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방콕(태국), 이성필 기자] 여전히 ‘괴물’이자 ‘철기둥’이었던 김민재(바이에른 뮌헨)의 경기력이었다. 태국의 역습 시도를 정확하게 간파하고 잘라내는 능력은 탁월했다.
김민재는 26일 오후(한국시간) 태국 라자망갈라 국립 경기장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조별리그 C조 4차전 태국전에서 무실점 수비에 기여했다. 팀도 3-0으로 승리하며 3승1무, 승점 10점으로 1위를 달렸다.
김영권(울산 HD)과 호흡한 김민재다. 지난 21일 태국과 3차전에서는 순간적인 대인 방어 실수로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지만, 이번에는 180도 달랐다. 볼이 통통 튀지 않는 고른 잔디 위에서는 김민재의 세상이었다. 오히려 상대가 김민재에 과감하게 도전하다 튕겨 나가는 일이 더 많았다.
무실점 승리는 가장 반가운 일이다. 지난 1월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계속 실점하며 수비가 흔들렸던 대표팀이다. 김민재 스스로도 불만족스러운 경기를 했다.
그는 “오랜만에 무실점했고 경기력에서도 많이 좋아졌다고 생각한다. 이번 경기가 대표팀이 반전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라고 설명했다.
화합과 단합의 경기가 되기에 충분했다. 골 과정에서 모두가 함께 호흡하며 작품을 만들었다. 누구 한 명 빠지지 않는 골이었고 터치라인에서 몸을 풀던 동료들 역시 박수치며 좋아했다.
팀 분위기가 나아졌냐 묻자, 김민재는 “팀 분위기는 좋지 않았던 적은 없었던 것 같다. 분위기는 꾸준히 좋았고 경기력 부분만 나아지면 됐다. 실점을 하지 않고 끝나 다행이다”라고 답했다.
대표팀 안팎에서 나오는 말들을 다들 알고 있다는 김민재는 “선수들이 분위기나 내부에서 나온 이야기들에 대해 당연히 인지하고 있다. 그래서 조금 더 잘하려고 했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아시아 축구의 성장을 아시안컵을 통해 확인했고 태국에도 홈 3차전에서 비기며 이제는 쉬운 경기가 없다는 것도 확인했다. 황선홍 감독도 다른 국가들이 더 나아지고 있어 따라잡히지 않으려면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저희가 느끼기에도 제가 (K리그에) 데뷔할 당시만 하더라도 (수준) 차이가 좀 많이 난다고 생각했다. 이제는 모든 아시아 팀이 많이 상향 평준화된 것 같다. 쉽게 할 수 있는 경기가 없는 것 같다. 매 경기 최선을 다해야 된다”라는 생각을 밝혔다.
뮌헨으로 돌아가면 다시 경쟁의 시간과 마주한다. 대표팀 소집 전 에릭 다이어가 중용, 벤치에서 시작했던 김민재다. 그는 “세 경기 정도를 못 나가고 있었다. 기회를 기다려야 하는 입장이다. 훈련장에서 좋은 수준을 보여주고 있고 게으르게 하지도 않고 잘하고 있다.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라며 염려를 지워달라고 부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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