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일 만우절이 다가오면서 올해 국내외 기업들의 \’만우절 농담\’에 관심이 쏠린다. 만우절은 1년 중에 가벼운 거짓말로 서로를 속이고 장난을 치며 웃음을 얻는 날이다.
만우절은 서양에서 유래한 풍습으로 \’바보의 날(April Fool\’s Day)\’이라고 하며, 이날 누군가의 거짓말에 속아 넘어간 사람을 \’4월 바보(April\’s Fool)\’ 또는 프랑스어로 \’푸아송 다브릴\’이라고 부른다.
과거에는 일반 사람들 사이에서 일종의 장난으로 국한됐지만 최근에는 다양한 기업들의 홍보 수단으로 발전했다. 기발한 아이디어를 내세워 소비자들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일 경우, 브랜드 이미지가 크게 향상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꼽히는 사례는 일명 \’스파게티가 열리는 나무\’다. 영국 BBC TV는 1957년 스위스에서 온화한 날씨와 스파게티 바구미의 박멸 덕분에 풍년이 왔다면서 농부들이 나무에서 스파게티를 수확하는 장면을 방송했다.
CNN에 따르면 많은 영국인은 이 방송을 사실로 믿었다고 한다. 이에 BBC는 스파게티 재배법을 묻는 시청자들의 전화 문의에 시달려야 했다.
기업들의 독특한 만우절 장난들도 주목받는다.
버거킹의 경우 지난 2017년 만우절 당시 와퍼맛 치약을 출시한다고 밝힌 바 있다. 매장에서 먹었던 와퍼의 향을 치약을 통해 똑같이 느끼면서 구강관리도 가능한 제품이라고 소개됐다.
구글은 지난 2019년 인공지능 발전 덕분에 튤립들이 사용하는 언어 해석이 가능해졌다며 인간과 튤립 간 소통이 가능해졌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이 밖에도 해외 스타 세스 로건과 평생 계약을 체결했다는 넷플릭스, 서커스단에 합류하겠다고 선언한 레이 블란쳇 TGI 프라이데이 최고경영자(CEO) 등도 있다.
국내 주요 기업들도 만우절을 맞아 유쾌한 거질말에 동참하는 추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만우절을 맞아 삼성닷컴에 세계 최초로 강아지만을 위한 스마트폰 \’갤럭시 S23 바우-와우 에디션\’을 출시했다는 게시물을 올렸다.
네이버도 “우주 최대 규모의 데이터센터를 달에 짓겠다”는 2분 분량의 이벤트 영상을 올렸다.
이밖에 증강현실 게임 \’포켓몬 고\’, 딸기스프가 들어간 팔도비빔면 등 만우절 장난이 현실화된 사례도 있다.
하지만 의도와 달리 만우절 농담이 역풍을 불러일으킨 경우도 있었다. 2018년 만우절 당시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트위터(현재의 엑스)를 통해 “테슬라가 파산했다”는 글이 대표 사례다.
테슬라 주가는 2018년 3월 한 달에만 22% 가량 폭락해 월간 기준으로 2010년 상장 이후 가장 큰 하락폭을 기록했다. 그런 상황에 머스크가 파산 소식을 올리자 선을 넘었다는 반응으로 이어졌고 월요일인 4월 2일 테슬라 주가는 장중 최대 8% 급락했다.
폭스바겐의 경우, 2021년 당시 미국지사가 \’볼츠바겐\'(Voltswagen)으로 브랜드명을 바꾼다고 만우절 장난을 쳤다가 증권거래위원회(SEC) 조사까지 받았던 적도 있었다.
첫 완전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ID.4\’ 미국 출시 홍보용 만우절 거짓말이었지만 폭스바겐이 전기차 사업에 집중한다는 뜻으로 해석되면서 유럽과 뉴욕증시에서 폭스바겐의 주가가 급등했기 때문이다.
컨설팅업체 페이지필드의 로라 프라이스 파트너는 “브랜드가 (만우절 농담으로) 웃기려고 할 때마다 커뮤니케이션 재앙이 일어날 수 있다”며 “그럼에도 잘 해내면 만우절 농담은 홍보 차원에서 강력한 펀치를 날릴 수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에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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