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안)은 평균적으로는 작년과 유사한 수준(1.52% 상승)이었다. 하지만 지역별, 단지별로는 차이가 큰 곳도 적잖았다. 서울 내에서도 송파구는 공시가가 전년 대비 10%나 오른 반면 노·도·강(노원·도봉·강북) 등은 하락세를 이어가며 단지별 변동률이 들쑥날쑥이다.
다만 공시가가 올랐다고 해도 보유세 부담이 과하게 늘진 않을 전망이다. 이미 지난해 공시가가 크게 떨어진 상황에서 올해도 현실화율이 동결된 영향이다.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전용면적 82.6㎡의 경우 공시가격이 전년 대비 30%, 4억5500만 올랐지만 1주택자 보유세는 150만원 오르는 데 그칠 것으로 추산됐다.
서울 내에서도 격차…공시가 변동률 들쑥날쑥
국토교통부가 19일 발표한 2024년 1월1일 기준 공동주택 공시가격(안)은 전년과 비교해 전국 평균 1.52%, 서울 3.25% 각각 올랐다. 지난해 10년 만의 최대 하락(전국 -18.61%)을 기록한 뒤 안정을 되찾았다.
공시가격 현실화율이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2020년 수준인 69.0%로 유지된 영향이다. 지난해 시세 변동도 크지 않았기 때문에 평균적인 공시가격도 큰 폭 변화는 없었다. 하지만 지역별로는 오르내림이 큰 곳도 많았다.▷관련기사: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 1.52% 상승…”전년과 유사”(3월19일)
광역지방자치단체 중 변동률이 가장 두드러진 곳은 세종이다. 세종은 지난 2020년 국회 세종의사당 건설 추진 계획안이 발표된 뒤 집값이 폭등하면서 공시가격이 크게 올랐다가 지난해 30.71% 떨어지는 등 전국에서 하락폭이 가장 컸다. 올해는 6.45% 올라 전국에서 상승률이 가장 높았다.
서울 내에서도 지역별 편차를 보였다.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18곳의 공시가가 전년 대비 상승한 가운데 송파구가 10.09%로 유일하게 두 자릿수 상승률을 보였다. 이어 △영등포구 5.09% △동대문구 4.52% △강동구 4.49% △마포구 4.39% 등 순으로 변동률이 높았다.
강남(3.48%)과 서초(1.93%)도 올라 강남3구는 모두 전년 대비 상승세로 전환했다. 반면 구로구가 -1.91% 변동률로 서울 내에서 내림폭이 가장 컸고 △노원구 -0.93% △도봉구 -1.37% △강북구 -1.15% 등 ‘노·도·강’도 하락세를 이어갔다.
개별 단지별로도 큰 편차를 보였다. 국토부가 서울 주요 아파트 공시가격(안) 변화를 추산한 자료에 따르면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전용면적 82.61㎡는 지난해 공시가격이 15억1700만원에서 올해 19억7200만원으로 29.99% 올랐다. 반면 용산구 이촌동 한가람은 전용 84.89㎡의 공시가격이 지난해 15억1100만원에서 올해 14억8700만원으로 오히려 1.59% 내릴 전망이다.
같은 자치구 내에서도 차이를 보였다. 성동구에 위치한 ‘왕십리 텐즈힐’은 전용 84.92㎡의 공시가격이 지난해 9억4700만원에서 올해 10억2300만원으로 8.03% 올랐다. 반면 같은 자치구 내 ‘래미안 옥수리버젠’ 전용 84.578㎡는 12억2800만원에서 12억3400만원으로 0.49% 증가에 그쳤다.
서초구 대장 아파트인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84.97㎡의 공시가격은 지난해 24억7700만원에서 올해 25억7500만원으로 3.95% 상승했다. 같은 반포동에 위치한 ‘반포자이’는 전용 84㎡는 공시가격이 지난해 22억4600만원에서 올해 24억300만원으로 6.99% 올랐다.
그래서 보유세 얼마나? ‘찔끔’ 늘어
보유세 부담은 2022년에 비해 확 줄어든 작년 수준을 대체로 유지할 전망이다. 하지만 공시가격 변동 편차에 따라 보유세 역시 지역·단지별 증감 격차가 벌어질 전망이다. 부동산 공시가격은 재산세를 비롯한 각종 세금은 물론 부담금, 건강보험료, 기초연금 등을 산정하는 기준이다.
신한은행 우병탁 압구정역기업금융센터 부지점장이 올해 공시가격 변화에 따른 서울 주요 아파트 단지의 보유세를 시뮬레이션한 결과, 공동주택 공시가격 상승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강남권 주요 단지의 보유세 인상률은 많게는 30%대에 달했다.
올해 서울 자치구 가운데 공시가 상승률이 가장 높은 송파구에 위치한 잠실주공5단지가 대표적이다. 이 아파트 전용 82.61㎡의 올해 보유세는 지난해(438만원)보다 32.38% 상승한 580만원으로 추정된다. 세액 공제를 받지 않는 1주택자 기준이다.
강남구 은마아파트 전용 84.43㎡도 올해 공시가가 18억1200만원으로 지난해(15억4400만원)보다 17.36% 올랐다. 이 아파트는 공시가가 18억원을 넘어서면서 올해 종부세를 두 배 더 내게 됐다. 총 보유세는 지난해 440만원에서 올해 523만원으로 18.74% 오른다.
지난해 전반적인 부동산 침체 속에서도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 시세는 급등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국토부 실거래가 조회에 따르면 지난해 1월 은마아파트 84㎡는 21억5000만원(3층)에 거래됐으나 같은 해 11월에는 27억8000만원(9층)에 팔렸다. 1년도 안 돼서 6억원 이상 뛴 셈이다.
강남권 주요 아파트의 보유세는 대부분 지난해보다 오르지만, 보유세가 급등했던 2020년이나 2022년에 비하면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잠실주공5단지(84㎡)의 경우도 2020~2022년까지는 보유세가 900만원대였으나 지난해 438만원으로 절반 이상 줄었고, 올해도 580만원으로 150만원가량 늘어날 전망이다. 아크로리버파크 역시 2020년만 해도 보유세가 1500만원을 넘었으나 지난해 1000만원대(1058만원)로 떨어지고, 올해 1135만원으로 100만원도 오르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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