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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6시 30분에 일어나서 투표하러 왔습니다. 해외에 오래 살았는데 빠지지 않고 항상 투표했습니다. 제 한표로 조금만이라도 바뀔 수 있다면…” 제22대 총선 재외투표가 시작된 27일(현지시간) 오전 8시 경 베트남 하노이의 주베트남 한국대사관을 찾은 심보금(58)씨는 “베트남이 세 번째 사는 외국인데 빠지지 않고 투표했다”며 이 같이 말했다. 심씨는 “아파트 단톡방 등을 통해 교민들끼리 서로 투표소로 향하는 셔틀 버스 정보도 공유한다”고도 덧붙였다.
이날 전 세계 115개국 178개 재외공관의 220개 투표소에선 재외국민 투표가 시작됐다. 다음달 10일 열리는 제 22대 국회의원 선거에 앞서 사전 신고·신청자를 대상으로 진행되는 재외투표는 다음달 1일까지 진행된다. 이번 총선 재외선거의 국외부재자 및 재외선거인 신고·신청자수는 15만 701명이다. 제21대 총선(17만 7348명)에 비해 15% 감소했는데 해외 체류 교민과 유학생 등이 감소한 탓으로 보인다. 주베트남 한국대사관에서도 투표 시작 시간인 8시 전부터 투표를 위해 찾은 교민들로 붐볐다. 해외 출장이나 출근 전에 한표를 행사하기 위해 투표소를 찾은 교민들도 눈에 띄었다.
투표소를 찾은 일부 유권자들은 비례대표 투표 용지를 받고 흠칫 놀라기도 했다. 권모씨(44)는 “투표용지가 생각보다 길어 놀랐는데 특이한 정당들이 많았다. 외국에 있어 자료(지역구 후보 공보물)를 따로 받아 보기가 어려워 후보를 파악하기 어려운 것도 애로사항”이라 말했다. 이번 총선에선 38개 정당이 253명의 비례대표 국회의원 후보를 냈는데 투표 용지길이가 51.7㎝에 달해 역대 최장을 기록했다.
이번 재외투표에선 베트남 북부 교민사회의 성장이 두드러졌다. 주베트남 한국대사관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총선에선 북부 하노이의 국외부재자 신청자 수(5145명)가 처음으로 남부 호치민시(5091명)를 넘어섰다. 이번에는 LG전자 공장이 위치한 북부 하이퐁에도 처음으로 재외투표소가 설치됐다.
이날 교민들과 투표한 최영삼 주베트남 한국대사는 “최근 베트남 교민 사회 규모가 굉장히 커졌고 그에 따라 국외부재자 신고 수도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축에 속하는 지역”이라며 “북부지역 경제의 급성장과 한-베 관계의 발전으로 주재원과 교민들이 늘어나게 된 것이 중요 이유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최 대사는 “우리 정부도 재외국민들의 편의를 위해 지난 총선에서 먼 거리로 불편함을 느꼈던 하이퐁에도 추가로 투표소를 설치했다.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했겠지만 무엇보다도 (재외국민들이) 국가 발전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기 때문인 것 같아 대사관도 적극적으로 최선을 다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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