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 총선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상대 후보와 차별화 포인트를 두기 위한 총선 출마자들의 이색 유세가 눈길을 끌고 있다.
1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른바 ‘송파 남매’라고 불리는 배현진(송파을)·박정훈(송파갑) 후보와 김근식(송파병) 후보는 서울 송파구 서호사거리에서 영화 ‘어벤져스’의 주인공 아이언맨과 함께 지원유세를 했다.
수천 명의 인파가 모인 유세장엔 아이언맨뿐 아니라 영화 ‘트랜스포머’의 등장인물 범블비도 등장해 댄스팀과 함께 춤을 추는 등 유세 분위기를 띄웠다. 아이언맨, 범블비 코스튬을 한 지지자는 유세차량 위로 올라가 손가락으로 ‘숫자2’를 만들어 보이기도 했다.
기존의 형식화된 선거운동보단 시민들에게 다가갈 이색적인 방법이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자신의 공약을 홍보하기 위해 ‘1일 요리사’를 자처한 후보도 있다. 서울 송파갑 박 후보는 빨간색 앞치마와 요리사 모자를 쓴 채 이날 아침 7시쯤 송파역 인근 중·고등학교 등굣길을 찾았다.
그는 빨간색 요리용 뒤집개를 위아래로 흔들며 자신이 내건 ‘고3 천원의 아침밥’ 공약을 홍보했다. 보기 드문 광경에 학교로 향하던 학생들은 “천 원?”이라고 되묻는 등 호의적 반응을 보였다.
도심 한복판에 백곰과 상어, 코끼리가 깜짝 등장한 경우도 있다. 박재호 더불어민주당 부산 남구 후보 측 선거운동원들은 지난달 30일 남구 대연동 평화공원에 동물 에어슈트를 입고 나타났다. 주말 공원을 찾은 아이와 부모를 대상으로 친밀감을 형성하려는 시도다.
아이들은 상어 에어슈트를 조심스럽게 만져보거나, 코끼리 인형탈의 긴 코를 신기한 듯 잡아봤다.
조용한 선거 유세를 위해, 혹은 좁은 골목골목을 다니기 위해 ‘미니 유세차’를 장만한 경우도 있다. 전재수 부산 북갑 민주당 후보는 좁은 골목이 많은 지역 특성을 고려해 소형 트럭을 유세차로 개조했다. 유권자 한 명 한 명을 빈틈없이 찾아가겠단 의지가 드러난다.
원희룡 인천 계양을 국민의힘 후보는 지난달 28일 ‘무소음 유세’를 위해 빨간색 시트지를 붙인 전동 카트를 타고 다녔다. 고등학생들이 치르는 3월 전국연합학력평가에 방해가 되지 않겠단 취지였다.
카트의 높이는 성인 남성 키의 절반 정도, 폭은 사람 한 명이 겨우 설 수 있는 정도였다. 원 후보는 “우리 미래 세대에게 도움은 못 될망정 적어도 방해는 하지 말아야 한다”며 “큰 소리로 악을 쓴다고 메시지가 국민들께 다 잘 들리는 게 아니다”라며 무소음 유세의 취지를 설명했다.
유세 대신 토크콘서트를 진행하겠단 후보도 나왔다. 곽관용 국민의힘 경기 남양주을 후보는 “상대를 비방하는 등 시민분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선거 문화는 바뀌어야 한다”며 “‘토크콘서트’를 통해 기존 선거 문화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던 이색 선거운동을 펼치겠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30일 이미 한 차례 토크콘서트를 진행한 곽 후보는 이날 저녁 6시에도 번화가를 찾아 차분한 분위기에서 지지자들과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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