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김영택 기자) |
[알파경제=김영택 기자] 고 임성기 창업자의 아들들인 임종윤·종훈 한미약품 사장이 최근 한미사이언스와 OCI 통합에 반대 목소리를 높였다.
오는 28일 한미사이언스 주주총회에서 어머니인 송영숙 한미그룹 회장 등과의 표대결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은 21일 서울 여의도 전국경제인협회 FKI타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한미 창업자가 물려주신 위대한 유산은 한미의 친구, 한미의 임직원, 한미의 고객, 한미의 주주님들”이라면서 “이들이 주인이 되는 사회적 기업을 약속 드리면서 모든 걸 제자리로 돌려 놓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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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종윤 사장, 국민연금에 스튜어드십 코드 행사 요청
특히 임종윤 사장은 주총을 앞두고, 한미사이언스 지분 7.38%를 보유하고 있는 국민연금기금이 한미그룹과 OCI그룹 합병과 관련 적극적으로 스튜어드십 코드를 행사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한미와 OCI가 합병할 경우 거버넌스가 굉장히 불투명해 향후 분쟁의 소지가 지속될 수 있다”면서 “기업의 경영권 불안정이 생길 경우를 악용해 이득을 챙기는 것에 대한 우려가 있는데, 제도와 법망을 빠져나가는 기분이 든다”고 설명했다.
임종윤 사장은 한미와 OCI의 합병이 국내의 제도를 교묘하게 빠져나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처음에는 경영능력이 부족한 경영자의 문제라고 봤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우리나라에 이런 비즈니스 모델이 생길까 봐 우려스럽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일괄 계약으로 인수합병을 해야 하는데 유상증자와 개인 간 거래를 각각 계약으로 나눠서 문제가 없다는 듯이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한미와 OCI 통합은 불완전 거래로 판단, 이런 비즈니스 모델이 합법화된다면 굉장한 사회적 문제가 될 수 있다”면서 “공정거래위원회, 금융감독원 등이 이 사안을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동석한 임종훈 사장은 “한미약품에 입사해 영원사원으로 시작했다”면서 “한미약품은 영업사원 사관학교라는 별명이 있고, 이는 현장에 답이 있다는 창업주의 경영철학이 담겨 있다”고 허심탄회 속내를 꺼냈다.
그는 “다른 업종의 회사(OCI그룹)가 경영에 참여한다는 게 당황스럽다”면서 “한미가 더 성장하기 위해서는 회사의 문화와 철학, 가치를 잘 아는 사람이 해야하고, 기회를 준다면 회사를 정상화시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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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동국 회장 11.52%, 국민연금 7.66%…누구 손 들어주나
현재 송영숙 한미그룹 회장과 장녀 임주현 전략기획실장이 각각 11.66%와 10.20%로 21.86% 지분을 확보했다.
반면 아들들인 임종윤·임종훈 사장이 각각 9.91%, 10.56%로 20.47% 지분을 갖고 있다.
이런 상황속에서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11.52%), 국민연금(7.66%)이 이번 주총에서 누구의 손을 들어주느냐에 따라 사실상 한미와 OCI의 통합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임종훈 사장은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과의 연락 여부에 대해서 “신동국 회장께서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아직 결정을 안한 것으로 안다”면서 “(신동국 회장께서는) 한미의 발전을 함께 했고, 앞으로도 함께하실 분이기 때문에 현명한 판단을 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임종윤 사장은 마지막으로 “어머니와 동생은 통합 후에도 경영권이 그대로 유지된다고 생각하고 있다”면서 “경험이 부족하다 보니 검토가 덜 된 것인지, 검토 채널이 오염된 건지 너무도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계약 내용 자체가 완전하지 않다면 지금이라도 중단하는 게 맞다고 설득하고 있다”면서 “개인적 생각으로 분쟁을 이용해 이득을 취하는 거간꾼(라데팡스)이 있다고 확정할 수 없으나, 전문적 시각을 갖춘 금융감독원이나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철저히 지켜봐야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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