCGI자산운용은 현대엘리베이터 주총에 참석해 이사 재선임에 반대 의사를 밝히고 자기주식 소각 등을 요구했다. KCGI의 이 같은 의견은 주총 의사록에 남겼지만, 주총 안건은 모두 원안대로 통과됐다.

앞서 삼성물산도 영국계 자산운용사 시티오브런던인베스트먼트, 미국계 화이트박스어드바이저스와의 표대결에서 승리했다. 시티오브런던과 화이트박스, 안다자산운용 등은 삼성물산에 현금배당 상향 내용을 담은 주주제안을 제출했다.

다올투자증권 주총에서도 2대주주인 김기수 프레스토투자자문 대표가 올린 주주제안이 모두 부결됐다. 김 대표는 정관에 ‘권고적 주주제안’을 신설하는 안건과 더불어 ‘주주총회 보수심의제’, 이사의 수, 임기 등을 변경하는 안, 신규 사외이사 선임 안건 등 주주제안 안건 12건을 상정했다.

사진제공=JB금융그룹JB금융지주가 3월 28일 전주 본점에서 제11기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했다.

한미 경영권분쟁, 형제 완승…JB금융·태광산업, 행동주의펀드 이사회 진입

한미약품그룹과 OCI그룹 간 통합을 둘러싼 창업주 가족 간의 경영권 분쟁은 형제 측의 완승으로 일단락됐다. 창업주 장·차남인 임종윤·종훈 형제 측이 주주제안한 이사진 5명의 선임 안건이 모두 통과했다. 한미사이언스 이사진 9명 가운데, 형제 측 인사가 과반 이상을 차지하며 사실상 통합과정에도 급제동이 걸렸다. 한미그룹 창업주 고 임성기 회장의 장·차남 임종윤·종훈 형제는 한미그룹과 OCI그룹 간 통합을 주도한 모친 송영숙 한미그룹 회장·누나 임주현 부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벌여왔다.

열세에 놓였던 판세를 뒤집은 건 소액주주와 임종윤·종훈 형제의 친인척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낮아진 주가에 대한 불만과 OCI와 한미 통합에 대한 의구심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행동주의펀드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은 JB금융지주 주총에서 자신들이 지지하는 사외이사 2명을 인사회에 진입시켰다. 국내 금융지주 사상 주주제안을 통해 이사로 선임된 첫 사례다. 얼라인은 “경영진으로부터 독립적인 이사들이 선임된 만큼 이사회 운영 투명성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트러스톤자산운용도 태광산업에 추천한 사내외 이사 3명 후보를 모두 선임하는데 성공했다. 태광산업이 주주제안을 통해 이사를 선임한 것은 지난 2007년 장하성 펀드 이후 17년 만에 처음이다.

사진제공=KT&G방경만 KT&G 신임 사장이 28일 오전 대전광역시 KT&G 인재개발원 비전홀에서 열린 정기주주총회에 참석했다.

KT&G, 절반의 성공…고려아연 잡음 계속

KT&G는 새 대표이사 사장에 방경만 후보를 선임하는 안건을 주총에서 통과시켰다. 9년 만의 사장 교체다. 최대주주인 기업은행과 플래쉬라이트캐피탈파트너스(FCP)가 방 사장 선임에 반대했지만, 회사 측의 승리로 돌아갔다.

다만, 사외이사에는 기업은행이 주주제안하고 FCP가 지지 의사를 밝힌 손동환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선임됐다. 제한적이나마 경영진에 대한 견제를 할 수 있게 됐다는 평가다.

고려아연(최씨 일가)은 영풍(장씨 일가)과의 대결에서 1승 1패 기록했다. 배당 결의안은 고려아연이 승리로 가져갔다. 또 다른 핵심안건으로 올라온 정관 변경의 건은 53%의 찬성을 얻었지만, 출석 주주 3분의 2 이상 찬성을 얻지 못해 부결됐다.

주총은 끝났지만 양측의 갈등은 격화되는 모양새다. 영풍은 고려아연 신주발행 무효소송을 제기했고, 고려아연은 서울 강남구 영풍빌딩을 떠나 종로로 본사를 옮기기로 했다.

이투데이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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