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생성형 인공지능(AI) 기술에서 뒤처지고 시장 경쟁력을 잃어가면서, 오랜 적수인 구글의 AI 기술까지 빌리게 됐다. 최근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생성형 AI가 핵심 기능으로 떠오르면서 애플이 혁신에 뒤쳐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18일(현지시각) 블룸버그통신 보도에 따르면 애플이 구글의 생성형 인공지능(AI)인 제미나이를 아이폰에 탑재하기 위해 구글과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 소식통은 “애플이 구글의 생성형 AI 모델인 제미나이의 라이선스를 얻는 대로, 올해 아이폰 운영체제(OS) iOS 업데이트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애플은 챗GPT 개발사인 오픈AI와도 협상을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블룸버그는 “애플이 연례개발자회의(WWDC)가 열리는 오는 6월 전까지는 어떤 계약도 발표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업계에선 애플은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등 다른 빅테크 기업과 비교해 생성형 AI 경쟁에서 뒤처졌다고 평가를 받는다. 생성형 AI 경쟁에서 뒤쳐지면서 기업 경쟁력도 추락했다. 올해 들어 10% 넘는 주가 하락으로 시가총액 약 3300억달러(약 439조원)를 잃고 1위 자리도 마이크로소프트(MS)에 내줬다.
앞서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월 주주총회에서 “생성형 AI가 놀라운 돌파구가 될 수 있다”며 “상당한 투자를 진행 중으로, 연내 생성형 AI 관련 계획을 밝히겠다”고 밝힌 바 있다.
애플은 올해 10억달러(약 1조3300억원)를 투자하며 제품 전 라인업에 생성형 AI 도입을 시도하고 있다. 최근에는 기술력 보강을 위해 캐나다 AI 스타트업 다윈AI를 인수했다. 또 지난 10년 간 추진해온 자율주행 전기차 프로젝트 ‘애플카’까지 포기하고 2000명에 달하는 직원을 AI 부서로 재배치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애플과 구글은 각각 iOS와 안드로이드 OS를 중심으로 한 모바일 생태계를 구축하며 스마트폰 시장에서 큰 경쟁자다. 이런 애플이 구글의 AI 기술을 활용한다는 것은 자체 생성형 AI 개발이 원활하게 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블룸버그는 “애플은 지난해 초부터 아약스(Ajax)라는 자체 대규모언어모델(LLM)을 테스트해 왔다”면서 “애플의 이번 구글과의 협력은 ‘애플이 AI 개발에 뒤처지고 있다는 신호’라는 시각도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스마트폰 시장이 AI폰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애플 입장에서 급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1월 자체 개발한 가우스와 제미나이를 기반으로 구동하는 AI를 탑재한 갤럭시S24 시리즈를 공개한 바 있다. 애플과 구글의 협상이 이뤄지면 오는 하반기 출시될 아이폰16 시리즈는 제미나이 등이 탑재된 애플의 첫 AI폰이 될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올해 전 세계에 출하되는 스마트폰의 22%가 AI폰이 될 것으로 전망. 오는 2025년에는 AI폰 비중이 32%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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