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노찬혁 기자] ”무슨 이딴 쓰레기 같은 질문을 하는 것인가.”
리버풀 FC는 18일 오전 0시 30분(이하 한국시각) 잉글랜드 맨체스터 올드트래포드에서 열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2023-2024시즌 잉글랜드 FA컵’ 8강전 경기에서 연장 승부 끝에 3-4로 패배했다.
리버풀은 전반 10분 만에 선제골을 헌납하며 끌려갔다. 알레한드로 가르나초의 슈팅을 퀴빈 켈레허 골키퍼가 막아냈지만 스콧 맥토미니가 세컨볼을 득점으로 연결했다. 다행히 리버풀은 전반전이 끝나기 전 역전에 성공했다. 전반 44분 알렉시스 맥 알리스터가 동점골을 뽑아냈고, 모하메드 살라가 전반전 종료 직전 역전골을 집어넣었다.
리버풀은 후반전 막판까지 리드를 잘 유지했지만 정규시간 3분을 버티지 못했다. 후반 42분 왼쪽에서 가르나초에 슈팅이 수비수에 맞고 흘렀다. 중앙에서 교체 투입된 안토니가 볼을 잡았고, 오른발 터닝슛으로 켈러허 골키퍼를 뚫어냈다. 결국 양 팀의 경기는 연장전까지 이어지게 됐다.
연장전에서 먼저 앞서가 팀은 리버풀이었다. 연장 전반 15분 위르겐 클롭의 용병술이 빛났다. 교체 투입된 하비 엘리엇이 오른쪽 하프스페이스에서 볼을 잡은 뒤 중거리 슈팅을 날렸다. 슈팅은 수비수 발에 굴절됐고 안드레 오나나 골키퍼 손을 지나 맨유 골문 구석을 찔렀다.
연장 전반전이 끝난 뒤 리버풀이 이대로 승리할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맨유에 기적이 일어났다. 연장 후반 7분 맥토미니의 패스를 받은 마커스 래시포드가 오른발 논스톱 슈팅으로 동점골을 넣었고, 연장 후반 추가시간에는 아마드 디알로가 왼발 슈팅으로 극장골을 넣는 데 성공했다.
리버풀은 맨유 원정에서 3골을 넣었음에도 불구하고 4골을 헌납하며 3-4로 패배했고, FA컵 8강에서 탈락했다. 올 시즌 리버풀은 맨유를 상대로 열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12월 안필드에서 열린 프리미어리그 홈 경기에서 압도적인 경기력을 선보였지만 골문을 열지 못하며 0-0으로 비겼다.
사실 리버풀은 올 시즌 동기부여가 엄청나게 강한 상황이다. 지난 1월 클롭 감독이 올 시즌을 끝으로 자진 사임을 선택했고,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 리버풀은 4개 대회 연속 우승을 노렸다. 이미 한 차례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리버풀은 첼시와의 카라바오컵 결승전에서 1-0으로 승리했다.
프리미어리그에서도 19승 7무 2패 승점 64점으로 2위에 올라있다. 1위 아스날과는 승점 차 없이 골득실에서만 밀려 언제든지 1위 탈환이 가능하다. 또한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에서도 8강에 진출했다. FA컵에서 준결승에 진출했다면 4개 대회 우승도 불가능한 일은 아니었다.
그러나 노스웨스트 더비 라이벌 맨유에 무릎을 꿇으며 FA컵 여정을 마치게 됐다. 클롭 감독도 이날 패배로 예민한 반응을 보이기까지 했다. 믹스트존을 걸어나가는 클롭 감독에게 외신 기자는 ”클롭 본인의 축구 강도가 되게 중요한데 연장전 돌입 후 잘 보이지 않았다. 그 이유가 뭔지 알 수 있나?”라고 물었다.
클롭 감독은 냉정한 대답을 내놓았다. 그는 ”무슨 이딴 쓰레기 같은 질문을 하는가. 우린 경기가 정말 많았다. 맨유의 경기가 얼마나 많았는지는 잘 모르지만 그들은 결국 우리보다 많은 골을 넣었다. 기자분의 질문은 정말 마음에 들지 않는다. 다음 질문 받겠다”고 답했다.
그러자 기자는 ”그래서 하고 싶은 말이”라며 다시 질문하려고 했다. 클롭 감독은 갑자기 기자의 말을 끊더니 ”기자님, 당신 몸 상태가 많이 좋지 않은 것 같다. 나는 더 이상 당신을 상대하고 싶지 않다”라고 말하며 그대로 믹스트존을 빠져나갔다.
사실 클롭 감독은 기자들에게 유쾌한 답변을 해주는 것으로 유명하다. 영국에 온 뒤 언론에 대한 태도가 바뀌었다. 2017년 12월 알렉스 퍼거슨 경이나 아르센 벵거 같은 장기집권에 대한 질문에 ”지금의 언론과 함께라면 그건 불가능할 것 같다”라는 답변을 하기도 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