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메뉴 바로가기 (상단) 본문 컨텐츠 바로가기 주요 메뉴 바로가기 (하단)

‘PA 불법’ 규정했던 정부·언론 태세 전환? 의사 파업 병원 현실은

미디어오늘 조회수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는 21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의생명연구원 1층 윤덕병홀에서 ‘의사인력 증원, 이렇게는 안된다’를 주제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의사파업에 따른 의료현장 실태를 밝혔다. 사진=김예리 기자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는 21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의생명연구원 1층 윤덕병홀에서 ‘의사인력 증원, 이렇게는 안된다’를 주제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의사파업에 따른 의료현장 실태를 밝혔다. 사진=김예리 기자

“지금 의사와 정부의 갈등 속에서 숨겨진 책임 주체가 있는데 병원장들이다. 의사들이 의료 현장에 나오도록 설득해야 하는데 아무런 조치하지 않은 채, 피해는 안 보려 노동자와 환자들에게만 책임을 떠넘기려 하고 있다. 의사와 정부도 마찬가지지만, 병원장도 자기 역할을 이제 해야 한다.”(이상윤 직업환경의학 전문의, 건강과대안 책임연구위원)

병원들이 의사 파업에 따른 금전 손실을 피하려 간호사들에 무급휴가를 강요하거나 업무 범위를 강제로 넓히고, 업무를 무리하게 재배치하는 등 불법 상황을 만든다는 현장 증언이 나왔다. 정부가 공공의료 역할을 축소하면서 의사에게 경제적 유인을 제공하는 방식으로는 지역 필수의료 공백을 해결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왔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는 21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서 ‘의사인력 증원, 이렇게는 안된다’를 주제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의사파업에 따른 의료현장 실태를 밝혔다. 전날인 20일 정부는 늘어난 의과대학 입학정원 2000명의 대학별 배분안을 발표했다.

100여개 직역 보건의료시설 노동자가 속한 의료연대본부는 전국 10개 대학병원과 의료원을 조사한 결과 ‘비상경영에 따른 인력유연화’라는 이름으로 병원측이 각종 불법·탈법 상황을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강원대병원과 충북대병원, 제주대병원, 대구가톨릭대병원, 동산의료원, 서울대병원, 경북대병원, 동아대병원 등이다.

병원들은 의사 부족을 이유로 환자를 받지 않고 각 최대 9개 병동을 폐쇄하거나 통합 운영하고 있다. 여기서 일하던 간호사들은 무급휴가를 보내거나 타 병동으로 강제 배치하고 있다. 근로기준법(46조 휴업수당)은 회사의 사유로 휴업할 경우 임금의 70% 이상을 지급하도록 한다. 한 병동당 일반적으로 20명의 간호사들이 근무한다고 보면, 조사된 10개 병원의 피해 간호사는 600여명으로 집계됐다.

박경득 의료연대본부장은 “서울대병원은 단체협약에 따라 100%를 줘야 한다”며 “그러나 병원들은 이 돈 아껴보자고 무급휴가 또는 배치 전환 중에 선택하라고 종용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서울대병원은 간호부 근무조별 인원수를 줄이지 않기로 단체협약을 두고 있지만 병원이 병상수와 함께 조별 인원수도 줄였다. 언론 주목을 더 받지 못하는 다른 병원 노동자도 생계 곤란을 겪고 있다. 간병노동자 조합원 1000명에게 설문한 결과 이들은 월 소득이 42% 가량 줄어들었다고 한다.

병원 방침은 환자 생명에도 위험을 전가하는 실정이다. 병원 측은 무급휴가나 다음달 휴일(오프)를 당겨쓰는 ‘마이너스 오프’를 거부하는 간호사들에는 타 병동(타 과)에 재배치하고 있다. 김동아 의료연대본부 정책부장은 “간호사가 장비 모니터, 기계 작동 부분이 숙련되지 않고 바로 현장에서 환자를 보려면 의료사고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이상윤 정책위원은 “의료업무는 숙련성을 필요로 하고, 내과와 외과는 쓰는 은어와 준말 자체가 다르고, 약 단위도 다르른데 갑자기 병동을 바꿔 투입한다? 용어부터 못 알아들을 것”이라고 했다.

▲서울대병원분회 대의원들이 ‘의사인력 증원, 이렇게는 안된다’를 주제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피켓을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김예리 기자
▲서울대병원분회 대의원들이 ‘의사인력 증원, 이렇게는 안된다’를 주제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피켓을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김예리 기자

PA(진료보조) 간호사를 불법으로 규정했던 정부와 언론이 태세를 전환해 간호사에게 의사 업무를 전가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서울대병원에선 신규 간호사에게 업무를 전가하고 간호사가 법적 문제로부터 보호되는지 물으면 부서장이 ‘병원 돌아가는 상황 모르냐’고 묻는 사례도 접수됐다.

간호사인 정유지 강원대병원분회 사무장은 “2018년 PA 진료지원 간호사들은 불법행위자로 낙인이 찍힌 채 보건소 및 경찰 조사를 받고 많은 언론에 가십거리가 됐다”며 “그때 복지부는 강원대학교 병원 PA간호사 불법행위를 엄벌하겠다고 밝혔지만 결국 명확한 해결 방안을 가져오지 못했다”고 했다. 박경득 본부장은 “한국 PA는 의사 부족 문제로 만들어졌는데, 이때다 싶어 시범사업에 나서면서 가짜 의료개혁의 실태를 보여주고 있다”고 했다.

이들은 “의사 증원이 꼭 필요하지만, 윤석열 정부의 지금 방식으로는 시민의 요구를 충족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상윤 정책위원은 정부의 의대증원안을 두고 “방향이 틀린 물길을 바꾸지 않고 물을 더 넣겠다”고 하는 모양에 빗댓다. 공중보건장학제도나 높은 연봉 등 경제적 유인 정책을 써도 의사가 지역 필수의료에 모이지 않는 상황에서 정부가 실패한 정책을 재탕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정부가 적극 의지와 실력을 행사해 (지역 필수과에 의사를 의무배치해) 성과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는 21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의생명연구원 1층 윤덕병홀에서 ‘의사인력 증원, 이렇게는 안된다’를 주제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의사파업에 따른 의료현장 실태를 밝혔다. 사진=김예리 기자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는 21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의생명연구원 1층 윤덕병홀에서 ‘의사인력 증원, 이렇게는 안된다’를 주제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의사파업에 따른 의료현장 실태를 밝혔다. 사진=김예리 기자

박경득 본부장은 “윤석열 정부가 증원하겠다는 의사 인력도 ‘우리는 공공재가 아니다, 의사면허 내돈내산이다, 내가 내 돈 내고 면허 취득했다’는 거지 않나. 민간이든 공공이든 어디든 강제하지 않는 증원을 정부는 얘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본부장은 “공공병원 건립을 취소하고 있는 공공병원도 지원 안 하면서 도대체 (늘어난) 의사들이 지역 어디서 일할 수 있느냐”며 “우리의 요구는 명확하다. 공공병원 설립과 확대”라고 했다.

미디어오늘
content@www.newsbell.co.kr

댓글0

300

댓글0

[AI 추천] 랭킹 뉴스

  • 尹대통령 “부총리급 ‘저출생대응기획부’ 신설…교육·노동·복지 등 사회부처 이끌게 할 것”
  • 구글, 보급형 스마트폰 '픽셀 8a' 공식 출시
  • 합리적인 가격으로 메리트 높아지는 '현대 테라타워 구리갈매'
  • 현대차 美 합작사 모셔널, 인력 줄이고 자율주행 상용화도 연기
  • 윤 대통령 "국민소득 5만달러 꿈 아냐…복지·시장정책 하나로"
  • 현대모비스, 울산 전기차 부품공장 만든다...900억원 투자

[AI 추천] 공감 뉴스

  • “빠르고 강력한 EV9 등장에 국내외 발칵!” 기아 EV9 GT 출시 예고
  • KAMA, '제21회 자동차의 날' 개최…“中 대응 미래차 전환 서두르자”
  • 플랫폼·콘텐츠 고르게 성장한 카카오…'카카오톡'·'AI' 주력
  • "기사들도 전기차 손절" 요즘 택시, '이 자동차'가 대세 됐습니다
  • 윤 대통령 "국민소득 5만달러 꿈 아냐…복지·시장정책 하나로"
  • 현대차 美 합작사 모셔널, 인력 줄이고 자율주행 상용화도 연기

당신을 위한 인기글

  • 매일쓰게되는 무신사뷰티 추천템
  • ‘성남 맛집 추천’ 다양한 세대가 공존하는 모란 맛집 BEST 3
  • KBS 네번 탈락했지만 이제는 KBS 간판 된 연예인
  • “중국과 손잡고 새로운 전기차 만든다” 했던 브랜드, 차세대 모델의 제원 공개…
  • “무판 오토바이에 절도, 무단 침입!” 갈 때까지 간 요즘 학생들
  • “포르쉐 사려다 기아차 산다고?” 가성비 끝판왕 고성능 스포츠차 나왔다!
  • “발등에 불떨어진 KGM” 서울 강남 공략해 액티언 알린다
  • ‘뺑소니 무죄라고?’.. 압구정 롤스로이스 男, 판결에 네티즌들 ‘격분’

함께 보면 좋은 뉴스

  • 1
    비투비, 만찢 비주얼! 'Be Alright' 단체포토 공개

    연예 

  • 2
    “이거 아주 물건인데?” 풀라인업을 공개한 2천만 원대 가성비 소형 SUV

    차·테크 

  • 3
    송혜교, 강민경이랑도 친했어? 43살 생일 파티에 깜짝 인맥 공개

    연예 

  • 4
    제네시스 G70, 결국 단종 수순? 스포츠 세단의 끝은 어디로?

    차·테크 

  • 5
    "오프로드의 전설 G바겐 한정판" 벤츠 G 580 '에디션 원' G-클래스

    차·테크 

[AI 추천] 인기 뉴스

  • 尹대통령 “부총리급 ‘저출생대응기획부’ 신설…교육·노동·복지 등 사회부처 이끌게 할 것”
  • 구글, 보급형 스마트폰 '픽셀 8a' 공식 출시
  • 합리적인 가격으로 메리트 높아지는 '현대 테라타워 구리갈매'
  • 현대차 美 합작사 모셔널, 인력 줄이고 자율주행 상용화도 연기
  • 윤 대통령 "국민소득 5만달러 꿈 아냐…복지·시장정책 하나로"
  • 현대모비스, 울산 전기차 부품공장 만든다...900억원 투자

지금 뜨는 뉴스

  • 1
    또 '벤츠 전기차' 화재 이번에는 '충전 중'... 불이 난 벤츠 'EQC400 4MATIC' 국내산 배터리 탑재된 것으로 확인

    차·테크 

  • 2
    '20kg 빠질 기세' 체중감량에 이 악문 韓 야구 대명사, 염갈량 평가도 달라졌다 [MD이천]

    스포츠 

  • 3
    [V리그] '이한비·장위 33점' 페퍼저축은행, 도로공사 꺾고 7연패 탈출

    스포츠 

  • 4
    "전기차 부럽지 않아" 팰리세이드 풀체인지 2.5 하이브리드 V2L 용량 약 '2배' 증가

    차·테크 

  • 5
    6.2리터 V8 대신 2.7리터 터보? 신형 타호 터보

    차·테크 

[AI 추천] 추천 뉴스

  • “빠르고 강력한 EV9 등장에 국내외 발칵!” 기아 EV9 GT 출시 예고
  • KAMA, '제21회 자동차의 날' 개최…“中 대응 미래차 전환 서두르자”
  • 플랫폼·콘텐츠 고르게 성장한 카카오…'카카오톡'·'AI' 주력
  • "기사들도 전기차 손절" 요즘 택시, '이 자동차'가 대세 됐습니다
  • 윤 대통령 "국민소득 5만달러 꿈 아냐…복지·시장정책 하나로"
  • 현대차 美 합작사 모셔널, 인력 줄이고 자율주행 상용화도 연기

당신을 위한 인기글

  • 매일쓰게되는 무신사뷰티 추천템
  • ‘성남 맛집 추천’ 다양한 세대가 공존하는 모란 맛집 BEST 3
  • KBS 네번 탈락했지만 이제는 KBS 간판 된 연예인
  • “중국과 손잡고 새로운 전기차 만든다” 했던 브랜드, 차세대 모델의 제원 공개…
  • “무판 오토바이에 절도, 무단 침입!” 갈 때까지 간 요즘 학생들
  • “포르쉐 사려다 기아차 산다고?” 가성비 끝판왕 고성능 스포츠차 나왔다!
  • “발등에 불떨어진 KGM” 서울 강남 공략해 액티언 알린다
  • ‘뺑소니 무죄라고?’.. 압구정 롤스로이스 男, 판결에 네티즌들 ‘격분’

추천 뉴스

  • 1
    비투비, 만찢 비주얼! 'Be Alright' 단체포토 공개

    연예 

  • 2
    “이거 아주 물건인데?” 풀라인업을 공개한 2천만 원대 가성비 소형 SUV

    차·테크 

  • 3
    송혜교, 강민경이랑도 친했어? 43살 생일 파티에 깜짝 인맥 공개

    연예 

  • 4
    제네시스 G70, 결국 단종 수순? 스포츠 세단의 끝은 어디로?

    차·테크 

  • 5
    "오프로드의 전설 G바겐 한정판" 벤츠 G 580 '에디션 원' G-클래스

    차·테크 

지금 뜨는 뉴스

  • 1
    또 '벤츠 전기차' 화재 이번에는 '충전 중'... 불이 난 벤츠 'EQC400 4MATIC' 국내산 배터리 탑재된 것으로 확인

    차·테크 

  • 2
    '20kg 빠질 기세' 체중감량에 이 악문 韓 야구 대명사, 염갈량 평가도 달라졌다 [MD이천]

    스포츠 

  • 3
    [V리그] '이한비·장위 33점' 페퍼저축은행, 도로공사 꺾고 7연패 탈출

    스포츠 

  • 4
    "전기차 부럽지 않아" 팰리세이드 풀체인지 2.5 하이브리드 V2L 용량 약 '2배' 증가

    차·테크 

  • 5
    6.2리터 V8 대신 2.7리터 터보? 신형 타호 터보

    차·테크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