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대 국회의원 선거를 3주 정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여야가 부동산 시장에 영향이 큰 교통 정책을 앞세워 표심 잡기에 나서고 있다. 여야 모두 ‘철도 지하화’를 한목소리로 외치고,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사업과 경전철 사업에 속도를 내겠다며 지역구 다지기에 나선 모습이다. 또 여당은 메가서울,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해제를, 야당은 주거 안정성 확보를 위한 기본 주거 등을 부동산 주요 공약으로 내걸고 총선 승리를 겨냥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총선이 가까워질수록 주택 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규제 완화를 포함한 부동산 공약이 추가로 나올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18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이 이날 185개 세부 공약을 담아 발간한 4·10 총선 정책공약집에는 교통·인프라 격차 해소를 위해 철도 지하화와 통합 개발, 전국 GTX 건설, 광역교통망 확대 등을 제시했다.
세부적으로는 △위례~과천선, 제2경인선, 신구로선 등 수도권 신규 노선 발굴 △지방권 광역철도 3개 노선 개통과 5개 선도사업 신속예타 추진 △수도권 광역철도 3개 노선 신속개통과 6개 노선 착공 추진 등을 담고 있으며, 메가시티 구축 위한 수도권 고속도로망 확충, 지하고속도로 건설 추진도 공약으로 포함됐다.
지역 격차 해소를 위한 교통 관련 정책은 총선을 앞둔 여야 모두가 핵심 공약으로 내걸었으며 지난 1월 ‘철도 지하화 및 철도부지 통합개발에 관한 특별법안'(철도 지하화 특별법)을 국회에서 처리한 바 있다. 전국 주요 철도 도심 구간을 지하화하고 철로 상부 공간에 용적률·건폐율 특례 적용, 부담금 감면 등을 통해 주거복합시설을 개발하는 것이 골자다.
철도 구간과 부지 개발 관련 청사진 등 종합적인 계획에서 차이가 있긴 하지만 여야 모두 ‘철도 지하화’ 공약에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국민의힘은 철도 지하화 정책을 통해 노후화된 구도심도 정비하고 지역 활성화 정책까지 연계한 ‘미래형 도시공간’을 재창조하겠다는 목표다. 또 지상 철도에 막혀 단절되고 노후한 구도심은 용도규제 특례를 적용해 ’15분 생활권’으로 정비·개발하기로 했다. 도심 기능 회복을 위해 건축 규제 프리존 도입 등 특례를 적용하겠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철도와 GTX, 도시철도까지 예외없이 지하화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확보한 부지에 주거복합 시설을 짓고 지역 내 랜드마크를 조성하겠다는 구상이다. 대상 노선은 수도권 경인선, 경원선, 경의선, 경의중앙선, 경춘선, 경부선과 부산, 대전, 대구, 호남 철도와 도시철도 2·3·4·7·8호선으로 도심을 지나는 전국 지상 철도다. 투입 예산 규모는 철도 지하화에만 80조원으로 추정했다.
철도 지하화 외에 부동산 공약에서는 여야 간 의견 차이가 확연하다. 국민의힘이 최근 ‘경기·서울 리노베이션 태스크포스(TF)’를 띄우면서 ‘메가서울’ 공약이 다시 힘을 받고 있다. 또 국민의힘은 이번 총선에서 지역 공약으로 서울 인접 도시 편입을 뜻하는 메가서울뿐만 아니라 ‘경기북부특별자치도 분도’도 내걸었다.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 핵심 정책인 ‘기본주거’를 다시 앞세워 대결에 나서고 있다. 민주당은 국민 기본거주에 대한 국가 책임화를 강조하면서 기본주택 100만가구 규모로 주거복합플랫폼을 조성하겠다는 구상이다. 아울러 월 3만원 청년패스·월 5만원 국민교통패스·무상어르신패스 등으로 교통비 절감을 추진한다. 전세사기 피해에 대한 선(先) 보상 제도 도입도 추진한다.
전문가들은 총선이 더 가까워지면 주택 시장에 직접 영향을 줄 규제 완화를 포함한 추가 부동산 공약이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 정책이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선거 분위기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고준석 연세대 경영대 상남경영원 주임교수는 “선거를 앞두고 주택 거래 관련 세금 인하, 수요 진작을 위한 대출 정책 등 시장 활성화를 위한 공약들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며 “다만 총선 공약 특성상 법 개정이 필요한 사항들이 많은 만큼 당장 시장에 큰 영향을 주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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