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오픈 우승 후 전영오픈 석패…”뒤처진다는 생각 들기도”
아시아선수권 출전 전망…”세계 1위 확보되면 대회 줄일 생각”
(영종도=연합뉴스) 홍규빈 기자 = ‘우승 후 부상으로 인한 고전’
배드민턴 안세영이 이달 프랑스오픈과 전영오픈에서 거둔 성적은 표면적으로는 올해 1월 흐름과 비슷하다.
작년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무릎을 다친 안세영은 1월 말레이시아오픈 우승으로 부활의 신호탄을 쐈지만, 그 다음주 인도오픈 8강전에선 허벅지 근육 부상이 겹쳐 기권했다.
이후 6주간의 재활을 거친 안세영은 오뚜기처럼 일어나 이달 10일 프랑스오픈 우승을 차지했다.
그리고 최고 권위 대회인 전영오픈 2연패까지 노려봤지만, 야마구치 아카네(일본)와의 준결승전에서 체력 문제를 드러내며 석패했다.
2전3기에 성공했는데 곧바로 또 넘어진 셈이다.
하지만 안세영은 좌절하며 아파하기보단 그 과정에서 성장한 자신에 주목한다.
19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안세영은 “1월에는 제가 기권했지만 그래도 이번에는 꿋꿋이 4강까지 가서 버텨냈다는 것이 나아진 점”이라며 “자신감이 조금 더 올라왔고 앞으로가 더 기대된다”고 힘차게 말했다.
안세영은 “부상으로 걱정하고 긴장했던 것보다 좋은 성적을 내서 만족스럽다”면서 “(전영오픈 4강전 같은) 경기를 올림픽에서 뛰었다면 아쉬웠을 것 같은데 그 전에 뛰어서 다행이다”라고 긍정적으로 말했다.
그러면서 “긴 경기, 랠리를 뛰다 보니까 무릎 때문에 아팠지만, ‘이게 내가 배드민턴을 하는 이유구나’ 하고 느꼈다”며 “긴 시간을 버티다 보니까 많은 걸 또 배웠다”고 했다.
애초에 1차 목표가 프랑스오픈이었기에 소득도 적지 않다.
이 대회는 넉 달 뒤 파리 올림픽이 열리는 포르트드라샤펠 아레나에서 개최됐기 때문에 코트 감각을 미리 익히고 이미지 트레이닝을 해볼 좋은 기회였다.
안세영은 “올림픽이 열리는 체육관이다 보니까 ‘한 경기만 더 뛰어보자’는 마인드였다. 지더라도 내가 하고 싶은 모든 걸 쏟아붓자는 생각이 강했다”고 떠올렸다.
그러면서 “4개월 뒤에 올림픽에서 제가 어떤 모습으로 돌아올지 기대된다. 더 나은 모습이 될 수밖에 없으니까”라고 설레어 했다.
물론 오뚜기 같은 안세영도 바닥에 부딪힐 때마다 아파하고 힘들어한다.
안세영은 전영오픈 4강전을 떠올리며 “부상이 조금 원망스러웠다”면서 “(훈련 기간) 몸이 좀처럼 안 올라오다 보니까 조급했고 힘들었는데 그 시간이 아쉬웠다. 좋은 결과를 내지 못해 (트레이너에게) 죄송하고 감사한 마음에 울컥했다”고 돌아봤다.
야마구치, 천위페이(중국), 타이쯔잉(대만)과의 경쟁 구도에 있어서도 “다들 계속 분석해서 나오는데 저는 한 발짝 뒤처진다는 생각이 들어 그게 많이 아쉽다”고도 했다.
안세영의 다음 대회는 내달 9일 아시아개인선수권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 뒤로는 몸 상태에 따라 출전 대회 수를 탄력적으로 조정할 전망이다.
안세영은 “시드 1번을 차지하기 위해서 계속 경기를 뛰고 좋은 성적을 내고 싶은 것”이라면서 “세계 랭킹 1위를 유지할 수 있다면은 대회를 많이 안 뛸 생각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bing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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