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미국 메이저리그(MLB) 구단 LA다저스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개막전이 열리는 서울 고척돔에 폭탄 테러를 하겠다는 내용의 협박 메일이 일본에서 발송돼 경찰이 추적에 나섰다. 경찰은 지난해 일본에서 온 협박 e메일과 발신자 명의가 같고 내용이 유사하다고 판단해 일본 경시청 측에 수사 공조를 요청할 방침이다.
20일 서울경찰청에 따르면 19일 오전 11시 58분께 캐나다 밴쿠버 한국총영사관에 ‘20일 고척스카이돔 야구 경기 중에 최신 폭탄이 터질 것’이라는 내용을 담고 있는 영어로 작성된 한 페이지 분량의 e메일이 발송됐다. e메일에는 일본 야구 스타 오타니 쇼헤이와 그의 가족을 해칠 것이라는 내용도 담겨 있었다. e메일을 접수한 밴쿠버 총영사관 직원이 경찰에 신고했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이번 고척돔 테러 협박 e메일의 발신 명의가 지난해부터 10여 차례 발송된 우리나라 주요 시설을 테러하겠다는 내용의 e메일과 동일하다는 것을 파악했다”며 “해당 사건과 이번 사건을 병합했으며 일본 경시청 측에 공조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측 관계자 또한 “사건을 인지하고 있으며 수사를 담당하고 있는 서울경찰청 측에서 (경시청에) 공조 요청을 한다면 적극 지원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지난해 8월 국내 주요 시설을 폭파하겠다는 일본발 테러 협박 e메일과 동일한 명의로 이번 e메일이 발송된 것으로 보고 있다. 당시 ‘가라사와 다카히로’ 변호사의 명의를 사칭해 대통령실과 서울시청·남산타워·대법원 등에 테러를 하겠다는 협박 e메일이 다섯 차례 발송된 바 있다. 가라사와 변호사 명의의 테러 예고 메시지는 일본에서도 2016년부터 수십만 건 이상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지난해 12월 28일과 29일에도 영등포구의 한 외국인지원센터에 ‘검찰청과 경찰청 등 주요 기관을 공격하겠다’는 내용의 팩스가 접수되기도 했다. 팩스의 인터넷주소(IP)는 일본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해당 협박 메시지가 발송된 이후 실제 폭발물이 발견된 경우는 없었다.
경찰에 따르면 이번 협박 e메일도 가라사와 변호인 사칭 명의로 발송된 점을 미뤄 과거와 동일한 의도로 협박 e메일을 보낸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용의자를 추적하는 한편 특공대와 기동대 등 경력 200여 명을 고척돔 인근에 배치해 폭발물 설치 여부 등을 확인했지만 특별한 위험 요소를 발견하지 못했다. 다만 경찰은 미연의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보안 강화에 나섰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