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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정비사각지대’ 재개발·재건축 물꼬 튼다

이투데이 조회수  

보정계수 적용·현황용적률 인정 통해 사업성 개선
도로접도 요건 낮추고 고도·경관지구 높이도 완화

자료제공=서울시재개발·재건축사업 지원 방안.

서울시가 정비사각지대의 재개발 ·재건축을 돕기 위해 사업성이 부족한 곳에 보정계수를 적용하고 종 세분화 이전에 받았던 현황용적률을 인정하기로 했다. 건축물을 기부채납하면 인센티브를 더 주고 공공주택 매입비 현실화도 추진한다.

27일 서울시는 노후 주거지를 개선하고 정비사업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이런 내용을 담은 ‘재개발·재건축 2대 사업지원 방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번 방안은 사업성 개선과 공공지원 등 2대 분야 총 10종의 대책으로 구성됐다. 현재 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곳은 더 원활하게, 사업성이 없어 외면받거나 사업추진이 지지부진했던 지역은 정비사업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길을 터주는 게 핵심이다.

특히 고도·경관지구에 묶인 산자락, 정비된 지 40~50년이 넘은 ‘토지구획정리사업 시행지구’ 등 정비시기가 도래했지만, 각종 규제에 틀어 막혀 사업추진 방도를 찾지 못하고 열악한 주거환경을 감내해야 했던 지역에 대한 지원을 담아내는 데 주안점을 뒀다.

먼저 정비사업 추진 여부를 판가름하는 사업성을 끌어올리기 위해 각 대상지 여건에 맞춘 규제 완화와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교통 등 기반시설 여건이 양호한 역세권(승강장으로부터 350m 내외)을 중심으로 고밀 복합개발이 필요한 지역은 ‘준주거’까지 용도지역을 상향하고 역세권 정비와 함께 임대주택, 노인시설, 공원 등 전략용도 시설 조성을 집중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역세권 용도지역 상향은 일자리 창출, 노인·유아 돌봄 등 서울시 정책과 연계된 시설 도입이 전제다.

단지 또는 지역 간 사업성 편차를 줄이기 위해 사업성이 부족한 곳은 기존 가구 수, 지가, 과밀 정도 등이 고려된 사업성 보정계수를 적용해 현재 10~20% 수준인 허용 용적률 인센티브 범위를 20~40%까지 확대해 줄 방침이다.

허용용적률은 지구단위계획이나 재개발 등을 통해 정해지는 인센티브 용적률이다. 예컨대 기준용적률 210%에 허용용적률 20%인 3종 지역에 보정계수 최대로 넣으면 허용용적률이 40%로 올라 분양주택 최대 10%p 늘어나게 된다.

자료제공=서울시사업성 보정계수 적용 예시.

2004년 종 세분화 이전의 주거지역 용적률 체계에 따라 지어져 이미 현행 조례나 허용용적률을 초과해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정비사업 기회를 얻지 못했던 지역은 과밀 정도, 주변 여건 등을 고려해 현황용적률을 인정하고 법적상한용적률의 최대 1.2배까지 추가용적률도 부여할 계획이다. 현황용적률은 건축물 대장상 기재돼 있는 용적률이다.

사업성 확보에서 중요한 요건인 공공기여 부담도 낮춘다. 1종→2종, 3종→준주거로 상향 시 15%를 부담해야 했던 공공기여는 10%로 낮아진다.

공공임대주택 등 지역 필요 시설 또는 전략육성시설을 기부채납 하면 건축물 기부채납 계수를 0.7에서 1.0 올려 인센티브를 더 준다.

또 서울시가 정비사업에서 공공기여로 건설된 공공주택을 매입할 때 적용하는 매입비용 기준이 최근 자잿값, 금리 등을 반영할 수 있도록 개정주기를 단축하고 단가에 물가상승분이 반영될 수 있도록 국토교통부에 적극적으로 건의할 방침이다.

재개발·재건축 시에는 가구 수를 더 많이 늘려 사업성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도로·공원과 같은 기반시설 입체화, 공공시설 고밀·복합화를 통해 추가적인 주택용지를 최대한 확보하도록 도울 계획이다.

속도감 있는 사업 추진을 위한 지원방안도 마련했다. 먼저 접도율 규정을 4m 도로에서 6m 미만 도로로 완화한다. 접도율은 정비기반시설 부족 여부를 판단하는 지표다. 접도율을 완화하면 토지구획정리사업 시행지구도 주민 의사에 따라 정비할 수 있게 되며 서울 시내 재개발 가능 면적은 484만㎡에서 1190만㎡로 증가할 전망이다.

고도·경관지구에 묶여 건축물을 높이 올릴 수 없었던 산자락의 높이 규제도 푼다. 경관지구는 12m에서 20m, 고도지구는 20m에서 45m 이상으로 조정된다.

건축·도시계획·환경·교육 등 위원회별로 해왔던 심의는 한 번의 통합심의로 처리해 인허가 기간을 1년 6개월까지 줄일 계획이다. 서울시는 이미 통합심의위원회를 꾸렸고 다음 달 첫 심의부터 가동된다.

원활한 자금 조달로 추진위원회·조합 등 정비사업 추진 주체가 빠르고 투명하게 사업을 이끌어 나갈 수 있도록 초기 융자 지원을 확대하고 공공주택 매입비도 조기에 지급할 계획이다.

올해는 작년보다 21% 증가한 300억 원을 융자 지원하고 공공주택 매입비 분할 지급 횟수는 7~8회에서 5~6회로 줄일 예정이다.

공사비 갈등으로 인한 공사 중단이 없도록 사업장 집중 관리도 지원한다. 서울시는 표준공사계약서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도록 권장하고 계약을 앞두고 사전 컨설팅, 전문가 지원 등을 지원해 분쟁의 여지를 줄일 방침이다.

공사 중인 사업장에 갈등이 발생하면 코디네이터를 조기 파견해 초기 중재에 나설 생각이다.

유창수 서울시 행정2부시장은 “사업성이 좋은 지역은 현행 제도 안에서 정비가 자연스럽게 이뤄졌지만, 현황용적률이 높은 단지는 공사비 급등까지 덮치면서 동력을 잃었다”며 “이번 지원방안을 통해 침체된 건설 경기에 활력을 불어 놓고 노후 주거지 개선의 길을 열어 쾌적한 주거환경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이투데이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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