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거된 청소년 1년새 208% 증가…서울경찰청, 청소년 도박 근절 캠페인
(서울=연합뉴스) 이율립 기자 = A군은 돈을 갚지 않았다는 이유로 지난해 3월 누군가로부터 폭행당했다. 사건을 조사하던 경찰은 단순한 학교폭력과는 다르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경찰은 A군이 ‘바카라 게임’ 등 온라인 도박에 20일간 600만원을 탕진한 사실을 포착하고 수사를 확대했다.
서울경찰청은 이 같은 청소년 대상 불법 사이버 도박의 위험성을 국민에게 알리고 불법 도박의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청소년 도박 근절 릴레이 챌린지’ 캠페인을 펼친다고 18일 밝혔다.
서울청은 한국도박문제예방치유원과 협력해 이날부터 ‘도박중독 추방의 날’인 오는 9월 17일까지 6개월간 캠페인을 진행할 계획이다.
경찰에 따르면 도박 사범으로 검거된 청소년 수는 2022년 12명에서 지난해 37명으로 1년 사이 208.3% 급증했다. 도박을 원인으로 학교폭력의 가해자 또는 피해자로 신고되는 경우도 다수 발생하고 있다.
학교 밖 청소년 B군도 학교전담경찰관(SPO)에 발견된 후 전문기관과 연계하기 위해 면담하는 과정에서 도박(토토·바카라)으로 800만원을 잃은 것이 지난해 4월 드러났다.
서울청은 “청소년 도박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총력 대응하고 있다”며 “‘지금이 대규모 확산을 막을 마지막 골든타임’이라는 절박한 인식하에 캠페인을 추진하게 됐다”고 전했다.
캠페인에는 인증 사진과 ‘#(해시태그)서울경찰청 청소년보호과’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계정에 올리고 3명 이내의 다음 주자를 지목하는 방식으로 참여할 수 있다. 다른 사람의 지목을 받지 않더라도 자발적으로 동참할 수 있다.
릴레이 챌린지 메시지로는 “불법 사이버 도박, 절대 이길 수 없는 사기 범죄”가 선정됐다.
최근 학생들 사이에서 ‘이건 단순히 온라인 게임일 뿐’, ‘나는 돈을 딸 수 있다’ 같은 인식이 만연하지만, 실제로는 돈을 벌기는커녕 계속해서 도박의 늪에 빠져 처벌받게 될 수 있다고 경찰은 경고했다.
경찰은 참여 활성화를 위해 참여자 중 100명을 선정해 3만원 상당의 경품도 지급할 예정이다.
서울청은 이날 서울청 대강당에서 캠페인 선포식을 열고 스쿨벨을 발령했다. 스쿨벨은 신종 학교폭력, 청소년 범죄 피해 정보를 학부모·학교 등에 알리는 대국민 알림 시스템으로 서울청과 서울시교육청이 협력해 2021년 구축됐다.
조지호 서울청장은 이날 선포식에서 캠페인 다음 주자로 오세훈 서울시장과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서울청 청소년 정책자문단에 참가 중인 안현경 강일고 학생을 지목했다.
조 청장은 “도박과 같은 중독성 범죄는 재범 가능성이 상당히 높아 단속·수사뿐 아니라 예방과 치료도 포함하는 종합적이고 입체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며 “캠페인을 통해 모든 국민이 청소년 도박의 심각성을 인식하는 계기가 되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2yulrip@yna.co.kr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