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이자 ‘바람의 손자’로 불리는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통산 첫 안타를 터뜨리자 관중석에서 이를 보던 아버지이자 ‘바람의 아들’ 이종범 전 코치가 기립해 손뼉을 쳤다.
한국과 미국, 일본프로야구를 통틀어 최초의 부자(父子) 최우수선수(MVP)라는 진기록을 세운 이종범-이정후 부자는 29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펫코파크에서 보기 드문 ‘부자 안타’ 기록도 수립했다.
이날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를 상대로 MLB 데뷔전에 출전한 이정후는 5회초 일본 출신 다루빗슈 유의 싱커를 공략해 중견수 앞에 떨어지는 빅리그 1호 안타를 생산했다.
샌디에이고 중견수 잭슨 메릴이 달려 나와 공을 플라이로 걷어내려다가 포기했다.
MLB 사무국이 운영하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은 물론 샌프란시스코 구단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은 이정후의 첫 안타 영상과 함께 한글로 ‘메이저리그 첫 안타’라고 소개하는 게시물을 올렸다.
영상에서는 관중석에서 지인들과 함께 이정후의 경기를 관전하던 이종범 코치가 안타 후 자리에서 일어나 아들에게 박수갈채를 보내며 지인들에게 축하받는 장면이 시선을 끌었다.
이종범 전 코치는 현역 때인 2006년 1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한국 대표팀의 테이블 세터로 맹타를 터뜨리며 이승엽 현 두산 베어스 감독, 박찬호(은퇴)와 더불어 WBC 올스타에 선정됐다.
특히 일본과 펫코파크에서 격돌한 WBC 4강전에서 이 전 코치는 2루타를 날렸다.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의 에인절스타디움에서 치른 같은 대회 일본과 2라운드 경기에서 역사에 남을 2타점 싹쓸이 2루타를 터뜨린 이 전 코치는 처음 밟은 펫코파크에서도 안타를 날려 WBC 7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벌였다.
그러나 희한한 대진 탓에 1, 2라운드에서 일본을 연파하고도 한국은 4강에서 0-6으로 져 탈락했다. 이 전 코치의 도전도 동시에 끝났다.
지난해 말 샌프란시스코와 6년 1억1천300만달러라는 거액에 사인하고 이날 데뷔한 아들 이정후는 펫코파크에서 아버지의 뒤를 이어 18년 만에 안타를 터뜨려 태평양 넘어 미국 땅에서도 가문의 영광을 재현했다.
이미 시범경기에서 타율 0.343을 찍어 빅리그에서도 충분히 통할 만한 타격 기술을 지녔다는 평가를 들은 이정후는 긴 시간을 기다리지 않고 빅리그 첫 경기에서 안타를 쳐 부담을 크게 덜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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