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잔액 규모 36조 육박…전년比 18.4%↑
하향되는 상품 금리…연내 추가 조정 가능성
수요 지속 유입 전망…“예·적금 대비 고수익”
국내 증권사들이 발행어음(단기금융)을 통한 자금 확보에 성공한 가운데 연초부터 발행어음 금리를 하향 조정하기 시작했다. 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지면서 향후 발행어음 금리가 더 떨어질 가능성이 높지만 수요는 꾸준히 유입될 것이라는 전망이 두텁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에서 발행어음 상품을 취급하고 있는 미래에셋·KB·NH·한국투자증권 4곳의 지난해 말 발행어음 잔액 규모는 35조9155억원으로 전년 대비 18.4%(5조5724억원) 증가했다.
증권사별로 살펴보면 NH투자증권을 제외한 3곳의 잔액 규모가 늘었다. 이 중 가장 큰 증가폭을 보인 곳은 한국투자증권이다.
한국투자증권의 발행어음 잔액은 지난해 말 14조7309억원으로 파악됐다. 이는 전년 대비 33.6%(3조7076억원) 늘어난 수준이다. KB증권도 30%가 넘는 증가율(32.3%·2조3381억원)을 보이며 9조5875억원을 기록했다. 이어 미래에셋증권은 4.9%(2983억원) 늘어난 6조4486억원이었다.
발행어음은 고객이 증권사에 자금을 맡기면 증권사가 기업금융·부동산금융 등에 투자하고 이를 통해 원금과 수익금을 지급하는 상품이다. 그동안 증권사 발행어음은 은행 예적금 대비 높은 수익률로 투심을 모았다.
국내에서는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이며 내부 통제 시스템과 건정성을 갖춘 초대형 투자은행(IB)으로 지정된 증권사만이 당국으로부터 발행어음을 사업을 인가받을 수 있다. 하지만 4곳의 증권사가 일제히 연초부터 개인용을 비롯한 일부 상품에 대해 금리를 하향 조정한 상황이다.
현재 개인 1년물 기준으로 발행어음 금리는 연 3.85~4.00% 수준이다. 지난해 말 연 4.1%~4.9%였던 것과 비교하면 다소 큰 폭으로 조정됐다. 앞서 지난 1월 3.85~4.2% 수준으로 변경된 바 있는데 해당 범위에서 최대 금리만 추가로 하향됐다.
이같은 금리 조정은 올 들어 시중금리가 하락 국면에 진입한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시중금리는 미국 시장의 영향을 받는데 지난해 10월 5.05%까지 치솟았던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같은해 12월 3.78%까지 떨어진 여파를 받은 것이다.
시중금리 하락 요인 외에도 연초부터 경기 불확실성이 제기되고 부동산 운용 수익이 감소하면서 조달금리와의 차이를 맞추기 위해 발행어음 금리의 인하를 단행했을 가능성도 있다.
업계에서는 상반기 내 금리 인하가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면서 향후 발행어음 금리가 더 떨어질 수도 있다고 예상하는 상황이다. 통상 발행어음 금리가 기준금리와 시중금리 등을 기반으로 결정되는 점을 고려하면 추가 조정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다만 발행어음의 금리가 추가로 낮아져도 수요는 이어질 전망이 다수다. 금리가 하향 조정돼도 여전히 은행 예·적금 대비 높은 수익률을 자랑한다는 이유에서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지난 2022년 과하게 상향된 금리가 원래 수준으로 되돌아가고 있는 것일 뿐”이라며 “추가적인 조정이 이뤄져도 3.5% 이상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돼 시중은행 금리(2.23~4.05%)보다 높은 수익률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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