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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주류 장르가? 최근 천만관객 돌파에 난리 난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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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재현 감독의 영화 ‘파묘’가 오컬트 영화 최초로 1000만 관객 돌파에 성공했다. 국내에서는 비주류 장르로 여겨지던 오컬트 영화로 이룬 성과라 더욱 의미가 깊다.

연출자 장재현 감독(맨 왼쪽)을 비롯한 영화 '파묘'의 주역들이 지난 22일 서울 시내 한 극장에서 무대인사에 나선 모습. 사진제공=쇼박스
연출자 장재현 감독(맨 왼쪽)을 비롯한 영화 ‘파묘’의 주역들이 지난 22일 서울 시내 한 극장에서 무대인사에 나선 모습. 사진제공=쇼박스

[파묘 1000만] 33일째 정상, 최장기 연속 박스오피스 기록 18년 만에 다시 쓴다

1000만 관객을 돌파한 ‘파묘’가 한국영화 최장기 박스오피스 연속 1위 자리를 겨냥하며 새로운 기록에 도전하고 있다.

맥스무비가 2004년 1월부터 가동된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의 역대 박스오피스 순위(200위)를 기준으로 역대 한국영화 박스오피스(200위) 집계를 전수 검색한 결과에 따르면 ‘파묘’는 25일 현재까지 33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지키고 있다. 2005년 8월14일 개봉해 전국 누적 643만6900명을 불러들인 박광현 감독의 ‘웰컴 투 동막골’과 같다.

또 2006년 7월27일 개봉해 1091만7400명의 관객을 불러 모은 봉준호 감독의 ‘괴물’에 단 하루 모자란 기록이다.

‘파묘’가 26일에도 일별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른다면 ‘괴물’과 똑같은 기간 동안 연속 1위를 차지하면서 18년 만에 새롭게 기록을 쓰게 된다.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공식통계’ 기준으로 26일 현재까지 역대 한국영화 박스오피스 연속 1위는 2004년 2월5일 개봉한 강제규 감독의 ‘태극기 휘날리며’이다. 모두 49일 동안 연속 1위 자리를 지켰다. ‘괴물’은 그 뒤를 이어 한국영화 2위에 올라 있다. 외화까지 포함하면 2009년 12월17일 개봉한 ‘아바타’가 42일, 2022년 12월14일 개봉작 ‘아바타: 물의 길’과 지난해 3월8일부터 선보인 ‘스즈메의 문단속’이 나란히 35일을 기록하고 있다.

다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이 가동된 2004년 당시에는 대체로 서울 극장 관객수를 토대로 각 배급사가 집계한 수치를 박스오피스 순위의 기준으로 삼았다는 점에서 다소 차이가 있다.

영화진흥위원회는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은 “전국통계는 2004년 이후부터 배급사의 협조가 가능한 경우에만 부분적으로 집계됐다”면서 “최근 월 마감한 통계까지만 반영”된 ‘공식통계’도 별도로 게시하며 여기에 서울(극장) 기준을 표시해놓고 있다.

또 각 영화의 개봉 시기와 개봉관수 및 경쟁작 상황 등 배급 환경 등 영화의 흥행 여부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도 다양하다.

하지만 이 같은 점들을 감안하더라도 ‘파묘’의 박스오피스 연속 1위 성적은 눈길을 끈다.

감염병 확산 이후 크게 줄어든 시장규모를 키우고 극장 영화에 대한 관객의 관심을 새롭게 일으켜세우는 데 작은 희망의 씨앗을 뿌리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한국영화는 2000년대 이후 중흥기를 맞으며 이전 시대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질적으로, 양적으로 성장했다.

‘실미도’가 역대 개봉영화 최초로 1000만 관객을 불러 모으며 이후 ‘1000만 관객 시대’를 연 것은 물론, 다양한 장르와 참신한 소재의 확장, 재능을 지닌 영상세대의 성장, 멀티플렉스 극장 체인의 확대 등이 맞물리며 한국영화는 외화를 압도했다.

이후 이어진 호황 속에서 침체기가 없지 않았지만, 한국영화는 해외 수출도 늘려가며 최근 ‘K무비’라 불리는 한류 콘텐츠의 든든한 한 축을 담당해오기도 했다.

그러나 2020년 감염병의 확산은 영화산업 전반에 심각한 위기 상황을 몰고 왔다.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로 극장은 한동안 문을 닫았고, 제작을 끝낸 영화의 개봉은 쉽지 않았다. 관객 역시 줄어들었고, 그 사이를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플랫폼이 파고 들었다. 경영 위기에 처한 각 극장은 영화 관람료를 올렸고, 관객은 크게 부담스러워했다.

결국 최근 2~3년 사이 한국영화계는 매출 규모와 관객수 급감이라는 위기에 맞닥뜨린 채 여전히 감염병 확산 이전 추세로 회복되기를 바라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파묘’는 역시 지난해 1000만 관객을 넘어선 김성수 감독의 ‘서울의 봄’과 함께 위기 상황에서 벗어나려는 한국영화에 새로운 기운을 몰고 왔다.  ‘서울의 봄’도 지난해 11월22일 개봉해 2023년 최장기 박스오피스 연속 1위 기록을 쓰며 6개월 앞서 선보인 ‘범죄도시3’와 함께 다시 한번 ‘1000만 클럽’의 기세를 과시하기도 했다.

영화 '서울의 봄'의 한 장면. 사진제공=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영화 ‘서울의 봄’의 한 장면. 사진제공=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무엇보다 ‘파묘’는 한국에서도 두터운 팬덤을 쌓은 할리우드 스타 티모시 샬라메가 주연한  ‘듄: 파트2’와 ‘웡카’를 제치고, 대중적 확장성이 부족하다고 여겨져온 오컬트 장르 영화의 힘을 새롭게 각인시켰다.

혼령과 정령, 무속신앙과 풍수 등을 소재 삼고 그 위에 우리 역사의 아픔을 덧대어 관객에게 현실감을 안겨주며 공감대를 키운 덕분이다.

또 ‘파묘’는 극장가의 전통적 비수기로 꼽혀온 2월에 개봉해 이 같은 성과를 거뒀다. 역시 비수기라 불리는 11월에 선보여 흥행한 ‘서울의 봄’ 역시 마찬가지다.

감염병 확산의 여진이 채 가시지 않은 상황까지 보태면 두 작품의 성과는 눈부시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에 ‘더 이상 비수기는 없다’는 인식이 국내 영화계에 새롭게 확산하고 있기도 하다.

‘파묘’의 박스오피스 연속 1위 성적은 이 같은 평가를 뒷받침하는 또 하나의 수치이다.

다만 ‘파묘’가 ‘괴물’을 제치고 다시 기록을 쓸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오는 27일 개봉하는 기대작 ‘댓글부대’와 ‘고질라 X 콩: 뉴 엠파이어’가 ‘파묘’를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다.

26일 오전 6시30분 현재 ‘댓글부대’는 25.6%의 실시간 예매율로 18.6%의 ‘파묘’를 제치고 1위에 올라 있다. ‘고질라 X 콩: 뉴 엠파이어’ 역시 16.1%를 나타내 ‘파묘’의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맥스EN
content@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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