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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 광풍]③ 전문가 3人 “상승 흐름 마무리 국면… 美 금리 인하 여부가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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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는 국내 가상자산 시장을 대표하는 분석가로 꼽히는 정석문 전 코빗 리서치센터장, 주기영 크립토퀀트 대표, 김준우 쟁글 대표와 함께 가상자산 시장의 전망과 반감기에 따른 영향, 알트코인 시장 상황 등에 대한 서면 인터뷰를 진행했다. 왼쪽부터 정석문 전 센터장, 주기영 대표, 김준우 대표. /그래픽=손민균
조선비즈는 국내 가상자산 시장을 대표하는 분석가로 꼽히는 정석문 전 코빗 리서치센터장, 주기영 크립토퀀트 대표, 김준우 쟁글 대표와 함께 가상자산 시장의 전망과 반감기에 따른 영향, 알트코인 시장 상황 등에 대한 서면 인터뷰를 진행했다. 왼쪽부터 정석문 전 센터장, 주기영 대표, 김준우 대표. /그래픽=손민균

뜨겁게 달아올랐던 가상자산 시장의 상승세가 한풀 꺾였다. 1억원을 넘어서며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던 비트코인은 최근 며칠간 약세를 이어갔다. 가상자산 전문가들은 지난 한 달여간 이어졌던 가상자산 상승 흐름은 사실상 마무리됐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가 예상보다 늦어질 경우 가상자산은 큰 폭의 조정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고 경고했다.

조선비즈는 18일 국내 가상자산업계를 대표하는 분석가로 꼽히는 주기영 크립토퀀트 대표, 김준우 쟁글 대표, 정석문 코빗 전 리서치센터장과 서면 인터뷰를 했다. 세 사람은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한 자금 유입 상황,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시점 등에 따라 가상자산 가격이 움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한 달여간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했던 것은 1월 미국 뉴욕 증시에 상장된 비트코인 현물 ETF로 신규 투자 자금이 유입됐기 때문이었다. 만약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우려가 지속될 경우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 인하를 늦출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 수요가 줄어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자산 역시 가격이 꺾일 수 있다는 것이다.

4월에는 비트코인의 채굴량이 평소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줄어드는 반감기가 도래할 예정이다. 과거 세 차례 반감기가 지난 후 비트코인 가격은 크게 상승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미 비트코인 가격이 7만3000만달러를 돌파해 사상 최고가를 넘어선 상황이라 과거처럼 반감기 이후 가격이 급등할 것이라고 확신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알트코인(비트코인을 제외한 가상자산)에 대해서는 투자를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이미 제도권 금융 시장에 들어온 비트코인에 비해 변동성이 지나치게 크고, 기능성도 검증돼 있지 않아 조정기에 더 크게 하락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김준우 대표와 정석문 전 센터장은 인공지능(AI)과 관련이 있는 일부 가상자산은 계속 주목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세 사람은 4월 반감기 이후 가상자산 가격은 미국 연기금의 투자, 게임과 AI 등에서의 블록체인 기술 활용 확대, 미국의 차기 대선 결과 등에 따라 다시 상승세를 탈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정 센터장은 미국 공화당의 대선 후보로 나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될 경우 가상자산 시장에 친화적인 대책을 내놓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주 대표, 김 대표, 정 센터장과 일문일답.

―비트코인을 비롯한 여러 가상자산의 가격이 최근 약세로 돌아섰다. 앞으로 시장 흐름을 어떻게 예상하나.

김준우 “단기간 조정이 이어질 것으로 본다. 비트코인은 과거에도 최고가를 경신한 후 가격이 하락하곤 했다. 차익 실현 매물의 증가로 인한 조정은 필연적이다. 지금도 미국의 물가 지표가 꺾이지 않고 있어 긴축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늘어난 점도 단기 조정을 예상하는 이유다.”

주기영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 14일부터 나흘간 계속 하락했다. 지난달부터 가상자산 가격이 크게 오른 것은 과거와 달리 비트코인 현물 ETF에 자금이 들어왔기 때문이었는데, 최근 이에 따른 매수세가 다소 꺾였다. 다만, 가격 조정 폭은 그리 크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정석문 “조정은 이미 시작됐다고 봐야 한다. 가상자산 시장 투자자들은 미국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와 유동성 확대를 오랜 기간 기다리고 있었다. 지난달부터 이어진 가격 급등도 이런 기대감이 반영됐기 때문이었다. 만약 기다림이 길어진다면 조정 폭이 더 커질 수 있다.”

―4월에 비트코인 반감기가 도래할 예정이다. 이번 반감기 이후 비트코인 가격 흐름을 어떻게 예상하나.

주기영 “미국의 대표적인 채굴기업인 마라톤 디지털은 비트코인 1개를 채굴하는데 1만8000달러의 비용을 썼는데, 반감기 이후에는 비용이 2배 수준인 3만6000달러로 증가한다. 이로 인해 시장에서는 비트코인이 채산성 측면에서 3만6000달러 이하로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가 확산되고 가격이 올랐다. 그러나 이는 비트코인 가격이 3만달러를 밑돌 때나 해당됐던 얘기다. 현재 가격이 6만5000달러를 웃도는 상황에서는 의미가 없다. 반감기 이후 가격이 오른다는 주장은 과거 사례를 반영한 기술적 분석에 불과하다.”

김준우 “과거 반감기 이후 가격이 오른 것은 모두 합당한 이유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예로 직전 반감기였던 2021년의 경우 테슬라가 비트코인을 결제 수단으로 도입하겠다고 발표한 데 이어 엘살바도르도 비트코인을 법정 화폐로 도입하겠다고 나서면서 가격이 급등했었다. 단순히 반감기만 두고 가격 상승을 예측하기는 어렵다고 본다.”

―비트코인 현물 ETF에 대한 자금 유입이 언제까지 지속될 것이라고 보나.

정석문 “ETF가 승인됐다고 해서 기관의 자금, 정확히 말해 기관에 맡긴 개인의 투자 자금이 들어올 수 있는 통로가 모두 뚫린 것은 아니다. 앞으로 종합금융사, 은행, 투자자문사 등 여러 채널에서 점진적으로 비트코인 현물 ETF를 취급하고 있다. 기관의 자금 유입은 장기간 계속 증가할 것이다.”

지난 15일까지 6개월 간 비트코인 가격 추이. 비트코인 가격은 원화로 1억원을 돌파하며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지만, 이후 약세를 보이며 17일 현재 9700만원대로 내려왔다. /그래픽=손민균
지난 15일까지 6개월 간 비트코인 가격 추이. 비트코인 가격은 원화로 1억원을 돌파하며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지만, 이후 약세를 보이며 17일 현재 9700만원대로 내려왔다. /그래픽=손민균

―앞으로 가상자산 가격을 하락하게 만들 위험 요인을 꼽는다면.

김준우 “거시경제 상황에 따라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의 가격 조정이 길어질 수 있다. 최근 미국의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예상치를 웃돈 것으로 나오면서 인플레이션 장기화에 대한 우려가 커진 상황이다. 미국 연준이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컸는데, 물가 상승이 지속되면 금리 인하도 늦춰질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비트코인 현물 ETF의 자금 유입도 감소할 수밖에 없다.”

―반대로 가상자산 가격이 반등할 수 있는 호재를 꼽는다면.

주기영 “연기금이 가상자산 시장에 들어오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 미국에서는 비트코인에 투자하는 퇴직연금 운용사가 빠르게 늘고 있다. 연기금이 본격적으로 비트코인을 매수하게 되면 상승장은 사실상 마지막 단계에 돌입하게 된다고 생각한다.”

정석문 “하반기 미국 상황을 주목해야 한다. 오는 11월 치러지는 미국 대선에서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당선될 경우 가상자산 시장에 호재가 될 수 있다. 그는 비트코인을 이용한 결제를 허용하겠다고 발표하는 등 가상자산에 친화적인 공약을 쏟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또 미국의 가상자산 거래소인 코인베이스와 SEC의 소송 결과도 호재가 될 수 있다. 현재 양측은 증권법 위반 여부를 두고 분쟁을 겪고 있는데, 코인베이스가 승소할 경우 가상자산 시장에 우호적인 환경이 펼쳐질 것이다.”

―알트코인의 가격 흐름은 어떻게 예상하나.

김준우 “비트코인 상승 후 알트코인이 더 크게 오르는 것은 투기적인 요인이 크다고 생각한다. 비트코인의 경우 활용성이 뚜렷한 반면, 대다수 알트코인은 어디에 쓰이는지조차 알 수가 없다. 일부 투기 세력의 마케팅이나 인위적인 유동성에 의존해 가격이 오르는 경우가 많았다. 비트코인에 비해 변동성도 훨씬 큰 만큼 단순히 시세 차익을 노리고 들어가기보다 신중하게 접근하기를 권한다.”

―시총 2위 가상자산인 이더리움은 안전한 알트코인이라는 주장이 많다. 앞으로 이더리움의 흐름은 어떻게 보나

주기영 “이더리움 역시 현물 ETF의 승인 여부가 중요하다. 가격이 지속적으로 오르기 위해서는 새로운 자금 유입이 필요하다. 이더리움 현물 ETF가 승인돼 금융사를 포함한 기관의 투자 수요가 늘어나면 가격이 1만달러를 어렵지 않게 넘어설 것이다. 다만, 이더리움 현물 ETF는 올해 안에 승인되기는 어렵다고 본다. 따라서 이더리움 가격이 연내 1만달러를 넘길 가능성은 작을 것으로 전망한다.”

김준우 “최근 덴쿤 업그레이드를 통해 네트워크 효율성을 높이고 수수료는 절감해 가치가 높아졌다. 장기적으로 볼 때는 분명 상승 가능성이 크다. 또 비트코인과 달리 아직 과거 고점을 넘기지 못한 상황이라 추가 상승도 기대해 볼 만하다. 다만, 최근 가격에는 덴쿤 업그레이드에 따른 기능 개선이 반영돼 있다. 앞으로 예정된 ‘샤딩 업그레이드’ 이후 확장성이 얼마나 개선되는지에 따라 가격이 결정될 것이라 본다.”

―오픈AI의 최고경영자(CEO) 샘 올트먼이 발행한 월드코인이 최근 급등했다. 앞으로 전망이 밝은 알트코인이나 투자 테마를 꼽는다면.

김준우 “AI 관련 코인이 주목을 받을 것이다. 생성형 AI가 발전하면서 데이터 편향성, 주권, 투명성 등의 문제점이 거론되고 있는데, 블록체인을 통해 이를 보완할 수 있기 때문이다. AI 시대에 홍채 인식을 통해 인간과 AI를 구분하겠다는 목적에서 만들어진 월드코인은 이미 올해 들어 몇 배나 가격이 올랐다. 이 밖에 게임과 연계된 블록체인 프로젝트에도 투자자들이 관심을 보일 것이라고 예상된다.”

정석문 “부동산이나 예술 작품 등 실물 자산에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한 RWA(Real World Asset) 관련 가상자산도 관심을 끌 만한 알트코인이다.”

☞ 주기영 대표, 김준우 대표, 정석문 전 센터장은

주 대표는 머신러닝(기계학습) 기술로 1만여개의 차트를 이용해 가상자산 시장의 동향을 분석하는 크립토퀀트를 이끌고 있다. 포항공대를 졸업한 후 2019년 크립토퀀트를 설립했다. 그는 지난 2022년 테라·루나 폭락 사태를 예견해 유명세를 얻기도 했다. 현재 X(트위터)에서 34만명의 팔로워를 거느리고 있으며, 글로벌 가상자산 시장에서 가장 유명한 분석가 중 한 명으로 꼽힌다.

김 대표는 가상자산 데이터 분석 플랫폼인 쟁글의 설립자다. 연세대 경영학과 졸업 후 삼성증권, 삼성전자, NXC를 거쳐 NX벤처파트너스 대표를 지냈다. 쟁글은 가상자산 공시와 평가,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투자 정보 등을 제공한다.

정 전 센터장은 지난 2018년부터 6년간 코빗 리서치센터를 이끌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을 졸업하고 골드만삭스, 노무라증권 등 글로벌 투자은행(IB)에서 일하다 코빗에 합류했다. 그는 최근 싱가포르에 있는 가상자산 투자사 프레스토랩스의 리서치센터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조선비즈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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