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LG전자가 집 밖으로 눈을 돌렸다. 호텔 시장에서 신규 매출 확보에 나선 것이다. 상업용 수요가 많은 TV, 사이니지 등 스크린 제품과 호텔 서비스를 혁신할 로봇이 양사의 블루오션으로 주목받는 분야다.
삼성전자는 최근 아태지역의 대표 랜드마크인 싱가포르 ‘마리나 베이 샌즈 (Marina Bay Sands)’에 스마트 사이니지와 호텔TV를 대거 공급했다. 마리나 베이 샌즈의 3개 호텔 타워에는 4K 화질의 75인치 호텔 TV 및 85∙98인치 스마트 사이니지가 설치됐다. 투숙객에 초대형∙초고화질 시청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양사의 합작품이다.
마리나 베이 샌즈의 최상위 객실인 체어맨 스위트(Chairman Suite)에는 삼성전자의 마이크로 LED 기술력이 집약된 초고화질 디스플레이 ‘더 월’을 설치했다. 체어맨 스위트에 설치한 더 월은 146인치 크기와 4K(3840×2160) 해상도를 지원한다. 베젤이 없는 슬림한 디자인으로 압도적 몰입감을 선사하는 것이 특징이다. 더 월을 호텔 객실용 스크린으로 설치한 곳은 마리나 베이 샌즈가 아태지역에서는 최초다.
삼성전자는 2023년 중동 두바이의 초호화 호텔&리조트 ‘아틀란티스 더 로열’의 최상위 객실인 로열 맨션에 146인치 4K 해상도의 더 월을, 호텔 객실 및 레지던스에는 4K 화질의 호텔 TV를 설치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업계 최고 디스플레이 기술력을 바탕으로 호텔업계 프리미엄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브랜드 위상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LG전자는 로봇을 미래사업의 한 축으로 삼고 육성하고 있다. 최근엔 인공지능(AI) 클로이 로봇을 앞세워 호텔 서비스 분야에서 고객경험(CX) 혁신에 속도를 낸다.
LG전자는 최근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 조선 서울’ 호텔에서 조선호텔앤리조트와 ‘호텔 서비스 업무 효율화 및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서비스 로봇 개발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양사는 ▲호텔에서 활용 가능한 카트형 로봇 개발 및 공동 실증 사업 ▲카트형 로봇의 최적화를 위한 프로세스 구축 ▲호텔 로봇 솔루션 적용 확대 등을 단계적으로 진행한다.
호텔에서 활용되는 로봇은 객실 투숙객이 이용하는 복잡한 공간에서 직원과 함께 다양한 업무를 수행한다. 이를 위한 ▲AI 기반의 정교한 자율주행 ▲동작 제어를 위한 통신 기술 ▲주변 정보를 수집하는 센서 및 빅데이터 처리 등 고도화된 관제 기술이 중요하다.
LG전자는 클로이 캐리봇(CLOi CarryBot)을 활용해 객실 정비용 카트, 식자재 무인 운반 등 다양한 용도로 이용하는 로봇을 개발한다. LG 클로이 캐리봇은 본체 뒤에 대량의 물건을 적재해 목적지로 운반하는 데 특화된 물류 로봇이다.
주로 스마트 물류 거점 등에서 활용되는 클로이 캐리봇을 호텔에 최적화된 형태로 개발∙공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단순, 반복, 무거운 운반 업무는 로봇에 맡겨 효율성을 높이고 직원은 고객을 위한 핵심 서비스에 집중하게 된다.
노규찬 LG전자 로봇사업담당 상무는 “서비스 로봇은 다양한 공간에서 활용하기 위해 AI부터 통신, 관제를 아우르는 고도화된 기술을 요구한다”며 “일찍부터 쌓아 온 차별화된 로봇 솔루션 역량을 토대로 고객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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