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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 그날, 총선 직전 ‘검언유착-고발사주’ 타임라인

미디어오늘 조회수  

▲검찰. ⓒ연합뉴스
▲검찰. ⓒ연합뉴스

한국 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던 채널A 검언유착 의혹 사건이 벌써 4년 전이다. 총선 직전 MBC를 통해 드러난 이 사건으로 검찰은 언론과 유착해 선거에 개입하려 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듬해 세상에 드러난 고발사주 사건은 검언유착 의혹을 언론인 고발로 덮어보자는 검찰의 또 다른 선거 개입 정황으로써 파장이 컸다. 이후 사건 당사자였던 손준성 검사는 1심에서 징역형을 받았고, 국회는 손 검사를 탄핵했다. 4년이 흘러 다시 총선의 시기가 돌아왔다. 미디어오늘이 4년 전 ‘검언유착-고발사주’ 사건 타임라인을 정리했다. 

2020년 2월6일 오후 7시1분. 채널A 이동재 기자(훗날 이 사건으로 해고)가 법조팀 카톡방에 “목표는 ‘징역 12년은 재기불능, 당신은 정권의 희생양’이라는 식으로 일가족을 설득해 유시민 등 정치인들에게 뿌린 돈과 장부를 받는 것”이라는 메시지를 남긴다. 그렇게 수감 중인 이철 VIK 전 대표 측 취재에 돌입한다. 2월13일 채널A 기자들은 부산에서 한동훈 검사장을 만난다. 다음날인 2월14일, 이동재 기자는 이철 전 대표에게 첫 번째 손 편지를 보냈다. “윤 총장이 직관하는 만큼 수사는 과도하게 이뤄질 것입니다”라는 내용이 담겼다. 편지는 서울중앙지법 우체국에서 발송했다. 

2월25일. 채널A 이동재 기자는 이철씨 대리인을 자처한 제보자X 지아무개씨와 첫 만남을 갖는다. 이 기자는 “제가 해드릴 수 있는 부분은 검찰 대검 고위층에게 얘기를 전달하는 거”라고 했다. 그리고 만남 전날 두 사람의 통화 내용. “검찰하고 교감이 있어서 이렇게 하시는 건지. 왜냐면 이철 대표도 뭔가 저기가 있어야 하지 않나.”(지○○) “솔직히 말씀드리면요. 교감 가지려고 하면 가질 수 있고 안 가지라고 하면 안 가질 수 있어요.”(이동재) 2월26일. 네 번째 편지를 보낸다. “야권이 총선에서 과반수를 차지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상황입니다”라는 내용이 담겼다. 

▲디자인=안혜나 기자. 
▲디자인=안혜나 기자. 

3월10일. 이철씨에게 마지막 손편지를 보냈다. 같은 날 오후 4시18분 후배 기자와 통화. 한동훈 검사장과의 오전 통화 내용을 전달하며 이렇게 말했다. “자기가 손을 써줄 수 있다는 식으로 엄청 얘기를 해. (중략) 내가 아무것도 못 받았어요 그랬더니 일단 그래도 만나보고 나를 팔아 막 이러는 거야.” 이후 3월13일 지씨와 2차 만남에서 이 기자는 ‘검찰 고위관계자’가 한 말이라며 녹취록을 읽었다. “언론에서 때려봐 당연히 반응이 오고. 수사도 도움이 되고. 이거는 당연히 해야 되는 거고 양쪽에 도움이 되는 것이다.” 3월18일 지씨는 처음으로 채널A 방문 의사를 나타냈고, 다음날인 19일 밤 윤석열 총장은 서래마을 한우집에서 “만일 육사에 갔다면 쿠데타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동수 전 대검 감찰부장이 법정에서 증언했다. 

3월20일 오후 2시10분 이동재 기자는 한동훈 검사장과 7분13초 통화했다. 그리고 3분 뒤인 오후 2시20분, 지씨에게 ‘진전된 사항 있다’, ‘한 번 더 보자’는 취지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3월22일 지씨와 3차 만남. 이동재 기자는 검찰 고위관계자 통화 내용을 들려줬다. 이 기자는 “총선 같은 거 아무 상관 없는데, 본인한테 제일 좋은 시점은 3월말, 4월초”라고 했으며, “최대한 합법적인 루트는 대검 범정에 제보”라고 했다. 그런데 이날 오후 8시50분경 채널A 보도본부장이 MBC의 취재 사실을 파악한다. 3월23일 새벽, 이 기자는 ‘통화 재녹음’ 등 반박 아이디어를 작성한다. 채널A 법조팀장은 오전 10시경 카카오톡 보이스톡으로 한동훈 검사장과 통화했고, 채널A 보도본부는 이날 오전 11시20분경 간부회의에서 취재 중단을 결정했다. 

▲그래픽=안혜나 기자.
▲그래픽=안혜나 기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 ⓒ연합뉴스
▲윤석열 전 검찰총장. ⓒ연합뉴스
▲2020년 3월31일 MBC보도. 
▲2020년 3월31일 MBC보도. 

3월30일, 윤석열 검찰총장이 총장의 ‘눈과 귀’ 역할을 하는 대검 수사정보정책관 손준성 검사와 점심을 함께했다. 다음날인 3월31일, MBC ‘뉴스데스크’에서 <“가족 지키려면 유시민 비위 내놔라”…공포의 취재>라는 제목의 리포트가 나갔다. 채널A 검언유착 의혹 첫 보도였다. 이날 윤석열 검찰총장과 한동훈 검사장은 리포트가 나간 오후 8시를 전후로 11회 통화했다. 한동훈 검사장-권순정 대검 대변인-손준성 검사가 모인 카카오톡 그룹 채팅에서 91회 카톡이 이뤄졌다. 

4월1일 윤석열 총장과 한동훈 검사장은 12회 통화했고, 한동훈-권순정-손준성 카카오톡 그룹 채팅에선 66회 카톡이 이뤄졌다. 4월2일 한동수 대검 감찰부장은 윤석열 총장에게 한동훈 검사장 감찰 계획을 보고했다. 이날 윤석열 총장과 한동훈 검사장은 17회 통화했고, 한동훈-권순정-손준성 카카오톡 그룹 채팅에선 127회 카톡이 이뤄졌다. 그리고 4월3일 오전 1시 이후 이들의 카톡 대화는 단절됐다. 그리고 이날 조선일보는 <친여 브로커 “윤석열 부숴봅시다”…9일 뒤 MBC ‘검언유착’ 보도>라는 제목으로 1면 단독기사를 냈다. 조선일보는 제보자X가 지아무개씨라고 밝히며 ‘검언유착’이 아닌 ‘권언유착’ 의혹을 제기했다. 

그리고 이날 오전, 손준성 검사는 검사 출신인 김웅 미래통합당 국회의원 후보에게 ‘제보자X는 지○○’이라는 메시지와 함께 ‘검언유착’ 의혹 보도를 한 MBC 기자 6명과 김건희 여사 주가조작 의혹을 제기한 뉴스타파 기자, 그리고 유시민·최강욱 등이 피고발인으로 적힌 고발장을 전달했다. 고발장엔 “선거 개입을 목적으로 한 ‘일련의 허위 기획보도’를 처벌해달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손준성 검사는 ‘검언유착’ 의혹을 제보한 지아무개씨의 전과 내역, 개인정보가 포함된 실명 판결문 등 각종 수사 정보를 김웅 후보에게 넘겼다. 실제 고발이 이뤄졌다면 검찰에서 출발한 고발장이 검찰로 돌아오는 상황이었다.  

김웅 후보는 같은 날 조성은 미래통합당 부위원장에게 텔레그램으로 고발장 등을 전달했는데, ‘손준성 보냄’이 적혀 있었다. 김 후보는 조성은 부위원장에게 “초안을 저희가 만들어서 일단 보내드릴게요”, “고발장을 남부지검에 내랍니다”, “이게 검찰이 받기 싫은데 어쩔 수 없이 받는 것처럼 하고”라고 말했다. 이 같은 고발사주는 2021년 9월 뉴스버스 단독보도를 통해 세상에 드러난다. 이후 공수처는 2022년 5월 손 검사를 공직선거법 위반, 공무상비밀누설 등 혐의로 기소했다. 그러나 한동훈 법무부는 2023년 9월 재판 중인 손 검사를 검사장급인 대구고검 차장검사로 승진시켰다. 

▲고발사주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손준성 대구고검 차장검사(검사장)가 지난 1월31일 오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공직선거법 위반, 공무상 비밀누설 등 혐의 사건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고발사주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손준성 대구고검 차장검사(검사장)가 지난 1월31일 오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공직선거법 위반, 공무상 비밀누설 등 혐의 사건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2023년 12월, 국회는 손준성 검사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본회의에서 통과시켰다. 지난 1월 31일, 1심 법원은 손준성 검사에게 징역 1년 실형을 선고했다. 미수범은 처벌하지 않는다는 이유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는 무죄였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 시대에 국민들이 검사에게 더욱 중요하게 요청하는 것은 검사의 정치적 중립”이라며 “이 사건 범행들은 검사가 지켜야 할 핵심 가치인 ‘정치적 중립’을 정면으로 위반해 ‘검찰권을 남용’하는 과정에 수반된 것이라는 측면에서 사안이 엄중하고 그 죄책 또한 무겁다”고 했다. 

고발사주를 손준성 검사의 단독 범행으로 볼 수 있을까. 더불어민주당은 이 사건을 “검찰권을 사적으로 사용한 국기 문란 행위”로 규정하며 “윤석열 검찰총장을 정점으로 상명하복․검사동일체로 움직이던 정치검찰들이 작당해 벌인 일”이라 주장하고 있다. 공수처는 최근 윤 대통령을 입건하며 고발사주 사건 추가 수사에 나섰다. 한동수 전 대검 감찰부장은 “채널A 사건은 고발사주의 동기와 배경”이라고 주장한다. 그는 검언유착 의혹 사건을 가리켜 “(윤 총장이) 보수언론 권력을 배경으로 해서 야심 있고 똑똑한 부하 검사들과 함께 검찰권을 사유화해서 자신의 대권을 획득하고 검찰의 이익과 권한을 영속화하고자 하는, 검찰 개혁을 저지하고자 하는 일련의 행동들”이라고 주장했다. 

미디어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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