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분양시장에서 구도심 단지가 강세를 보였다. 청약접수가 많았던 5곳 중 4곳은 구도심이었다. 인프라가 갖춰진 주택 노후화 지역에 신축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인기를 끈 것으로 보인다.
22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 분양시장에서 청약접수가 많았던 단지는 △청주 가경아이파크(6만9917건) △둔산자이 아이파크(4만8415건) △원봉공원 힐데스하임(3만7222건) △청주 신영지웰푸르지오테크노폴리스센트럴(3만4886건) △대연디아이엘(1만8837건) 순으로 나타났다.
청약 신청 상위권에 든 5개 단지 가운데 청주 신영지웰푸르지오테크노폴리스센트럴을 제외한 4개 단지 모두 구도심에 위치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특히 청주 가경아이파크는 청약 경쟁률이 최고 98.61대 1까지 오르며 청주시 내 역대 최고 경쟁률을 갈아치우기도 했다.
구도심에 위치한 만큼 기존에 갖춰져 있는 다양한 주거 인프라를 바탕으로 한 풍부한 수요 때문으로 보인다. 이에 더해 생활 인프라가 완성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는 신도시 및 택지지구에 비해, 입주와 동시에 편리한 주거생활이 가능하다는 장점 때문에 인기가 더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방에서는 지하철 노선이 구도심을 위주로 연결돼 있어 지하철 인근 신축 아파트는 더욱 귀하다.
구도심 내 주택 노후화로 인한 신축 수요가 많다는 점도 인기 요인으로 꼽힌다. 아파트 연식이 짧을수록 특화설계나 내부 조경, 단열 등 다양한 장점들을 기대해 볼 수 있다. 특히 100% 지하화된 주차장으로 안전하고 주차대수도 넉넉해 아침 주차 전쟁을 피할 수 있다는 점이 신축의 매력으로 꼽힌다. 최근 신축 아파트들은 대부분 주차장도 광폭으로 설계해 여유로운 주차가 가능하다.
지방 구도심 내 신축 아파트의 인기는 청약에서뿐 아니라 분양권 거래에서도 포착된다. 분양권이 수천만 원 프리미엄이 붙어 거래되는 경우도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7월 부산 남구에 분양한 ‘대연 디아이엘’ 84㎡형 분양권이 최근 최고 5000만 원 수준의 웃돈이 붙어 거래됐다. 경남 창원 의창구에 내년 입주를 앞둔 ‘창원롯데캐슬포레스트’ 역시 분양가 대비 3~4000만 원 높은 가격으로 다수 거래가 이뤄졌다.
분양가 상승 기조가 지속되면서 주거 선호도가 높은 지역의 신축 아파트의 인기는 지속될 전망이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발표한 ‘1월 민간아파트 분양가격 동향’에 따르면 1월 말 기준 전국 민간아파트 평균 분양가는 3.3㎡당 1743만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월 분양가(1571만 원)와 비교하면 상승률은 10.9%가 넘는 것이다. 서울시의 경우 같은 기간 상승률이 21% 수준으로 두 배가량 높은 상승세를 보였다.
업계 관계자는 “지방의 경우는 살던 곳을 떠나지 않으려는 경향이 상대적으로 강한 편이어서 구도심 새 아파트가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며 “구축 아파트의 주요 단점으로 꼽히는 주차 문제나 삶의 질을 높여주는 다양한 커뮤니티 시설 등 핵심적인 선호 요인들이 많아 주변 구축과 가격 차이도 많이 나는 편”이라고 말했다.
수요가 높은 만큼 전국 구도심 신규 분양이 올해에도 잇따라 예정돼 있다. 3월 김해에서는 15년 이상 아파트 비율이 약 80%에 달하는 구산동에 ‘김해 구산 롯데캐슬 시그니처가’ 분양에 나설 예정이다. 대전에서는 중구 문화2구역 재개발로 ‘e편한세상 서대전역센트로'(총 749가구)가 3월 분양을 예정하고 있다. 현대건설, 현대엔지니어링 컨소시엄은 대전 서구에 ‘힐스테이트 가장더퍼스트’를 분양할 예정이다. 10년 이상의 노후 아파트가 밀집된 김포시 북변동에서도 공급이 이어진다. 우미건설은 4월 김포시 북변3구역을 재개발해 짓는 ‘김포 북변 우미린 파크리브’를 분양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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