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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행취재] ‘빨간색의 남자’ 강서병 김일호…”불편함 참고 사는 것? 내가 깨부술 과제”

데일리안 조회수  

김일호 국민의힘 서울 강서병 후보, 데일리안 동행 취재

백석초 통학로 안전 우려와 어울림플라자 활성화 의지 보여

“지역발전 정체…’달라지는 것 없다’ 불편함 감수하지만

필요한 것 정치인에 적극 얘기하고 비판, 회초리 들어야”

김일호 국민의힘 서울 강서병 후보가 27일 오후 강서구 백석초등학교 후문에서 미끄럼방지 패드를 살피고 있다. ⓒ김일호 캠프
김일호 국민의힘 서울 강서병 후보가 27일 오후 강서구 백석초등학교 후문에서 미끄럼방지 패드를 살피고 있다. ⓒ김일호 캠프

4·10 총선 공식 선거 운동을 하루 앞둔 27일, 이튿날이 되면 서울 강서병에선 거리거리마다 피켓을 든 자원봉사자들이 늘어서고 ‘유세차’가 골목골목을 누비며 흥겨운 로고송으로 ‘파란색의 여자(한정애 더불어민주당 후보)’ ‘빨간색의 남자(김일호 국민의힘 후보)’ 단 두 명 만을 가열하게 홍보하게 된다. 곧 부착될 벽보에도 단 두 후보의 얼굴과 이력만이 실린다.

자연스럽게 양자 대결의 한 축인 ‘정치 신인’의 인지도도 급상승할 법하나, 김일호 국민의힘 서울 강서병 후보는 이날까지도 ‘뚜벅이’ 모드로 계속해 걸었다. 양당의 콘크리트 지지층, 고정층이 아닌 나머지 구민들을 한 명이라도 더 만나겠다는 것이 그의 신조였다.

김 후보는 “결국 주민들은 파란색의 여자와 빨간색의 남자, 둘 중에 한 명을 고르실 것이 아니냐”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만나던 사람들만 계속해 만나면 안 된다”고도 강조했다. 전통적인 양당 지지층이 누구에게 투표할지 이미 마음을 굳혔다면, 남은 것은 중도층과 정치무관심층의 표심이 둘 중 누구에게 향할지다. 결국 결과는 ‘투표날 열어봐야 알 수 있다’는 의미로 읽혔다.

이날 오후 12시 30분부터 김 후보와의 동행취재를 시작했다. 백석초등학교 인근 공사장에서 공사 현황 체크를 할때, 또 경로당에 잠시 들러 어르신들을 만날 때를 제외하곤 계속해 후보를 따라 걷는 것만 반복했다.

김 후보는 길을 걷다 만나는 구민 한 명 한 명에게 “제가 후보입니다”라는 인사를 건넸다.

지금이야 후보를 먼저 알아보는 사람들이 늘어났지만 초반에는 “대체 누구냐”란 반응들이 돌아왔다고 했다. 그러다 김 후보가 지역의 화곡초·백석중·마포고를 나왔다는 소식을 들으면, 경계심을 푸는 이들이 많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었다.

김 후보는 “아직까진 나를 모르는 게 당연하다”는 반응을 보이는 동시에, 강서구에서 “새 바람을 일으키겠다”는 의지를 계속해 피력하기도 했다.

김 후보와는 등촌역 1번 출구 인근에서 만나 함께 걷기 시작했다. 백석초로 향하기 위해선 횡단보도부터 건너야 했다. 빨간색 점퍼를 착용하고 있다 보니 김 후보가 총선 후보임을 인지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한 여성은 길을 건너는 중에 굳이 명함을 달라고 하더니 “당선되세요”라고 하고 길을 지나갔다. 김 후보의 “안녕하세요”라는 인사에도 구민 대부분은 호응을 하는 분위기였다.

다만 낮에는 이미 다른 지역으로 출근을 한 이들이 있다 보니 학부모 등을 제외하곤 지역 주민을 많이 보기는 쉽지 않다고 했다. 길을 걷다 드문드문 만난 사람들 중 “구민이 아니다”라고 한 이들 외엔, 전부 김 후보의 명함을 거부감 없이 받아갔다.

김 후보는 지나가는 남성에게 “나도 두 아이의 아빠”라고 인사하기도 했다. 자녀를 키우고 있는 입장에서 부모로서 동질감을 많이 느낀다는 것이었다. 인사를 하자 “내일 또 비가 온다”라고 우려를 해주는 이도 있었다. 김 후보는 “우비를 입고 (선거운동을) 해야겠네요”라고 답했다. 또 다른 이에게서는 “응원하겠다”는 메시지도 돌아왔다.

이날 일정은 김 후보의 인지도가 지역에서 어느 정도로 자리 잡았는지를 살피기 위한 것만은 아니었다. 김 후보와 백석초 정문 앞에 도착했는데, 학부모총회를 맞아 학부모 대상 인사를 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데려간 것이 아니었다. 김 후보와 함께 발걸음을 멈춘 곳은 백석초 바로 옆의 어울림플라자 ‘공사장’이었다.


김 후보는 공사현장 관계자에게 “아이들이 등교하는 시간에 맞춰 1시간 이상을 사고가 없도록 살피고, 또 신호수들이 배치됐다”는 설명을 들었다. 김 후보는 “공사가 완공될 때까지 끝까지 잘 부탁드린다”라고 당부했다. 아울러 김 후보는 “그동안 백석초의 학부모와 학생들이 불편을 호소했지만, 민주당에서 응답을 하지 않아 할 수 없이 국민의힘과 강서구가 지역구인 김경훈 서울시의원이 나서 학부모와 교육청·서울시와 간담회를 많이 했다”고도 전했다.

김일호 국민의힘 서울 강서병 후보가 백석초등학교 인근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이용하는 복지문화복합시설인 '어울림플라자' 공사장을 둘러보고 있다. ⓒ김일호 캠프
김일호 국민의힘 서울 강서병 후보가 백석초등학교 인근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이용하는 복지문화복합시설인 ‘어울림플라자’ 공사장을 둘러보고 있다. ⓒ김일호 캠프

정문으로 통행을 하는 아이들은 공사현장을 지나야만 학교를 갈 수 있다.

이에 공사현장 인근에서 만난 한 남성은 “꼭 당선돼서 여기 공사 진행이 빨리 마무리될 수 있도록 해달라”라고 김 후보에게 요청했다. 김 후보는 공사장을 둘러본 뒤 “안전시설을 좀 더 보강해 아무 문제 없이, 빨리 끝나야 할 것 같고 어울림플라자 역시 주민들과 같이 활용할 수 있게 열심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어울림플라자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이용하는 복지문화복합시설이다.

김 후보는 백석초 인근 공사장을 잠시 둘러본 후 또 다른 곳으로 발걸음을 재촉했다. 김 후보는 길을 걷던 중 보이는 전신주 인근에서 “강서구는 양천구와 다르게 전선줄이 엄청 복잡하게 돼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래서 지중화사업, 지하화 사업을 우리가 이번에 하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정비소 등이 있는 인근 준공업지역에 들어서서는 “주택도 있고 빌라도 있고 하다 갑자기 딱 건너가는 순간 지역 자체가 발전이 정체돼 있다. 이 부분도 조금 바꿔야하지 않을까, 지역발전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번엔 백석초 ‘후문’에 도착했다. 김 후보는 후문 계단을 가리키며 “여기도 미끄럼 방지가 안돼 있었는데, 예산을 (국민의힘이) 서울시에서 가져와 미끄럼방지패드를 새로 다 깔았다”라고 했다. 그는 “예전에는 이것도 없어 막 미끄러지곤 했는데 이것이라도 생겨 다행”이라면서도 “여기로는 별로 다니지 않는다. 아까 그 공사하는 곳 인근이 아이들의 주 통학로이다. 이 지역이 낙후되고 전혀 발전이 안돼 있고, 하다못해 아이들의 통학로조차도 안전이 보장 안 된 그냥 찻길”이라고 우려를 거두지 않았다.

통학로를 살펴보는데, 인근 경로당 근처에 있던 노년 남성이 김 후보에게 “자꾸 (사람들을 만나러) 다녀야 돼!”라는 말을 건넸다. 일정에 없던 경로당 인사를 하기 위해 들어가자 “TV를 보면 힘들어. 이번엔 이겨야지. 잘됐으면 좋겠어. 힘으로 할 수 있는 일도 아니고”라고 말하며 한 여성이 그를 격려했다. 김 후보는 쪼그려 앉아 어르신들의 말을 경청했다.

경로당에 있던 이들은 김 후보에게 “인사를 많이 하고 다니라”는 말과 함께 “발전이 잘 안 된다”는 이야기를 주로 했다. 누군가는 “커피를 한 잔 하고 가라”라고 김 후보의 발걸음을 잠시 묶어두려고도 했지만, 김 후보는 이곳을 나와 또 다음 장소로 발길을 재촉했다. 김 후보가 인사를 마치고 경로당을 나올 때는 “합격해야 한다”는 어떤 이의 당부도 이어졌다.

27일 오후 김일호 국민의힘 서울 강서병 후보가 강서구 백석초등학교 인근을 걷고 있다. ⓒ데일리안 김은지 기자
27일 오후 김일호 국민의힘 서울 강서병 후보가 강서구 백석초등학교 인근을 걷고 있다. ⓒ데일리안 김은지 기자

이날 김 후보는 막간을 이용해 진행한 인터뷰에서 “나는 왜 정치를 해야 하나. 나의 정치적 의미는 무엇이냐, 이것의 의미를 하나하나 찾아가고 있는데, 그 중에 하나가 국민과 강서주민에 대한 미안함이었다”고 했다. 그 미안함에 대해선 “정치인들이 주민의 삶에 허락도 안 해줬는데, 막 우격다짐으로 끼어들어가는 것이었다”라고 부연했다.

이어 “화곡역에 가서 아침 인사를 하는데 사람들이 인사도 안 받고, 굉장히 짜증 섞인 얼굴에 피로감을 줬다. 나만 그런 줄 알았는데 상대편 후보도 똑같이 그런 모습을 취하고 있었다”고 했다. 김 후보는 “정치인은 (유권자를) 바라보며 ‘좋은 하루 되세요’라고 하지만, 과연 내가 한마디 했다고 저분들에게 좋은 하루가 될까. 도리어 이 말을 하는 것 자체가 아침에 쓰린 속을 부여잡고 머리도 말리지 못하고, 화장도 하지 못하고, 어저께 과음해서 숙취가 덜 깬 분들에게 과연, 우리 정치가 위로가 될까라는 미안함이 있었다”라고 덧붙였다.

이번엔 가장 아쉬운 점을 묻자 “지역의 가장 문제점은 발전이 안 됐다는 것”이라며 “나는 항상 사람들을 만나 ‘뭐가 제일 불편하세요?’라고 여쭤본다. 그럼 불편한 걸 이야기를 하시다가 마지막에 ‘그냥 참고 살아요’란 답이 돌아온다”고 답했다.

김 후보는 “‘왜요?’라고 물어보니 ‘어차피 말해도 달라지는 건 없다’라고 하시더라. 그 불편함을 바꾸고 싶지 않은 것이 너무 아쉽고 마음이 아팠다”라고 했다. 끝으로 김 후보는 “내가 그걸 하나하나 깨어가고 극복해야 한다”며 “주민들은 정치인에게 자기가 필요한 걸 적극적으로 얘기하고 그리고 비판하고 회초리를 드셔야 한다. 정치인들은 4년에 한 번씩 그냥 선거 때만 돼서 만나는 그런 사람이 아니다”라고 힘줘 말했다.

데일리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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