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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행인터뷰] 서울 서대문을 국힘 박진 “김영삼 가르침 따라 공약 실천 옮긴다”

비즈니스포스트 조회수  

박진 국민의힘 의원이 26일 서대문구 서울여자간호대학 정문에서 한 유권자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이번엔 바뀌어야 합니다. 정말로요.”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포방터시장에서 박진 국민의힘 의원을 만난 한 유권자가 한 말이다. 박 의원은 자신의 손을 꼭 붙잡은 유권자에게 “그렇게 돼야죠. 제가 그 변화를 만들어내겠습니다”라고 대답했다.

이번 총선에서 지역구를 서대문을로 옮겨 출마한 박진 의원의 지난 26일 거리 유세를 동행했다. 박 의원은 오랜 의원생활을 했음에도 유권자를 만나는 일은 언제나 설렌다고 말했다.

먹구름이 드리웠던 하늘이 점차 맑게 개면서 거리유세에 나선 박 의원의 얼굴과 표정도 밝아졌다. 우산을 접어두고 유권자를 만날 수 있어서 좋다는 것이었다.

박 의원은 평소 동네 아저씨처럼 푸근하면서도 중후한 중년의 풍모를 가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의 은색 머리와 커다란 풍채는 어딜가나 동네 주민들의 이목을 끌었다.

자전거에 각종 야채를 싣고 길을 가던 한 행인은 박 의원을 보고 “아니, 박 의원님을 여기서 뵙네요”라며 반가워했다.

이 행인은 박 의원을 문민정부 비서관을 할 때 뉴스에서 봐서 알고 있었다며 종로에서도 한 번 본 적이 있었다고 웃어보였다.

다른 한 유권자는 전화를 받으며 가던 길에 박 의원을 보고서는 “어머! 나 박진 만났어”라며 화이팅을 외쳤다.

박 의원은 서울 종로와 강남에서 4선을 역임한 국민의힘에서 몇 안 되는 서울지역 중진 의원이다. 박 의원은 윤석열 정부의 초대 외교부장관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위원장 등을 지낸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외교통’으로 알려져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발발했을 당시 백신 수급에 어려움을 겪던 상황에서 자비로 의원외교를 위해 미국 상’하원을 찾아 한미 ‘백신스와프’를 추진했다. 그 결과 미국 하원의원 14명은 바이든 대통령에게 백신스와프를 촉구하는 서신을 발송하기도 했다.

박 의원은 2020년 21대 총선에서 강남을에서 당선됐다. 20대 총선에서 이 지역구에서 당선됐던 전현희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꺾고 강남을을 탈환했다.

박 의원은 ‘정치 1번지’라고 일컬어지는 서울 종로에서도 3선을 연달아 지내며 지금껏 총선에서 패배한 적이 없다.

올해 총선을 앞두고 이런 인물경쟁력을 고려한 국민의힘 지도부는 ‘험지 출마’를 요청했고 이를 박 의원은 수용했다. 하지만 서대문을 선거 판세는 박 의원에게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민주당에선 서대문을에서 재선한 김영호 의원이 후보로 나섰다. 그는 ‘원조 동교동계’ 김상현 전 신민당 의원의 뒤를 이어 서대문을에서 활동하고 있어 지역기반이 단단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더구나 서대문을 지역은 아파트단지보다 다세대주택이 주로 포진해 있어 보수정당 후보인 박 의원으로서는 민심을 얻기가 쉽지만은 않아 보인다.

다만 홍은동’홍제동’북가좌2동 등 지역은 지하철역이 없기 때문에 교통 불편을 이유로 재개발’재건축 등이 지지부진하다는 분석이 있다. 이 때문에 서대문을 지역에는 쇼핑몰, 백화점, 영화관 등의 편의시설이 없다.

박진 국민의힘 의원이 26일 서대문구 충암고등학교 근처에서 교통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런 불편함을 안고 지내는 주민들의 실상을 보며 박 의원은 “화가 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의원은 “서대문 주민들이 어떻게 이렇게 불편을 참고 지낼 수 있는지 정말 놀라울 정도”라며 “서대문이 발전이 지체되고 멈춰 있는지 이것이 과연 누가 책임져야 하는 건지 물어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런 점이 박 의원의 주요한 선거전략의 바탕이 되고 있다.

박 의원은 자신이 종로 국회의원을 지내며 서대문과 인접한 종로 무학동’교남동’행천동 뉴타운을 추진해 스카이라인이 달라지게 만들었고 강남을에서는 개포동’일원동’수서동 재개발을 이끄는 등 현안을 풀고 발전을 이룬 성과가 있는 ‘검증된 후보’라고 자신했다.

서대문을의 가장 시급한 현안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는 ‘교통 개선’이라고 대답했다.

박 의원은 “서부 경전철과 강북 횡단선은 빨리 만들어서 꽉 막힌 서대문을에 사통팔달하는 교통 환경을 빨리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래야만 서대문에 인재, 자본, 문화가 들어올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박 의원은 “서울의 내부 순환 급행 전용 철도망(서울 도심 급행 철도)을 만들어 인구가 많은 가재울 뉴타운에 역을 만들고 거기서 환승 연결을 시켜 강남까지 20분 내에 도달할 수 있는 시대를 열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공약을 말뿐이 아닌 ‘실천’으로 연결할 수 있는 ‘힘’을 지니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박 의원은 중앙정부에서 국무위원으로 일을 해본 경험이 있기 때문에 교통, 재개발 등에 이르기까지 중앙정부와 협력할 수 있는 탄탄한 네트워크가 구성돼 있다는 점을 자신감의 근거로 꼽았다.

박 의원은 교통 경전철이나 철도 지하화 같은 것은 국토교통부와 서울시 등과 긴밀하게 협의를 해야하는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국민의힘 소속인 이성헌 서대문구청장 역시 김영삼 정부 비서관을 역임하면서 같이 청와대 녹지원 조깅을 하면서 30년 이상 쭉 인연을 맺어왔다고 소개했다.

이런 점 때문에 “중앙정부, 서울시, 서대문구청, 국회의원 등 4개 기관이 ‘4륜구동’으로 힘을 합쳐 서대문을 발전을 이룰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며 서대문을 유권자를 향해 지지를 호소했다.

박진 국민의힘 의원이 26일 서대문구 홍은동 일대에서 유권자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 의원은 김영삼 전 대통령의 청와대 비서관으로 정치에 입문했다.

박 의원은 영국 옥스퍼드 대학교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은 뒤 영국 뉴캐슬대학교 정치학과 조교수를 하던 중 문민정부가 들어섰던 1993년 청와대로부터 호출을 받았다. 이후 청와대에서 공보’정무비서관을 역임하면서 김영삼 전 대통령을 5년의 임기동안 쭉 보좌했다.

청와대에 근무하면서 미국 빌 클린턴에게 김영삼 전 대통령의 좌우명인 ‘대도무문(大道無門)’을 ‘고속도로에는 톨게이트가 없다(A freeway has no tollgate)’라고 번역해 준 것과 남아공 넬슨 만델라 대통령에게 ‘닭의 목을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라는 김 전 대통령의 말을 ‘수탉의 목을 졸라도 동은 튼다(Strangle the rooster, still the dawn breaks)’라고 번역해 좋은 분위기를 이끌어 낸 일화가 정치권에 잘 알려져 있다.

박 의원은 김 전 대통령을 모시면서 정치인으로서 ‘정직해야 한다’는 점과 ‘정면돌파 정신’을 배웠다고 했다. 그렇기 때문에 ‘민심’을 두려워할 줄 아는 것 역시 대단히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박 의원은 ‘김영삼 대통령이 살아계셨다면 박 의원에게 어떤 조언을 해주셨겠는가’라는 질문에 “민심을 받들고 정직한 정치를 해라. 그리고 말이 아닌 실천을 해라. 어려운 문제는 정면으로 돌파해라. 아마 이런 얘기를 하지 않았을까”라고 대답하며 김 전 대통령의 경상도 사투리를 흉내냈다.

김 전 대통령의 비서관을 역임하면서 국정운영에 참여했을 뿐 아니라 외교 일선에서 대통령을 보좌하면서 경험과 인맥을 쌓았는데 그때의 경험들이 훗날 외교부장관으로 일하는 데 크게 도움이 됐다고도 했다.

외교부장관을 역임하면서 ‘가장 잘 했다고 생각하는 것이 뭐냐’는 물음에 박 의원은 “대한민국이 글로벌 중추국가로서 도약하는 발판을 닦았다”고 대답했다.

’22대 국회에 들어가서도 외교활동을 할 것인가’라는 질문에는 “그동안 외교통일 분야에서 쭉 일을 해왔기 때문에 그와 관련된 의정활동을 해야하지 않겠나”면서도 민생경제와 지역구에 도움이 되는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서 일을 하고 싶다는 속내도 내비쳤다.

박 의원은 “젊은 세대들에게 꿈과 미래를 줄 수 있는 정치를 해나가야 한다”며 “그동안 의정활동을 통해 습득을 한 것을 바탕으로 지역 발전과 경제와 나라살림을 발전을 위해 노력을 쏟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준희 기자

비즈니스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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