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억 달러(약 26조 원)에 달하는 칩스법(Chips Act·반도체지원법) 보조금을 받아낸 인텔의 팻 겔싱어 최고경영자(CEO)가 “제2의 칩스법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지나 러몬도 미 상무장관 또한 앞서 인텔 파운드리포럼(IFS) 2024에서 제2 칩스법의 필요성을 언급한 바 있어, 미 정부 차원의 추가적인 지원안이 나올 가능성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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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현지 시간) 겔싱어 CEO는 워싱턴포스트(WP)가 주최한 포럼에 참석해 “30년 간 미국이 반도체 산업을 잃어왔는데 3~4년 만에 법 하나로 고칠 수는 없다”며 “반도체 생태계 선순환을 시작하고 경쟁국과 비용 격차를 좁히려면 모든 공급망의 리쇼어링이 요구되고 이를 돕기 위해 제2 칩스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미국 반도체 제조업이 30여 년 간 비용절감만 추구하며 아시아에 패권을 넘겼고, 지난 세월을 복구하기 위해서는 더 큰 지원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겔싱어 CEO는 제2 반도체법이 세제 혜택에 집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내놨다. 기업 입장에서는 단발성 보조금보다는 지속 가능한 세금 감면이 더욱 의미 있다는 입장이다. 그는 “일정 수준의 보조금이 필요하고 지속 가능한 세제 정책에 더 집중해야 한다”며 “생산 자본 투자에 대한 세액 공제와 지속적인 연구개발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이 계속해 정부를 찾아 지원받지 않을 수 있도록 경제적 지속가능성을 창출하는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겔싱어 CEO는 인공지능(AI) 발달에 따라 폭증할 컴퓨팅 수요를 감당하기에 현 칩스법이 미흡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그는 샘 올트먼 오픈AI CEO와 나눈 대화를 소개하며 “올트먼이 AI 수요를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1만 배 이상의 연산력이 필요하다고 했다”며 “AI가 반도체 산업의 전반적 성장을 가속할 것”이라고 했다.
겔싱어 CEO의 발언은 인텔이 예상치를 2배가량 뛰어넘는 칩스법 사상 최대 지원금을 타낸 직후 나온 것이다. 인텔은 85억 달러의 직접보조금과 110억 달러의 대출지원 등 총 200억 달러에 가까운 보조금을 타냈다. 칩스법 직접보조금 총 예산이 527억 달러임을 감안할 때 엄청난 수치다. 인텔은 여기에 1000억 달러에 달하는 미국 내 반도체 생산 투자에 대한 최대 25% 세액공제도 신청할 계획이어서 실질적인 지원액은 더욱 커질 수도 있다. 전날 미 애리조나 인텔 반도체 파운드리 건설 현장에서 열린 보조금 지급 발표 행사에는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참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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