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4’10 총선에서 6선 고지에 오를 수 있을까.
추 전 장관은 5선 의원,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화려한 이력을 지닌 데다 강력한 여성 정치인 이미지로 ‘추다르크(추미애+잔다르크)’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과 가장 대척점에 서 있던 인물로 꼽힌다.
추 전 장관이 22대 국회에 복귀한다면 윤석열 정부에 맞서는 강력한 목소리로 민주당의 대여투쟁 최전선에 설 것으로 전망된다.
26일 정치권에 따르면 경기 하남갑 지역구는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이용 국민의힘 의원의 대결로 ‘반윤(반윤석열) 대 친윤(친윤석열)’이라는 명확한 구도를 띄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추 전 장관은 문재인 정부 시절 이른바 ‘추윤'(추미애-윤석열)갈등으로 윤 대통령과 마찰이 있었던 관계다. 반면 이 의원은 윤 대통령이 대선 후보였을 때 윤 대통령을 옆에서 수행하고 이후에도 대통령실을 적극 엄호하는 메시지를 내며 ‘윤석열 호위무사’라는 평가를 받았다.
다만 추 전 장관은 이 의원과 비교해 정치적 중량감이 압도적인 것으로 여겨지는데 최근 발표된 여론조사에서 이 의원을 10%포인트 이상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꽃이 지난 20일과 21일 경기 하남갑 선거구에 사는 만 18세 이상 남녀 503명에게 무선가상번호를 활용한 전화면접조사 방식으로 실시한 총선 가상대결 지지율 조사에서 추 전 장관은 44.3%, 이 의원은 32.2%로 집계됐다.
다만 경기 하남갑은 이번 총선을 앞두고 여야의 선거구 개편 합의로 생긴 지역구라는 점은 변수로 분석된다.
하남갑은 천현동’신장동 등 원도심이 포함된 지역으로 도농복합지역이 많아 연령대가 높은 유권자들이 다수 거주하고 있어 국민의힘 정당 지지세가 나쁘지 않다는 것이다.
추 전 장관도 하남갑 전략공천 결정이 내려진 뒤 KBS라디오 전종철의 전격시사에 출연해 “역대 선거를 보면 스윙 보터 지역이고 선거 구도상 대체로 여당 강세인 험지”라고 말했다.
추 전 장관이 이 의원을 꺾고 국회로 돌아온다면 윤석열 정부 견제에 최선봉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추 전 장관 스스로 총선 출마 이유를 윤 대통령 견제로 내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추 전 장관은 22일 MBC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에서 총선 출마를 결심한 이유로 “윤석열 대통령 당선 이후 나라가 너무나 빠른 속도로 무너지는 걸 봤다”며 “여전히 속고 있으실 국민들께 윤석열 검찰총장을 징계했던 법무부 장관으로서 진실을 꼭 알려드려야 되겠다는 강한 책임감도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더구나 총선에서 당선되면 정치적 체급이 더욱 높아질 추 전 장관이 국회의장 같은 중요한 역할을 맡을 가능성도 크다.
국회의장은 관례상 제1당의 최다선 의원이 맡아왔는데 김진표 현 국회의장은 5선이다. 추 전 장관은 이번에 당선되면 6선 의원으로 민주당 내 최다선 의원이 된다.
민주당 지역구 후보자 245명 가운데 당선된다면 22대 국회에서 6선이 될 인물은 조정식 의원과 추 전 장관 두 명 뿐이다.
민주당이 친명(친이재명) 성향으로 재편된 상황에서 조국혁신당을 포함한 야권이 국회 과반 의석인 150석 이상을 확보한다면 추 전 장관이 국회의장이 될 여지가 큰 셈이다.
추 전 장관이 국회의장을 맡게 된다면 ‘첫 여성 입법부 수장’이라는 힘을 바탕으로 윤석열 정부를 더욱 강하게 견제할 수 있게 된다.
민주당은 21대 국회에서 이동관 전 방송통신위원장 탄핵소추안 처리나 간호법안 표결 등이 김진표 국회의장의 뜻에 막혀 지연된 경험을 했다. 민주당이 다수 의석을 확보한다면 김 의장보다 더욱 개혁적 성향의 인물을 국회의장으로 선택할 가능성이 크다는 시각이 많다.
추 전 장관은 14일 경기 하남 출마 기자회견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검찰독재 음모를 분쇄하고 국회의 감시와 견제 기능을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추 전 장관은 1958년 대구에서 태어나 1982년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1985~1995년까지 춘천지법, 인천지법, 전주지법, 광주지법 판사로 일했다. 1995년 당시 정계에 복귀해 새정치국민회의를 창당한 김대중 전 대통령으로부터 정계 입문을 권유받아 입당했다.
5선 의원을 지낸 추 전 장관은 1996년 15대 이후 16대, 18대, 19대, 20대 총선에서 모두 서울 광진을에 출마해 당선됐다. 2017년 민주당 대표에 오른 뒤 얼마되지 않아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 사태가 발생해 탄핵정국을 이끌었다. 2019년 조국 전 법무부 장관 후임으로 법무부 장관에 임명됐으며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징계를 내리는 등 갈등을 빚었다가 2020년 12월 사임했다.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김대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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