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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축구장 400개의 사과밭이 사라진다…올해도 ‘금사과’지속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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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농업 전망 : 사과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분석…사과 재배지 9년간 8.6% 줄 듯

지난해 기후위기와 재배면적 감소로 가격이 급등한 사과값이 올해는 더 심화될 전망이다. 사과 농가가 줄고 사과 재배 면적이 해마다 줄기 때문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1월말 발표한 ‘농업 전망 2024’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3만 3800㏊인 사과 재배면적은 2033년에는 3만 900㏊로 줄 것으로 조사했다. 이는 향후 9년 동안 사과 재배면적이 2900㏊(약 8.6%) 줄어드는 것으로 축구장(0.714㏊) 4000개가 사라지는 셈이다.

과수농가의 주요 소득원으로 자리를 지켜오던 사과, 오르는 가격에 농가들의 소득도 늘어났나 싶었는데 재배지에서도 편치 않은 이야기가 들려온다. 한국 농촌에는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 걸까?

국내 사과 재배지가 지속적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게티이미지뱅크

사과값 1년새 120% 폭등

재배면적 줄고 생산량은 급감

사과는 차례상에 빠지지 않고 오르는 과일이다. 추석과 설이 다가오면 늘 들썩이는 과일 가격이지만 요즘은 상황이 달라 보인다. 팜에어·한경 농산물가격지수(KAPI)에 따르면 사과의 도매가는 3월 2일 기준 ㎏당 5141원으로 전년 대비(2331원) 120.6%나 올랐다. 평년 가격을 훌쩍 넘어선 사과에 선뜻 손이 가지 않는다는 소비자의 목소리가 공감되는 이유다.

이상기후로 사과 생산량이 급감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2023년 사과 생산량은 전년보다 30% 감소한 39만 4000톤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재배면적은 3만4600㏊에서 3만3800㏊로 2.3% 줄었지만 생산량은 더 큰 폭으로 감소한 것이다. 이유가 뭘까?

1990년대 평균 4만 6000㏊에 달했던 사과 재배면적은 수익성이 낮아지자 2000년에는 2만 8000㏊까지 절반이나 줄었다. 2002년 2만 6163㏊로 최저치를 기록한 사과 재배면적은 이후 증가세를 보이며 2008년 3만㏊ 수준을 회복하고 2010년대 평균 재배면적은 3만 2000㏊에 달했다. 농가 소득 증가로 2020년에 들어서는 3만 4000㏊를 넘어섰다.

농업 기술의 발달로 단수(단위 면적당 생산량)가 늘면서 2000대 평균 42만 2000톤이었던 사과 생산량은 2010년대에 49만 2000톤으로 늘어났다. 이후 소폭 감소 후 꾸준한 증가세를 유지하던 사과 생산량은 2023년에 접어들며 큰 폭으로 감소했다.

생산량이 줄어든 주요 원인은 ‘이상기후’다. 봄철 저온 피해(냉해, 서리 등)으로 ‘열매가 맺히는 수량’을 의미하는 착과수가 줄어들고 여름철 잦은 강우와 집중호우로 낙과가 늘어 이전과 같은 생산량을 유지하기 힘든 것이다.

생산량 감소 이유는

봄철 냉해, 여름철 폭우

전국적으로 사과 재배면적은 2% 줄어든 것에 비해 생산량은 30%라는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예년보다 비싼 가격으로 장바구니에 담아야 하는 소비자들의 볼멘소리가 터져 나오지만 생산량 급감은 소비자뿐 아니라 생산자에게도 큰 부담으로 다가온다.

사과 생육에 알맞은 기후 조건을 가지던 영남지역은 2023년 사과 재배면적이 2만3937㏊에 달한다. 2000년에 비해 2%p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71%를 차지하는 사과 주산지다. 하지만 재배면적을 따져보면 경북 지역은 1993년 3만 6021㏊에서 30년만에 44%나 재배지가 줄었다. 이상기후로 인해 사과 생산량이 감소하다 보니 사과 대신 열대작물을 재배하려는 농가들도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사과 주산지가 점차 북상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충청지역은 과수화상병 여파로 재배면적이 이전으로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충청도의 사과 주산지인 충주는 지난 2020년 이후 2년 사이 재배 면적이 40% 가까이 줄었다.

반대로 사과 신규 산지로 떠오르는 강원·경기 지역의 재배면적은 올해 2174㏊로 면적 비중은 6%에 불과하나, 3년만에 재배면적이 194%나 급증했다. 강원도에서는 10년 새 재배면적이 3배 늘어나 사과 주산지가 변화하고 있음을 실감할 수 있다. 재배에 적합한 지역을 찾아 영남지역에서 강원도로 이동하는 농민들도 나타나고 있다.

사과값 급등에 수입 사과 논의 급부상…

사과 수입땐 장기적으로 손해

통계청에 따르면 사과는 지난해 10월 소비자물가 조사 대상 중 전년대비 가격 상승폭이 가장 큰 품목이다. 1년 만에 72.4%나 올랐다. 물가 상승 주범으로 사과가 지목되다 보니 일각에선 정부가 사과 수입 추진을 고려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미국과 뉴질랜드의 사과 수업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기 시작했다는 소문이 들리면서부터다. 사과는 재배농가를 보호하기 위해 현재까지 수입이 이뤄지지 않는 농산품 중 하나다.

사과 수입 추진 중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국내 농가들 사이에서 높아지고 있다. 사과 시장 개방이 배, 단감 등의 다른 과수 품목에도 영향을 미쳐 과수산업 전체를 향한 피해가 우려된다는 의견도 나온다.

2022년 국회 입법조사처는 당장의 물가 안정을 위해 사과를 수입하면 장기적으로는 연간 피해액이 5980억 원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보고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금사과’ 대신 자몽·바나나…

수입과일 풀기 시작한 정부

농림축산식품부는 4일 발표한 ‘2024년 주요업무 추진계획’에서 사과 재배 가능 면적 감소의 심각성을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더해 물가와 관련해 사과 수입 검역협상을 가속화하는 것은 아니고 우리나라에 사과 수입 허용을 요청한 11개국 나라와 검역 협상 절차를 진행 중에 있으며, 물가 안정와 별도로 기존에 진행되고 있던 절차임을 알렸다.

대신 물가 안정을 위해 기존에 수입되던 과일의 유통량을 조정해 장바구니 물가를 진정시키기로 했다. 사과에 몰리는 수요를 줄이고자 수입과일의 할당관세 도입 물량을 대형마트에 배정하기로 한 것이다. 이에따라 3~4월 대형마트에는 바나나 1만 3700톤, 파인애플 3600톤, 자몽 300톤 등을 시장에 공급할 예정이다.

물가 안정을 위해 정부가 과일 가격 잡기에 나섰다. @게티이미지뱅크

소비자가 기존에 선호하던 모양과 다른 비정형과 판매를 촉진하기 위한 노력도 이어간다. 농식품부는 비정형과수 판매를 위해 농협과 전국 APC(농산물산지유통센터) 저장물량을 6월까지 분산 출하한다. 대형유통업체와도 연계해 하나로마트는 3월 1일부터 4월 3일까지 사과 400톤을, 롯데마트는 오는 29일부터 다음 달 6일까지 사과 200톤을 판촉할 예정이다.

더농부 에디터 장지영

제작 총괄: 더농부 선임에디터 공태윤

nong-up@naver.com

더농부

참고=

중앙일보, <'금사과'가격 더 뛸 듯 "축구장 4000개 사과밭 향후 9년새 사라진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전망 2024 (2권)>

한국경제, <"축구장 4000개 면적의 사과밭 사라질 것"…무서운 경고>

한겨레, <충주 사과 씨 마를라…‘과수화상병’ 이후 재배 면적 40% 감소>

JTBC 뉴스룸, <경북 사과 재배 면적 '반토막'…희귀 작물 될 가능성>

이데일리, <"고랭지 배추밭 갈아엎고 사과 농사 지어요"…강원 10년 새 재배면적 3배↑>

동아일보, <물가 올린 주범은 사과?… 소비자물가 상승률 기여도 살펴보니[세종팀의 정책워치]>

농민신문, <과수농가 보호 위해 사과수입 추진 중단 촉구>

부산일보, <농식품부 차관 “사과 재배지역 감소 심각하게 생각”>

한국경제, <"비싼 사과 대신 바나나"…정부, '수입과일' 2만톤 푼다>

조선일보, <[단독] 정부, 사상 첫 사과 수입 추진… “美·뉴질랜드와 협의중”>

조선일보, <10월 소비자물가 3.8% 올라...3개월 연속 오름세>

조선일보, <온난화가 바꾸는 ‘사과 지도’… 강원, 재배면적 247%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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