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銀 4~7%…인뱅은 0%대
“영업 비밀” 산정 방식 ‘깜깜’
국내 은행들이 가계대출에 매긴 가산금리 격차가 최대 스무 배 넘게 벌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출 이자율은 기준금리에 이같은 가산금리를 더해 결정되는데, 은행들은 영업 비밀을 이유로 산정 방식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물론 우대금리 혜택에 따라 최종 이자율이 낮아질 수도 있지만, 은행 재량으로 정해지는 가산금리가 높을수록 소비자 입장에서는 불리할 공산이 큰 만큼 꼼꼼한 비교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0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올해 1월 국내 은행들이 신규 취급한 가계대출에 적용한 가산금리는 평균 2.99%였다.
대출 상품의 최종 이자율은 시장 원가에 해당하는 기준금리에 각 은행이 붙이는 영업비용과 마진을 담은 가산금리를 더한 뒤, 이른바 우대금리로 불리는 가감조정금리를 빼서 정해진다.
은해별로 보면 전북은행의 가계대출 가산금리가 7.41%로 최고를 기록했다. 이어 광주은행(4.15%)과 DGB대구은행(4.13%), BNK부산은행(3.61%) 등 지방은행들의 해당 이자율이 높은 편이었다.
시중은행들 중에서는 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의 가계대출 가산금리가 각각 3.44%, 3.36%로 3%대를 나타냈다. 우리은행(2.97%)과 SC제일은행(2.59%), 신한은행(2.23%) 등의 관련 수치는 2%대로 은행권 평균을 밑돌았다.
인터넷은전문은행들의 가계대출 가산금리가 유독 낮은 편이었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해당 이자율은 각각 0.33%, 0.34%에 그쳤다. 이어 IBK기업은행의 가계대출 가산금리가 1.96%로 1%대에 머물렀다.
가산금리와 최종 대출 이자 사이의 연관성도 어느 정도 확인됐다. 가계대출 가산금리가 비싼 전북은행과 광주은행의 최종 가계대출 이자율은 각각 10.21%, 6.81%로, 나란히 1~2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가산금리가 높다고 해서 꼭 대출 이자가 비싼 건 아니었다. 대표적으로 국민은행은 시중은행들 중 가계대출 가산금리가 제일 높았지만, 최종 대출 이자율은 3.97%로 은행권 내 최저를 기록했다.
이는 가감조정금리의 영향이다. 가감조정금리는 급여 이체나 카드이용 실적, 비대면 여부 등에 따라 감면받을 수 있는 우대금리를 가리키는 표현이다. 아울러 지점장 전결 권한으로 할인되는 금리도 여기에 포함된다.
그렇다고 해도 은행이 책정하는 가산금리가 비쌀수록 전반적인 대출 이자율은 상승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다. 문제는 은행들이 이 기준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은행은 인건비를 비롯한 경영비용과 시장금리 변동 현황, 다른 금융기관과의 경쟁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가산금리를 산정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차주 입장에서는 우대금리 요건을 채우기 힘들 경우 가산금리의 영향을 보다 크게 받게 되는 만큼, 양쪽을 함께 감안한 꼼꼼한 계산이 필요하다”며 “다만 은행별, 상품별로 이를 한 눈에 비교하기 어려운 면이 있는 현실은 소비자로서 불리한 대목”이라고 말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