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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각각 10년 이상 직장생활을 하며 5억 원 가량의 자본금을 마련한 한 부부와 내 집 마련에 관해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 이 부부는 좀 더 빠르게 내 집 마련에 나서지 못한 점을 후회하면서도, 매매가격이 약세를 이어가는 지금을 내 집 마련에 나쁘지 않은 시기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내 집 마련을 하기로 마음을 먹고 부동산 어플리케이션을 열자 새로운 복병이 나타났다. 과연 ‘어느 정도 시세의 집’을 검색해야 할 지를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왜 이를 두고 망설였냐는 질문에 이 부부는 “이 자본금을 갖고 얼마짜리 집을 봐야 할지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이들처럼 많은 사람들이 내 집 마련 금액의 기준에 대한 고민을 갖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집 마련에 필요한 자본금
주택을 구입하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변수는 정확한 자본금의 규모다. 내 집 마련을 준비하고 있지만 주택 구입 시점에 내가 확보할 수 있는 자금의 규모를 명확히 파악하지 못한다면, 사실상 내 집 마련의 첫 단추를 잘못된 구멍에 끼운 것과 같다. 자본금 규모를 확정하더라도 이 중 5%는 실제 주택구입에 활용할 수 없는 부대비용으로 구분해야 한다. 9억 원의 집을 구입할 때 취득세와 중개 수수료, 이사 비용 등 약 4000만 원이 드는 것처럼, 어느 정도의 필요 경비는 사전에 제외할 필요가 있다.
자본금이 확정된 다음부터는 본격적인 차입금(레버리지)을 얼마나 활용할 수 있을 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이때 ‘1-50-1500’ 규칙을 기억하면 대출 가능 금액을 쉽게 계산할 수 있다. ‘1-50-1500’은 ‘대출금 1억 원당 매달 원리금 50만 원에 연소득 1500만 원’을 줄인 것으로, 가장 일반적인 주택담보대출 상황을 가정한 수치다. 우선 ‘1-50’은 주택담보대출 금액 1억 원이 늘어날 때마다 매달 원리금 상환액이 50만 원씩 늘어난다는 의미로, 30년 간 연 이자 4%로 대출을 활용하는 경우를 가정하고 있다.
예를 들어 내가 매달 150만 원을 주택담보대출 원리금을 갚는데 사용할 수 있다면 최대 대출 가능 금액은 약 3억 원 수준이라고 유추할 수 있다. ‘1-1500’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계산하는데 있어 1억 원의 대출이 늘어날 때마다 필요한 소득 수준으로, 부부 합산 소득이 3000만 원이면 2억 원, 6000만 원이면 최대 4억 원까지 대출이 가능하다고 가늠할 수 있다. 만약 자본금 3억 원을 가지고 연 소득이 부부 합산 7000만 원인 이들이 내 집 마련을 검토한다면, 이 규칙에 따라 최대 4억 원의 주택담보대출을 활용해 7억 원 미만의 주택 구입을 고려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물론 주택담보대출의 금리나 DSR 적용 조건은 개인의 신용도나 대출 상품의 성격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에 구체적인 수치는 달라질 수 있다.
갭투자를 고민하고 있다면
당장 실거주를 위해 주택을 구입하는 것이 아니라 가까운 미래를 대비한 ‘갭투자’를 고민하는 경우에는 추가적으로 고려할 사항이 있다. 첫 번째는 미래 시점에 나의 소득과 자본금이 얼마나 더 증가할 수 있을지를 예상하는 것이다. 이 때 현재 임차인의 전세보증금액이 미래 자본금 증가액과 주택담보대출 가능 금액의 합계를 넘지 않아야 한다. 그래야 미래에 안정적인 실거주가 가능해진다. 두 번째는 내가 임차인으로 거주하는 집의 전세대출은 최대 2억 원을 넘을 수 없다는 점이다. 그래서 갭투자를 고민하는 경우에는 내 거주 형태가 월세나 반전세가 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자금계획을 세워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내 집 마련에 정해진 길은 없다고 말하지만, 의사 결정에 기준이 되는 다양한 이정표는 필요하다. 지름길을 찾기보다 올바른 방향성을 갖고 우보천리(牛步千里)의 꾸준함으로 성공적인 내 집 마련의 목표를 이루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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