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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집단사직 사태가 한 달을 넘긴 가운데 주요 대학병원들이 하루 수십 억원에 달하는 적자에 시달리고 있다. 의료공백 장기화로 입원 환자가 크게 줄면서 막대한 적자를 보자 병원들은 병동 통폐합, 응급실 축소, 직원 재배치 등 비상경영에 나섰다. 최악의 경우 문을 닫는 사태가 우려된다는 전망도 나온다.
28일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서울대병원은 환자 안전과 인력 운용 효율화를 위해 전체 병동 60여 개 중 응급실 단기병동, 암병원 별관 일부 등 10개 병동을 폐쇄했다. 서울대병원은 기존 500억원 규모였던 마이너스 통장의 한도를 2배로 늘리는 등 사태의 장기화에 대비하고 있다. 부산의 거점 국립대병원인 부산대병원도 지난 26일 600억원 규모의 마이너스 통장을 만들었다.
‘비상경영’을 선포한 서울아산병원도 일반병동 56개 중 9개를 폐쇄했고, 서울성모병원도 일반병동 19개 중 2개 병동을 비웠다. 세브란스병원도 한시적으로 75개 병동 중 6개 병동을 3개로 통합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강북삼성병원은 중환자실을 담당할 의사가 부족해지면서 응급의학과 전문의를 파견하는 방안도 검토했으나, 아직 시행하지는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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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병원은 병동을 폐쇄·통합하는 것뿐만 아니라, 인력을 전면적으로 재배치하면서 대응하고 있다.
서울대병원, 서울아산병원 등은 의사가 아닌 직원을 대상으로 무급휴가 신청을 받고 있다. 서울대병원 노조는 무급휴가는 물론이고 향후 휴일(오프)을 당겨서 쓰는 ‘마이너스 오프’를 신청받는 사례도 있다고 전했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전국의료산업노동조합연맹은 성명을 내고 “병상 가동률 저하로 병원들은 타 산업의 구조조정을 방불케 하는 허리띠 졸라매기 중”이라면서 “일부 명예퇴직을 논의 중인 곳도 있다”고 밝혔다. 이어 “올해 병원 노조의 임금협상은 사실상 포기 상태고 여차하다간 급여 지급도 어려울 것이란 비관적인 전망이 나온다”며 “병원이 존립의 위기를 맞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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