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중, 2중, 3중… 다중의 안전장치를 갖고 있다. 무엇보다 승객 안전을 최우선으로 운행하겠다.”
이성해 국가철도공단(KR) 이사장이 오는 30일 수도권급행광역철도(GTX) A노선 일부 개통을 앞두고 ‘안전 관리’에 주력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를 위해 안전 검증을 반복하고 비상구를 2배 가까이 늘리는 등 안전장치를 확보했다는 설명이다.
이 이사장은 지난 20일 국토교통부 기자단을 대상으로 간담회를 열고 “20년 전 KTX가 지역 간 교통 혁명을 일으켰다면 3월 말 GTX 개통은 우리 일상생활의 혁명을 가져올 것”이라며 “가장 중요한 현안은 GTX-A 개통을 안전하고 원활하게 해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GTX는 지하 50m 안팎 깊숙이 설치된 철로를 지나는 대심도 철도인 데다, A 노선은 SRT와 이번에 개통하는 일부 노선(수서~동탄)을 공유한다. 이 때문에 안전 문제가 지적돼 왔다. 특히 이 구간은 모두 지하여서 화재 등 비상 상황이 발생했을 때의 우려가 크다.
철도공단은 비상구 확대 설치 등의 안전장치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 이사장은 “비상구를 평균 2.2km 간격마다 설치해 기존 11개에서 21개로 늘렸다”며 “비상 상황이 발생하면 가까운 비상구에서 외부 공기를 흡입하고 인근 비상구에서 공기를 배출해 연기와 열기를 차단하도록 돼 있다”고 말했다.
다소 긴 출퇴근 시간 배차 간격(17분)으로 인한 불편도 보완할 계획이다. 우선 연계 대중교통을 원활히 운행하도록 할 예정이지만, 향후 복복선(복선 철로를 2중으로 놓아 4개 선로를 설치한 것) 가능성도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현재 SRT 혼용 구간 복복선은 정부 계획으론 나와 있지 않지만 오송~평택 복복선이 진행되고 난 뒤 여력이 있으면 그땐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GTX-A 노선 외에도 C 노선은 올 상반기, B 노선은 오는 9월 실착공을 예상했다. 국민과의 약속인 ‘개통 시점’을 준수하기 위해 ‘현장 중심 경영 체계’로 조직을 개편하겠다고도 밝혔다.
다음은 이성해 KR 이사장, 손병두 KR 경영본부장 등과 기자들과의 일문일답이다.
– GTX-A 수서~동탄 노선이 개통해도 운임 등을 고려하면 이용 수요가 많지 않을 것 같은데.
▲ 출근 시간엔 4700명, 하루 2만명 정도 이용할 것으로 본다. 요금은 타 교통수단에 비해 시간 단축 효과를 고려하면 충분히 감내할 수준이 아닌가 예상한다. 요금뿐만 아니라 환승 할인과 K-패스를 이용하면 다빈도 이용자에게 추가 할인이 들어가 지금 사용하는 요금보다 큰 부담은 아닐 거라고 판단한다.
– 무엇보다 중요한 안전 관리, 어떻게 하고 있나.
▲ SRT와 일종의 도시철도인 GTX가 같이 다니는 거라 여러 차례 사전 시뮬레이션을 했다. 신호나 통신 시스템에 대해 많은 전문기관 검증을 거쳐 인증받고 안전 검증을 반복하고 숙달하기 위해 운행하고 있다. 오는 30일 개통 전까지 모든 종사자가 완벽히 숙지하고 운행할 것이다.
비상시를 대비해 비상구도 기존 11개에서 10개 추가했다. GTX는 평균 2.2km 간격마다 21개 비상구가 있다. 만일의 상황이 발생하면 가장 가까운 비상구에서 외부 공기를 흡입하고 인근 비상구에서 공기를 배출하는 형태로 연기와 열기를 차단하도록 돼 있다.
또 열차마다 소화기가 비치돼 있고 터널 안에도 500m마다 소화기가 있다. 아울러 지하철을 포함해 모든 재질이 불연재다. GTX 차량에 깔린 카펫도 독일에서 수입한 불연재 친환경 소재다.
– 출퇴근 시간 배차 간격이 17분이라 열차를 놓치면 힘들 것 같다.
▲ SRT와 GTX가 율현 터널을 공용하고 있는데 현재 신호운영시스템으로 하루 최대 120회 운행을 잡아놨다. SRT 운행을 고려해서 배차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출퇴근 시간 17분, 평상시 20분이다. 다만 향후엔 GTX 열차 운행 시간을 맞춰서 주변 대중교통이 원활하게 운행되도록 국민 불편을 줄여나가겠다.
– 결국 복복선 필요성이 제기될 것 같은데.
▲ 현재 SRT 혼용 구간 복복선은 정부 계획으론 나와있지 않다. 그보다 선행해야 하는 게 오송~평택 간 복복선인데, 그게 진행되고 난 후 여력이 있으면 저희도 그런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신호를 고도화해서 운행 간격을 늘리는 방법이 있지만 복복선 문제는 정책적 부분이라 저희가 언급하는 건 적절치 않다.
– 성남역은 경강선과 환승돼서 승객이 많이 몰릴 수 있고 상부에 주거지가 많다. 진출입 부분 혼잡할 것 같은데.
▲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접근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이매역이나 판교역에서도 도보로 오는 분들 위해 충분히 경로를 안내하고 다닐 수 있게 했다. 주변 여건상 택시나 승용차 공간은 확보하기 어렵지만 대중교통 접근성을 최대한 높이는 방안을 강구하겠다. 이미 수요에 대해 충족하고 있다고 본다.
– GTX B 노선과 C 노선의 실착공은 언제인가.
▲ 실착공은 실제 현장에서 포크레인 삽 뜨는 걸 말하는 것 같다. C 노선은 상반기 중 착공할 것이고, B 노선은 여러 작업 여건상 9월이나 돼야 할 것이다.
– 취임 한 달 지났다. 어떤 업무를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나.
▲ 가장 큰 현안은 GTX-A 개통을 얼마나 안전하게 원활히 할 것이냐다. 취임식에서도 이야기했는데 고객 만족을 위해 공단이 할 것은 공기 준수다. 국민과 약속한 철도 개통 시점을 어기지 않는 게 고객 만족 최우선 가치다. 이를 위해 현장 중심의 조직 개편을 진행하고 있다.
지금까지 보면 현장에서 권한과 책임을 갖고 결정하기보다는 본사에 권한이 집중된 구조였기 때문에 현장에서 진행이 늦다는 얘기가 있었다. 본사는 현장에 필요한 지원을 하는 식으로 운영하기 위한 조직개편을 하고 있다. 그게 된다면 만성적인 개통 지연 문제는 상당히 해소될 것이라고 본다.
– 철도 지하화와 상부 개발도 추진해야 하는데, 어떻게 막대한 재원을 들일 건가.
▲ 철도공단은 국가 철도 건설 책임도 있지만 재정 중 일부를 조달하는 기능이 있다. 현재 공단의 부채는 20조원, 자산이 19조원다. 처음엔 부채 대비 자산이 부족했는데 선로사용료, 수서역세권 개발 등을 통해 1조원 정도 갭을 줄였다.
이런 성과를 기초로 해서 매년 금액이 많진 않지만 조달 능력이 있다고 확인했다. 공단이 140조원의 철도 자산을 관리하고 있어서 이를 기초로 하면 지하화 공사를 위한 채권 발행이 충분히 가능하다. 그걸 단기간에 회수한다고 생각하지 않고 50년이든 100년이 되든 회수하는 구조로 가져가면 재원 조달도 충분히 가능하다.
– 철도 상하 분리 추진 계획은.
▲ 상하분리 문제는 전 세계적 추세고 유럽철도위원회에서도 명백히 규정하고 있다. 하부 구조는 인프라로서 건설하고 유지 관리하는 기능인데, 공공기관 내지 공공 위임받은 공적 주체가 한다. 상부 철도 운영은 민간 또는 민간 준하는 기관들이 비용 이익 구조에 철저히 기반해 운영하도록 돼 있다.
그 정신에 따라 사실 철도산업기본법도 유지 관리를 포함해서 철도공단이 담당하는 걸로 돼 있지만 부칙에 유지관리는 한국철도공사(코레일)에 위탁한다고 돼 있다. 그걸 개정하기 위해서 전임 이사장이 많은 노력했지만 여러 이유로 불발됐다.
저도 기본적 방향은 그것이 맞다고 본다. 다만 무리하게 진행하면 철도공사나 공단 더 나아가 국가와 국민 입장에서 볼 때 비용이 마를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공단이 기존 시설 유지 관리를 철도공사에 위탁하고 있어서 그 과정에서의 관리 감독 권한, 리더십 등을 발휘해서 같이 점진적으로 추진하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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