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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 찾아오는 물새 중 기러기 늘고 오리 줄어…원인은 ‘인간’

연합뉴스 조회수  

기러기, 번식지인 시베리아 따뜻해지면서 개체수 증가

개간·가뭄에 중위도 습지 줄면서 오리는 감소

2급 멸종위기 야생생물인 큰기러기. [국립생물자원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급 멸종위기 야생생물인 큰기러기. [국립생물자원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이재영 기자 = 국내에 찾아오는 물새류 중 기러기는 늘고 오리는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모두 인간이 원인이었다.

국립생물자원관은 2015년부터 올해까지 10년간 ‘겨울철 조류 동시조사(센서스)’ 결과를 분석해 20일 공개했다.

물새류는 ‘생태적으로 습지에 의존하는 모든 조류’를 말한다.

물새류는 습지 생태계 건강성을 보여주는 지표종으로 꼽힌다. 상위 포식자로서 하위 생물군집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종에 따라 요구되는 서식환경이 다양하기 때문이다. 과거부터 관찰자료가 축적돼있는 점도 지표종으로서 장점이다.

겨울철 우리나라를 찾은 물새류는 최근 10년간 연평균 130만마리였다.

주남저수지에 찾아온 가창오리. [연합뉴스 자료사진]

주남저수지에 찾아온 가창오리. [연합뉴스 자료사진]

가장 많이 찾아온 종은 가창오리로 연평균 37만3천946마리였다. 이어 청둥오리(17만2천58마리), 쇠기러기(13만4천261마리), 흰뺨검둥오리(9만3천890마리), 큰기러기(9만1천978마리) 순이었다.

우리나라를 찾은 큰기러기와 쇠기러기는 10년 사이 각각 47%와 78% 증가했는데 청둥오리와 흰뺨검둥오리는 7%와 2% 감소했다.

기러기는 시베리아 등 고위도인 유라시아대륙 툰드라에서 번식하는데 최근 기후변화로 툰드라도 기온이 상승하면서 기러기의 먹이인 초본식물과 곤충이 풍부해졌고 이에 기러기 수도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오리는 중국 헤이룽장성이나 러시아 아무르주 등 중위도 습지에서 번식하는데, 개간과 가뭄에 습지가 줄면서 오리 수도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과 일본 등에서도 기러기는 늘고, 오리는 감소하는 추세가 나타나고 있다.

올해 2월 경남 창녕군 우포늪에서 포작된 두루미. [최종수 생태사진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올해 2월 경남 창녕군 우포늪에서 포작된 두루미. [최종수 생태사진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반가운 소식’도 있었다.

두루미와 재두루미, 흑두루미, 큰고니, 노랑부리저어새 등 멸종위기 야생생물로 지정된 물새류 개체수가 10년 새 42.8~646.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을 비롯한 각국이 번식지와 월동지를 보호하고 먹이 주기 등 보전을 위해 노력하고 협력한 결과로 보인다고 국립생물자원관은 설명했다.

겨울철 국내에 찾아오는 물새류가 가장 많이 찾는 지역은 충남과 전북에 걸친 금강호로 이곳을 찾은 물새류는 연평균 23만8천92마리였다. 금강호는 금강하굿둑이 축조되면서 만들어진 호수로 ‘철새의 천국’으로 불린다.

금강호에 이어서는 전북 동림저수지(연평균 12만9천741마리), 철원평야(2만9천278마리), 만경강 하류(2만3천208마리)와 중류(2만2천601마리)에 물새류가 많이 찾아왔다.

오릿과를 비롯한 물새류는 습지에 의존하기 때문에 평야·갯벌·연안습지가 발달했고 습지 주변으로 농경지가 넓게 분포하는 서해안을 비롯한 중서부 지역에 도래하는 경우가 많다.

jylee24@yna.co.kr

연합뉴스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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