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 반도체·밸류업 수혜주로
기관, 저PBR·지주사 등 순매수
개인, 네이버·JYP 등 수익률 ↓
올해 1분기 국내 증시에서 수익률이 양호한 종목을 가장 많이 사들인 투자자는 외국인투자자로 나타났다. 개인투자자는 주가가 내림세를 보인 종목을 대거 순매수하며 수익성이 악화했을 것으로 보인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올해 1~3월 유가증권시장에서 15조7700억 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했다, 이는 거래소가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1998년 이후 분기 기준 사상 최대치다. 이 중 외국인 최대 순매수 종목은 삼성전자로, 액수는 5조5024억 원에 달했다.
이어 현대차(2조1408억 원)와 SK하이닉스(1조7555억 원), 삼성물산(1조933억 원), 삼성전자우(1조544억 원)가 상위 5위권을 차지했다. KB금융(6649억 원)과 삼성바이오로직스(5212억 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4056억 원), 기아(3983억 원), 삼성생명(3623억 원) 등도 그 뒤를 이었다.
외국인은 글로벌 인공지능(AI) 열풍에 따른 반도체 훈풍과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수혜를 볼만한 대형주를 중심으로 매수했다. 삼성전자는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삼성전자로부터 고대역폭메모리(HBM) 제품을 납품받을 가능성을 시사한 이후 상승세를 탔다. 이달에만 12.26% 상승률을 나타내며 ‘8만 전자’ 굳히기에 들어갔다. SK하이닉스도 엔비디아에 HBM3을 독점 공급하는 ‘엔비디아 생태계’를 자랑하며 연초 이후 29.33% 급등했다.
저(低)주가순자산비율(PBR) 종목도 밸류업 기대감을 받으며 강세를 나타냈다. 현대차는 연초 이후 14.5% 올랐으며, 지난달 29일 기준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57배였다. 금융주도 대표적 저PBR 부문으로 꼽히며 순매수 규모를 불렸다. KB금융을 비롯해 우리금융지주 3518억 원, 하나금융지주 2726억 원 등이 유입됐다. 주가도 강세를 나타내며 KRX 300 금융 수익률은 16.92%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기관투자자가 가장 많이 매수한 종목은 LG화학으로, 6443억 원어치 사들였다. 신한지주(4709억 원)와 한국전력(3240억 원), 에코프로비엠(3223억 원), 현대차(2778억 원)에도 강한 매수세를 보였다. 기관은 에코프로머티(1475억 원)와 카카오(1384억 원), 삼성SDI(2327억 원), 엔앤에프(1656억 원) 등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 시장 종목을 함께 순매수했다.
신한지주를 비롯한 하나금융지주(2279억 원), 메리츠금융지주(1279억 원) 등 금융주 비중도 늘렸다. 또 다른 밸류업 수혜 종목으로 꼽히는 LG(1813억 원), SK(1218억 원) 등 지주사 주식도 매입했다. 신한지주는 이 기간 14.57% 올랐고 하나금융지주(32.95%), 메리츠금융지주(38.24%)도 급등세였다. LG와 SK는 1.86%, 0.34%씩 상승했다.
개인은 기술과 엔터테인먼트, 재생에너지, 조선, 유통 등 다양한 업계의 종목을 고루 샀다. 최대 규모 순매수 종목은 NAVER로, 올해 들어 1조4535억 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코스닥 새내기 종목인 에이피알도 순매수액 3307억 원으로 순매수 2위에 올랐다.
엔캠(2552억 원)과 JYP Ent.(2244억 원), 한화솔루션(2062억 원), POSCO홀딩스(1681억 원)는 그 뒤를 이었다. HPSP(1582억 원), LG화학(1463억 원), SK이노베이션(1367억 원), 엔젤로보틱스(1367억 원)도 개인의 관심을 받았다. 현대미포조선(1173억 원)과 카카오페이(899억 원), 호텔신라(846억 원), 현대오토에버(757억 원) 등도 순매수 상위권에 올랐다.
국내 대표 기술주로 개인의 사랑을 받은 NAVER는 연초 이후 16.34% 떨어졌다. 중국 직구 애플리케이션이 빠르게 성장하며 쇼핑 사업 부문을 위협한 결과로 풀이된다. JYP Ent.와 한화솔루션, SK이노베이션도 각각 28.83%, 28.23%, 17.32%, 하락했다. 이 기간 코스피와 코스닥 상승률은 각각 3.44%, 4.49%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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