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예린 기자] 서진시스템이 미국 램리서치와 손잡고 베트남에 반도체 거점을 구축한다. 삼성에 이어 램리서치와의 동맹을 확대하며 글로벌 기업으로서 입지가 공고해지고 있다.
베트남 정부공보(VGP)는 20일(현지시간) 램리서치가 서진시스템과 협력해 반도체 공장을 설립하고 현지 공급망을 확보한다고 발표했다. 1단계 예상 투자 규모는 10~20억 달러(약 1조3260억~2조6530억원)다.
팜민찐 베트남 총리는 이날 카르틱 라모한 램리서치 그룹 부사장 겸 글로벌 운영 책임자와 전동규 서진시스템 대표이사 등 양사 관계자와 회동해 이같은 투자 계획을 확인받았다. 동석한 기획투자부 등 관계 부처는 램리서치와 서진시스템에 우대 정책과 인센티브 등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서진시스템과 램리서치는 합작 시설을 통해 베트남 내 안정적인 반도체 제조 생태계를 마련한다는 목표다. 서진시스템의 부품 등을 활용, 램리서치의 반도체 제조 장비를 생산할 것으로 예상된다. 양사는 생산 효율성을 개선하고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합작 투자를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램리서치는 서진시스템 반도체 장비 부문 사업의 최대 고객사다. 2015년 인수한 자회사 ‘텍슨’을 통해 램리서치 한국 생산법인과 램리서치 협력사인 싱가폴 ‘UCT’에 관련 장비를 납품한다. 베트남 거점이 완공되면 전 세계에 분포돼 있는 램리서치의 다국적 생산기지로부터 직접 수주 체계를 완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서진시스템은 램리서치와의 합작을 통해 베트남 내 사업 포트폴리오를 기존 통신장비와 전기차·배터리 부품 중심에서 반도체 장비까지 넓힐 수 있게 됐다. 현재 베트남법인은 삼성전자 현지 법인에 조달하기 위한 통신장비 부품과 핸드폰 메탈케이스 임가공 용역 등의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
1996년에 설립된 서진시스템은 제품의 원재료 가공·후처리 공정 기술을 내재화한 ‘알짜’ 중견기업이다. 텍슨 인수 후 알루미늄 소재업 중심에서 구동장치 제조업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현재 △통신장비 △반도체 장비 △모바일 △에너지저장장치(ESS)를 4대 주요 사업부문으로 낙점하고 고객사 확보에 전력을 쏟고 있다. 전기차·배터리 부품 분야 등 신성장동력도 지속 발굴하고 있다.
경기도 부천, 의정부, 화성, 용인, 경북 구미에 총 6개의 사업장을 운영 중이다. 중국과 미국에 판매·유통 법인, 베트남에 5개의 생산 법인을 두고 있다. 전기차 부품 사업의 유럽 시장 확장을 위해 2021년 3월 설립한 헝가리 법인을 포함해 총 18개의 종속회사가 있다.
찐 총리는 “미국과 한국은 과학, 기술, 혁신이 중요한 협력 분야인 베트남의 전략적 파트너”라며 “램리서치와 서진시스템이 규정에 따라 업무와 절차를 이행하기 위해 관련 기관 및 지방자치단체와 계속 협력해달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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