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고양, 이성필 기자] 활기참은 없었다. 깊은 산사에 들어와 수학능력시험을 준비하는 학생들 같은 느낌이었다.
18일 오후 고양종합운동장, 2023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벌어진 ‘탁구 게이트’로 불리는 하명 파동 이후 다시 모이는 축구대표팀에 대한 시선이 쏠렸다. 취재진이 모여 대표팀의 분위기를 파악하려는 모습이었다.
새로운 유니폼이 나오면서 자연스럽게 트레이닝복 등이 모두 달라졌지만, 이를 홍보하지 않고 넘어가는 대한축구협회다. 오는 2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태국과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3차전을 앞두고 대대적인 홍보의 장은 없다. 오직 경기에서만 새 유니폼을 볼 수 있다.
선수들도 23명 전원이 모이지 못했다. 주장을 이어가게 된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은 훈련 시작 시간 즈음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다.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황인범(츠르베나 즈베즈다)도 마찬가지다.
이날 새벽에 경기를 치른 홍현석(KAA헨트), 조규성(미트윌란),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등은 19일 오후에나 귀국한다. 즉 손흥민, 김민재, 황인범은 18일 훈련에 합류하고 홍현석, 조규성, 이강인은 20일 공식 훈련에나 얼굴을 보인다.
통상 소집일에 있었던 후원사 기네스 맥주의 추첨을 통해 선정된 팬들과 선수 사이에 교감하는 ‘하이 파이브’ 행사도 없었다. 경기 다음날인 22일에 팬들을 모아 놓고 훈련하는 공개 훈련 행사도 없다. 이날 오후 태국 방콕으로 조용히 떠날 예정이다.
황 감독은 “선수들이 모두 소집되지 않은 상태라 긴 이야기를 하기는 어렵다. 개인적으로 만나서 이야기도 듣고 교감하는 시간을 계속 갖고 있다. 일단 운동장에 나오면 좀 밝고 유쾌하게 할 수 있도록 하자고 얘기했다. 선수들이 다 모이면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눌 생각이다”라는 구상을 밝혔다.
대다수가 지난 주말 리그 일정을 소화해 가볍게 뛰며 피로 회복 훈련에 집중했다. 그라운드를 도는 과정에 웃음을 보이는 경우는 적어도 훈련이 공개된 순간에는 많이 보이지 않았다. 스스로 경직된 분위기를 만든 것이다.
대표팀 관계자는 “예전과 다른 분위기인 것은 맞는 것 같다. 서로 어색해 하는 부분도 있다”라며 융화가 중요함을 강조했다.
대표팀의 훈련은 거의 보기 어려울 전망이다. 19일 훈련은 비공개 가능성이 높은 편이다. 20일 공식 훈련은 15분 공개 후 비공개 전환 예정이다. 거의 대중에 모습을 보일 기회가 없는 셈이다.
팬들이 선수들의 생각을 들을 기회도 경기 전날 공식 기자회견에 황선홍 감독과 동행하는 선수 대표와 당일 종료 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이 전부일 것으로 보인다. 훈련 전 인터뷰는 적어도 국내 경기에서는 없는 셈이다.
황 감독은 “경기가 짧아서 긴 시간이 없을 것 같다. 모든 것을 팬들에게 양해를 구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계속 태국전이 이어진다. 조금씩 해소가 돼야 하지 않나”라며 최대한 외부 접촉은 자제하겠다는 뜻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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