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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억 쏘는 알리 vs 배달비 무료 쿠팡…‘쩐의 전쟁’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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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은 지난해 처음으로 연간흑자를 달성했다. 쿠팡CI(위쪽). 알리익스프레스 CI. /사진제공=쿠팡, 알리익스프레스

쿠팡은 지난해 처음으로 연간흑자를 달성했다. 쿠팡CI(위쪽). 알리익스프레스 CI. /사진제공=쿠팡, 알리익스프레스

[한국금융신문 박슬기 기자] 알리익스프레스와 쿠팡의 ‘쩐의 전쟁’이 시작됐다. 알리익스프레스는 1000억원을 쏟아 부어 초저가 공세에 나섰고 쿠팡은 배달비 무료를 내세웠다. 파격적인 혜택들을 조건으로, 시장 주도권을 잡겠다는 전략이다. 알리익스프레스의 등장으로 국내 유통시장이 혼란을 겪는 가운데 업계 간 경쟁은 더 가열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국내 온라인 쇼핑 동향이 달라졌다. 유료 멤버십 ‘와우 회원’에게 로켓배송과 무료환불, OTT서비스, 해외직구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쿠팡이 유통업계를 주도했다면 최근에는 파격적인 가격혜택을 제공하는 알리익스프레스로 시장 분위기가 바뀌어가는 모습이다.

알리익스프레스의 시장 장악은 짧은 시간 안에 이뤄졌다. 2018년 한국에 진출한 알리익스프레스는 지난해 경기침체와 맞물리면서 본격적인 성장세를 탔다. 단기간에 성장한 탓에 부작용도 컸다. 국내 법규에 저촉될 수 있는 약품판매, 국민정서에 반하는 상품, 배송 오류, 고객 서비스 대응 등 다양한 문제가 나타났다. 이에 정부는 해외 기업에 대한 규제를 검토한다고 밝혔다.

그러자 알리익스프레스는 막대한 자본금을 내세워 한국 소비자들 달래기에 나섰다. 지난 14일 한국에 향후 3년간 1조4000억원을 투자한다고 밝힌 데 이어 최근에는 1000억원 가량의 쇼핑 지원금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알리익스프레스에서 1000억 쇼핑지원금을 쏜다. /사진제공=알리익스프레스

알리익스프레스에서 1000억 쇼핑지원금을 쏜다. /사진제공=알리익스프레스

‘1000억 페스타’라는 이름으로 전개되는 이 행사는 총 1000억 원 상당의 쇼핑 보조금을 100% 지원하고, 소비자 반응과 판매량이 좋은 인기 상품을 선별해 할인률이 높은 가격에 선보이는 게 주요 내용이다.

소비자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행사 첫날인 지난 18일 1000원에 판매한 계란, 바나나, 망고, 딸기, 한우 등은 10초 만에 전 상품이 매진됐다. 이 외에도 CJ의 각종 상품들을 최저 1000원에서 1만7950원 사이 부담없는 가격에 판매하며 소비자를 유인하고 있다.

그간 많은 상품들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해왔지만 믿고 살 수 있는 한국 제품들을 저렴하게 판매하면서 더 큰 호응을 얻은 셈이다.

이에 질세라 쿠팡도 ‘시즌과일찬스’ 행사를 열고 신선식품 할인 행사에 나섰다. 토마토, 사과, 참외, 오렌지, 만감류 등 과일 900여톤을 매입해 저렴하게 판매하는 동시에 할인쿠폰도 제공한다. 이번 행사에서 할인가에 추가로 사용할 수 있는 딸기 800원 할인 쿠폰, 토마토 1500원 할인 쿠폰, 못난이 사과 및 참외 2000원 할인 쿠폰을 제공한다.

쿠팡이츠는 오는 26일부터 무제한 무료배달 서비스를 운영한다. /사진제공=쿠팡이츠

쿠팡이츠는 오는 26일부터 무제한 무료배달 서비스를 운영한다. /사진제공=쿠팡이츠

쿠팡이츠는 오는 26일부터 무제한 무료배달 서비스를 운영한다. /사진제공=쿠팡이츠

1000억 쏘는 알리 vs 배달비 무료 쿠팡…‘쩐의 전쟁’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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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인도 할인이지만 쿠팡의 진짜 무기는 배달플랫폼 ‘쿠팡이츠’의 배달비 무료 혜택이다. 오는 26일부터 쿠팡 와우회원을 대상으로 시행하는 ‘무제한 무료배달’은 주문 횟수, 주문 금액, 장거리 배달에 제한 없이 배달비가 0원이다. 여기에 별도의 쿠폰이나 할인과 중복 사용도 가능해 음식 가격 할인 혜택도 함께 받을 수 있다.

기존 음식값 10% 할인혜택에서 배달비 0원이라는 초강수를 둔 것이다.

쿠팡이츠는 음식배달 주문에 허들이 됐던 배달비를 아예 없애 고객들의 물가 인상 고통을 덜어주고 외식업주들의 매출 증대기회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지만 사실상 목적은 와우회원 유입에 뒀다.

지난해 쿠팡의 유료 회원제 ‘와우 멤버십’ 회원수는 1400만명을 돌파했다. 2022년 말 1100만명에서 1년 사이 300만명(27%)가 늘어났다. 300만명이나 늘어날 수 있었던 데는 쿠팡이 지난해 4월 도입한 ‘쿠팡이츠 10% 할인’ 효과가 컸다.

김범석닫기

김범석기사 모아보기 창업자 역시 지난해 2분기 컨퍼런스콜에서 쿠팡이츠 할인혜택 효과를 인정했다. 김 창업자는 “쿠팡은 와우 회원에게 횟수 제한 없이 매 주문마다 최대 10% 할인하는 혜택을 제공하기 위해 공헌 이익의 흑자분을 재투자했다”면서 “이츠 할인 혜택을 선보인 지역에서 전체 와우 회원은 80% 증가했고, 평균 지출액도 20%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유료 회원수를 늘리면 자연스레 ‘락인효과’도 누릴 수 있는 만큼 각종 혜택을 확대하는 데 집중하고 있는 것이다.

쿠팡은 지난해 매출 30조원을 넘어서며 국내 유통 맏형인 이마트를 제쳤다. 하지만 막대한 자본금을 무기로 내세운 중국 이커머스의 습격은 쿠팡의 또 다른 고민거리를 만들어냈다.

박슬기 한국금융신문 기자 seulg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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