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과 미국의 반도체 신경전 속에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이 내달 중국을 방문한다고 미국 정치전문매체 정치매체 폴리티코가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옐런 장관은 지난해 12월 연설에서 중국과 관계를 파열음 없이 관리하겠다며 유화적인 메시지를 냈던 터라 내달 방중으로 양국 간 긴장 관계가 완화될지 기대가 모이고 있다.
폴리티코는 미국 정부 당국자 2명을 인용해 옐런 장관이 다음 달 중국에서 여러 고위급 인사를 만날 예정이라고 전했다. 옐런 장관이 중국을 찾으면 지난해 7월 이후 9개월 만에 재차 방중을 하게 되는 것이다. 옐런 장관은 지난해 금융 문제 해결을 위한 실무그룹 회의를 함께한 허리펑 국무원 부총리 등을 다시 만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방문 시 의제는 최근 옐런 장관의 연설로 유추할 수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옐런 장관은 지난해 12월 연설에서 미국과 중국의 고위급 대면 회의가 양국 관계를 ‘책임 있게 관리’하는 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당시 옐런은 “금융위기를 대하는 경제 정책입안자가 반대편에 있는 상대를 잘 알고, 그들과 빠른 소통을 할 수 있는 상태로 만드는 것은 아주 중요하다”고 말했다고 CNN이 전했다.
이어 옐런 장관은 올해 중국 관련 우선 의제로 중국과 외환 거래의 투명성, 글로벌 금융 위기 공동 대응 등 양국 간 경제 분야 공조를 언급했다. 중국 입장에서는 경기 침체 우려를 막고 미국의 지속적인 대중국 견제 정도를 완화하는 계기로 삼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옐런 장관의 이번 방중이 최근 발생한 반도체 관련 신경전을 완화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중국 공업정보화부(MIIT)는 지난해 12월 자국 정부 기관에서 인텔과 AMD의 마이크로프로세서를 탑재한 개인용 컴퓨터(PC)와 서버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가이드라인을 공개했다. 올해부터 이 지침이 적용돼 마을 단위 조직 이상의 정부 기관은 중국제 프로세서와 운영체계(OS)를 구입해야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지침 적용으로 중국 내 인텔과 AMD의 영향력은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FT에 따르면 지난해 인텔의 최대 시장은 중국이다. 전체 매출 540억 달러 가운데 27%가 중국에서 발생했다. 같은 기간 AMD도 매출 230억 달러 가운데 중국 비중이 15%가량이다. 시장조사업체 번스타인 리서치는 중국 내 서버 프로세서 가운데 23% 정도는 중국제로 전환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사정이 급한 AMD는 중국과 물밑 협상에 나섰다는 소식도 들려왔다. 24일 중국 상무부에 따르면 리사 수 AMD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왕원타오 상무장관을 만나 미·중 경제 무역 관계와 중국과 AMD 관계 발전을 두고 의견을 나눴다. 리사 수 CEO는 중국이 AMD의 글로벌 전략으로 눈여겨보는 곳 중 하나이며, 앞으로 중국 내 투자를 확대하고 현지 파트너사와 협력해 중국 시장에 더 나은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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